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417 vote 0 2013.07.10 (15:55:41)

 1az2.JPG

 

 

    하느님의 첫 번째 질문은 ‘Where are you?다. 왜 ‘Who are you?’가 아니었을까? Who와 Where. ‘누가, 무엇을?’의 실체를 묻는가 아니면 ‘언제, 어디서?’의 배경을 묻는가다. 전자는 사물에 대한 입장이고, 후자는 사건에 대한 입장이다. 대칭행동과 비대칭행동의 차이다. 관측자인 자신을 게임의 장에 포함시키느냐 아니면 배제하느냐다. 거기서부터 이후 가는 길은 완전히 갈라진다. 인생의 첫번째 질문이 중요하다. 묻노니 당신의 첫 번째 질문은 무엇인가?


    아날로그는 사물이고 디지털은 사건이다. 아날로그라면 51 대 49다. 50 대 50으로 똑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 길은 갈림길이다.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49면 A, 51이면 B를 선택한다.


    사과 두 개가 있다. 어느 사과를 선택할 것인가? 아날로그로는 백만 분의 1까지 추적해 들어가면 50 대 50으로 딱 떨어지는 경우가 없으므로 어느 쪽이든 반드시 하나가 선택된다.


    100미터 경주라도 초고성능 카메라로 우승자를 가려낸다. 디지털 세계라면 1/1억의 고성능 카메라로 찍어도 공동우승이 가능하다. 이때는 추첨으로 승부를 결정하는 수 밖에 없다.


    신은 주사위를 던질 수 밖에 없다. 존재는 디지털이다. 이것이 양자론이다. 사물로 보는 것이 아날로그이고 사건으로 보는 것이 디지털이다. 사물로 보면 우승자가 가려지나 사건은 공동우승한다.


    사물로 보면 who와 what이 있다. 대칭되는 who와 what 사이에 선다. 대개 what에 서서 who를 묻는다. 넌 누구냐? 사건으로 보면 where과 when이 있다. when에서 where를 묻는다.


    제우스는 when이고 헤라는 where다. 하늘은 시간이고 땅은 공간이다. 시간이 윗길이다. 시간이 능동이기 때문이다.


    황소는 눈이 양쪽에 있어서 투우사에게 당한다. who와 what 사이에 서기 때문이다. when에서 where를 보는게 정답이다.


    who와 what 사이에는 무한히 많은 점을 찍을 수 있다. 아날로그라는 말이다. When에서 Where를 보면 who와 what이 짝지어져 있다. 디지탈이다. 무한히 많은 점을 찍을 수 없다.

 

    when이 농부이면 where는 밭이다. who가 콩이면 what은 밭고랑이다. 콩과 밭고랑은 두 사물이고 농부와 밭은 파종이라는 하나의 사건이다. 사물로 보면 심을 콩과 심어질 밭고랑 사이에는 무한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지만 사건으로 보면 그것은 그냥 콩밭이다. 경우의 수는 없다.

 

    대승기신론소는 중관파와 유식파의 대립을 변증법적으로 해소한다. 유식파는 Who에서 what을 보고 중관파는 그 반대다. 어떤 대립되는 정과 반이 있을 때 그 둘을 동시에 보는 제 3의 지점에 소실점이 있다.


    소실점은 둘을 겹쳐 하나의 사건으로 본다. 그러나 반드시 머리와 꼬리가 있다. Who가 머리가 되고 What가 꼬리가 된다. 중관파는 유물론적(실재론)이고 유식파는 유심론적(관념론)이다.


    중관파는 유물을 제로로 만든다. 제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날로그의 선 위에 찍어진 점들이 디지털의 각에서 소멸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수학의 수렴이다. When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유식파는 존재론은 제로이나 인식론은 복잡하다는 이론이다. Who와 What 사이에 많은 점을 찍고 있다. 그러나 부질없는 짓이다.


    원효의 일심은 when에서 where을 바라보며 Who와 What을 하나의 화살에 꿴다. 존재의 소실점을 찾아낸다. 최종적으로는 일원론으로 정리되는데 이 패턴은 혜능의 선이나 율곡의 일원론에서도 답습된다.


   


[레벨:8]상동

2013.07.10 (22:08:20)

1 when 에서 where 를 보는 질문과

2 where 에서 when 을 보는 질문 예를 볼 수 있을까요?

가능하다면요....


1 지금 여기는(저기는) 어떤 곳인가? 

2 언제까지 여기 있을 것인가?  언제 저곳으로 가나?

적절한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7.10 (22:49:11)

1. 병아리가 알에서 나올 때 난치(卵齒, egg tooth)로 껍질을 두드립니다.

2. 엄마가 출산을 앞두고 진통을 합니다.

 

그러므로

 

1번은 인생의 첫 질문이고

2번은 인생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전자는 배우가 무대에 오르는 것이고

후자는 배우가 무대에서 퇴장하는 것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3.07.10 (22:38:17)

우씨 나는 대승신기론소를 코구멍으로 읽었나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2716 질 입자 힘 운동 량 image 2 김동렬 2013-10-08 9464
2715 세상은 이렇게 탄생했다 image 13 김동렬 2013-10-07 9457
2714 양자의 관점에서 보는 우주 image 김동렬 2013-10-03 12212
2713 우주는 구겨져 있다 김동렬 2013-10-03 9557
2712 우주의 모형 image 1 김동렬 2013-10-01 11787
2711 우주의 탄생 image 13 김동렬 2013-10-01 13592
2710 특급인재가 없는 이유 image 5 김동렬 2013-10-01 10450
2709 자연에 1은 없다 김동렬 2013-09-26 9719
2708 인간은 욕구가 없다 18 김동렬 2013-09-24 11089
2707 구조론의 질 개념 image 5 김동렬 2013-09-23 23260
2706 구조적인 생각 image 김동렬 2013-09-20 16542
2705 수박겉핥기 역사 4 김동렬 2013-09-17 9881
2704 자기소개 하지마라 image 4 김동렬 2013-09-11 10302
2703 YES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image 2 김동렬 2013-09-04 9660
2702 누가 진리의 화살에 맞서랴? image 5 김동렬 2013-09-04 9537
2701 소집이 정의다 image 1 김동렬 2013-09-02 8880
2700 창의성과 획일성 image 1 김동렬 2013-08-30 11475
2699 진리의 성질 image 1 김동렬 2013-08-29 10826
2698 생각의 교과서 image 1 김동렬 2013-08-28 10124
2697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image 6 김동렬 2013-08-27 10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