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9666 vote 0 2008.11.21 (23:37:31)

비관과 낙관

경제에 비관만큼 나쁜건 없다. 그러나 때로는 비관이 약이 될 수도 있다. 불확실한 시기에는 건설적인 비관이 필요하다.

일전에 골드만삭스가 내년 유가를 200불로 전망했을 때.. 삼성경제연구소가 60~70불로 전망하여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삼성의 예측이 적중한듯 보인다.(삼성이 내년 적정환율을 1002원 대로 보고 올 하반기에 환율이 크게 하락한다고 예견한 것을 보면 삼성 말이 다 맞는건 아니다.)

골드만삭스와 삼성 중 어느쪽 예견이 적중할까 하고 누가 묻길래.. 유가가 70으로 떨어지기 전에 200 언저리를 찍고오지 않겠느냐고 대답한 일이 있다. 필자의 예견이 맞은건 아니지만 그러한 변동의 패턴은 확실히 있다.

무엇인가? 역설이다. 주가가 크게 반등하려면 오지게 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앞뒤가 안 맞는 말 같지만 실제로 그런 구조의 패턴이 있다. 정부가 터무니없는 낙관론을 펼치면 개미들이 자꾸 주식을 산다. 살때마다 손해본다. 기관이나 투기세력이 그걸 악용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명박이 양치기 소년 짓을 하고 있는 거다. 그 경우 진짜 개미들이 주식을 사야할 때는 사지 않는다. 왜? 돈이 없어서.

정부말 믿고 코스피 1200선에서 샀다가 왕창 털리고, 1100선에서 다시 들어갔다가 또 왕창 털리고, 1000선에서 또 털리고 900선에서 남은돈 몰빵했다가 왕창 털리고 이젠 돈 없어서 사고 싶어도 못 산다.

IMF 학습효과 운운하는 조중동말 믿다가 개미들 털린게 어디 한 두번인가?

정부가 낙관적 전망을 할수록 주가는 폭락할 뿐이다. 개미들이 자꾸 털려서 거지가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네르바님 같은 분이 비관적 전망을 해주면 오히려 개미들이 털리지 않고, 개미가 털리지 않아야 주가가 오를 때 오른다.

결론적으로.. 미네르바님 말대로 747찍고 500을 위협할지는 필자가 알 수가 없는 일이나.. 구조원리상 정부가 설레발이쳐서 개미들 주머니 거덜나게 하면 결국 진짜 미네르바님 말대로 된다.

중요한건 낙관이냐 비관이냐가 아니라.. 터닝포인트를 제대로 찍어주는 것이다. 타이밍을 맞춰야 맞춘 것이다. 그 외에는 의미없다.

만약 미네르바님 말대로 되지 않고 앞으로 주가가 상승한다면 미네르바님의 비관 때문일 수도 있다. 항상 시장은 역설적으로 나타난다. 예견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다들 비관하면 오를 때 오른다.

비관했기 때문에 오르는 것이 아니고 오를 때가 되었기 때문에 오르는 것이다. 비관하면 개미가 주식을 사지 않고, 개미가 사지 않으면 기관이 저가에 매집하고, 기관이 저가에 거저줍듯이 매집하면 물량이 바닥나고 물량 없으니 주가가 오를 밖에.

반대로 개미가 함부로 주식을 사면 단타치는 세력들이 얼씨구나 하고 팔아치우고 그러면 손바뀜이 잦은 똥주가 되어서 기관이 주식을 매집할 수 없게 되고 그러므로 주가가 오를 수 없다.

정부의 낙관이 주가를 폭락시키고 미네르바님의 비관이 주가를 안정시킨다. 역설이다. 예견은 항상 예견을 빗나가게 한다. 왜냐하면 투기세력이 그 예견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투기세력은 항상 개미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어떤 예언자가 ‘당신 내일 교통사로로 다친다’고 예언하면 그 사람은 외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예언은 빗나간다. 예언하면 예언이 빗나간다.

결국 낙관이냐 비관이냐가 아니라 타이밍을 제대로 찍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예견의 가치와 정확도는 그 예견을 아는 사람의 숫자에 반비례한다. 미네르바님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그 정보의 가치와 정확도는 높다.

모든 사람이 아는 정보는 정보가 아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주가가 747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하면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모두 믿는다. 모두가 믿는 정보는 일단 정보가 아니다. 지금처럼 변동이 심할 때는 그렇다.

www.drki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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