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드라마 내용 중에서

남자아이가 말도 안 듣고, 촐랑거리면서...

담임 선생님께서 반 학생들 모두에게

너의 아빠는 범죄자이고, 너의 엄마는 미혼모다.

너의 엄마는 너를 임신 하면서 임신한 거를 후회했다.

임신을 후회하면서, 너를 낳기를 싫었다.

그러면서 너는 또다시 버려질까 봐 개그맨 흉내를 내는 거다.

이런 얘기를 반 학생들 모두 들으라고 애기를 하는데...

아무리 드라마 내용이라고 하지만 교사로서 이해 할 수 있나요?

 

http://cafe.daum.net/educationstudy - 마음으로 말해요 -43703

 

--------------------------

 

위 글은 초등 임용고시 함께해요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일부입니다.

충분히 위에 대한 글을 쓰신 선생님의 생각에 공감이 갑니다. 

예전에 저도 저런 생각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좀 다른 관점으로 선생님들과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아래 글은 윗글에 대한 댓글을 이어붙였습니다.

 

본질을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 교사분들이 아이의 가정사와 관계양식을 정확히 모릅니다.
가정사를 꼭 다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의 기본적인 습관이나 문제행동의 이면에는
부모와의 관계, 가정환경에서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 부분을 마선생이 말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특히 동구가 아직 자신을 찾지 못했음은 분명합니다. 동구라는 자기 자신을 감추거나 피하고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해 왔지요.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춘기가 오면 대부분 자기 집안의 찌질함(?)에 좌절하고 부인하고, 한탄하다가 부모를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다가 방황하다 비행에 빠지고 자신을 망치는 길로 향합니다.   

 

그것을 이미 마선생은 예견하고 있습니다. 동구가 이길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강자와 온몸으로 부딪혀(현실에서는
좀 위험하지만서도;;;) 그것을 이겨냈습니다. 그렇게 동구는 성공의 경험을 통해 강해져 갑니다.

그러나 그것은 외부의 어려움을 이겨낸 것일 뿐입니다. 마치 해병대캠프에서 극기훈련을 다 이겨내도

현실에 돌아오면 도루묵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동구가 이겨낼 것은 외부의 눈에 보이는 적이 아니라

자기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열등감과 현실부정, 자아정체감 회피입니다. 그것을 마선생님이 상담식으로

말하면 직면을 한 것입니다.

 

동구의 분노를 일부러 일으키게 하는 것입니다. 분노 이전에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처절한 자기 반성을

요구한 것입니다. 아무리 동구를 위로해줘도 동구가 만날 세상은 너무나 매섭습니다. 마선생의 말한마디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날카로운 비수들이 동구의 가슴을 후벼파고 도려낼 것입니다. 공개적으로 개인의

사생활과 비밀을 말한 것은 분명 현실적으로 보면 징계사유이고 명백한 인간존엄성 침해이지요. 그러나,

그런 징계를 내리는 교육청에서 얼마나 현실성있는 실질적인 인권교육을 해왔습니까,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진로교육을 했습니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동구는 자기가 외부의 적을 이겨냈다고 아이들 앞에서 기고만장해집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모든 폭력은 자기보다 약한 약자를 괴롭혀도 된다는 <비겁함>에서 시작된다'는 마선생의 통찰에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스스로 깨달은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서 자만심을 갖고 공개적으로 마선생에 대한 열렬한

복종과 지지를 아이들에게 공개적으로 표현합니다. 아직 깨지고 다져질 것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때

마선생은 동구의 이러한 공개적인 자랑질을 그동안 한물간 개그를 재현하는 바보 흉내와 같은 맥락으로 본 것입니다.

 

외부의 에너지를 내안에 가진 힘을 통해 자신이 내적으로 충실해지지 못하고 또다시 외부와 설익은
소통과 앵겨붙기로 자신을 포장하려고 하는 것이죠. 그것을 마선생이 놓치지 않고 타이밍을 잡아 파고든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참 잔인할 수 있지만, 동구의 성장 과정중에 피할 수 없는 외나무 다리를 제시했습니다.
동구에게 하는 말은 결국 다른 반 누구나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너희들 들으라고 하는 말입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두려움으로 일그러지는 것은 자신도 상황은 다르지만 동구처럼 현실을 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마선생의 잔인한 모습이 세상 사람들이 나중에 자신들에게 대하는 방식에 대한 예고 일수
있습니다.

 

마선생의 강력한 심리분석에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아이도 있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 판단을 했다는 것.

대부분 문제를 풀다가 자기 생각을 명확히 정리해서 의사결정을 해놓지 않고, 문제속에서 헤매다가

다른 사람에게 구체적인 해답을 얻습니다. 그러나, 정작 답을 받아들고도 그것을 가지고 해결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충분히 자기 문제를 관찰하고 분석하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내고, 그 해답이 과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해결할 수 없다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까지 처절하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고심속에 방법을 찾아내고 나서야 다른 사람이 나에게 해준 답이 의미있게 다가와 도움이 되는것입니다.

 

마선생은 그걸 노린 겁니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고민하게 만든 것이지요. 마선생의 문제의식에

판단을 내리게 만든 것이지요. 현재 마선생은 동구에게 답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자기자신에 대한

현실인식을 새롭게 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마선생이 옳으냐 그르냐를 말하는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마선생이 진정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고, 자극적인 설정과

드라마틱한 장치 속에서 교육적인 측면에서 시사점을 주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과연 우리 초등현장에서 마선생만큼 아이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멋지게 상담하고, 아이들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아 실천할 수 있는 교사가 몇 명이나 될까요?
마선생을 비난하기에 앞서 교사로서 처절한 자기 반성을 해야 할 것입니다.
남을 판단하기는 쉽습니다. 문제는 자기 자신을 제대로 관찰하고 껍질 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마선생이 동구에게 하는 말들은 바로 선생님 자신에게 하는 말임을 잊지 마세요.
동구의 모습이 바로 선생님의 모습일 수 있으니까요. 마선생님이 비수처럼 내뱉는 말들이
바로 평소에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습관처럼 상처주는 말과 같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쓴 모든 글은 바로 제게 하는 말입니다.

 

 저 들으라는 소리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6.16 (16:06:12)

길게 써놔서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는데

 

인용한 드라마 내용이 사실이라면

단순한 폭력범죄에 불과합니다.

 

저런 깡패선생은 퇴출되어야 합니다.

인간은 이성적 판단을 하는 동물이 아닙니다.

 

단순히 환경에 지배됩니다.

마선생은 폭력을 행사했고(의도가 어떻든)

 

폭력은 또다른 폭력을 부릅니다.

동구는 마선생에게 폭력을 배웠고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합니다.

 

언어폭력이든 모욕폭력이든 신체폭력이든.

이는 기계적 법칙입니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가 아닌 물리적 존재임을 인식하시길.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호야

2013.06.18 (23:56:17)

역시 동렬님, 명쾌합니다.
내가 이래서 여길 못떠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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