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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아란도
read 3967 vote 0 2013.05.10 (03:11:24)

손석희 소식은 뜻밖이기는 하지만.... 뉴스에 대한 미련이 큰듯하다. 더구나 자신이 총괄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는 것이 손석희에게 뿌리칠 수 없게 한듯... 어쨌든 사람은 뭔가 자기 생각을 실현할 도구나 기회를 원하는데.... 이 선택이 손석희 자신의 인생에 득이 될지 아닐지는 모르겠으나...손석희는 이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 을듯... 후회한다면 이 선택을 하지도 않았을 것 같고,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도, 손석희는 자신의 역량을 테스트 해봤기에 별로 만족도가 낮지도 않을듯.



문제는 이 지점이다. 손석희는 정치인이 아니고 언론인이다. 현재 공영 방송 모두 병진방송이 되었다. 진보언론 보수언론을 떠나서, 언론 그 자체의 정체성이 없다는게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다. 이 언론 자체의 정체성을 테스트 해보고 시도해 볼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문제는 사주가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면 심장 파먹히고 쫒겨나게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나라 언론이 얼마나 빈약하고 모래성 처럼 허무한 기반임을 알게 한다. 그동안 우리가 지켜본 언론이나 정치는 허무 그 자체였다. 너무나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 그것. 시간의 쌓임은 있어도 공간 장악력은 제로에 가까운 그것. 끝까지 가보지도 않고, 이제는 하늘에 맡긴다.라는 그것. 모두 그렇게 공간 장악력 없이 순하디 순하게 사라져 갔다.




진보에서는 손석희 보며 앞으로 10년은 또 정권 창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단한다. 손석희가 정치인도 아니고, 그동안 진보세력 그 자체를 대변한 것도 아니고, 그저 개인의 소신껏 행해온 언론인인데 갑자기 앞으로 진보 집권 10년이 어렵다는 얘기를 자연스럽게 연결 시킨다. 어떻게 이런 연결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그동안 손석희가 전체 진보세력을 지탱하고 있었나...? 어떻게 정치인도 아닌 사람에게 이런 무게를 지우는지 모르겠다.



또한, 앞으로 10년 정권창출이 어렵다는 말은, 잔보를 계속 협소한 테두리에 가둬두겠다는 의미로 들리기도 한다. 묻겠다. 도대체 무엇이 진보인가? 진보를 넓히면 보수가 되는가? 진보는 얼마든지 확장이 가능하다. 진보를 확장하는 것을 사람에게 등치 시키기에 이런 오류가 일어난다고 생각된다. 진보를 확장 시키면 그 안에 무수히 많은 가능성들이 생성되고 그것을 진보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그렇게 에너지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사람에게 한정하여 진보의 한계선을 규정하여 향후 10 년은 정권창출이 어렵다느니 하는 말은 조금 성급 하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사람에게 진보를 한정한다 할지라도, 사람은 양면성이 있다. 어느 부분에서는 진보에 반응하기도 한다. 그런 부분을 진보가 자꾸 매혹을 시키면 된다. 왜? 매혹을 시키지 못하는가? 진보가 그렇게 매력이 없나? 매혹을 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돈 좋아하는 (혹은 안정됨을 좋아하는) 보수에게는 줄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가 가장 좋아하는 지식은 줄게 많다. 그거라도 제대로 용도를 만들어 내어 주면 된다.

주부들 대상으로 하는 교양강좌는 들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주부들이 교양강좌로 인문학을 듣는게 그것이 무에 그리 비난할 일이라고, 인문학이 마치 땅에 떨어진냥 비아냥인지 모르겠다. 무엇이나 진짜가 제대로 성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판이 벌려져야 한다. 확산이 이루어져야 제대로된 것도 나오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거품이나 붐이란 것도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한다. 여기서 에너지가 생기므로 인해서 진짜에도 그 에너지가 흘러가 제대로된 것이 나오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무엇인가 풍성해져야 그 안에 인문학에 기여되는 것들을 건져낼 수 있는데, 이는 삶의 양식이 대표적인 예라고 보기에 그렇다.



인문학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한번은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문학이 땅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인문학이 삶으로 침투하는 과정이다. 이로서 인문학은 삶의 수준을 높이게 된다. 이게 삶 의 진보로 연결이 된다. 더이상 핏대 세우지 않고도 할 얘기들이 많아진다. 삶이 풍성해진다. 인간이 고립되지 않는다. 인간이 고립되지만 않아도 진보하게 된다. 진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문화를 떠나서, 삶의 양식을 떠나서 진보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본다. 정치와 상관관계가 크겠으나, 경제는 문화와도 연계가 깊다고 보여진다.




90년대 한번 바뀐 문화로 거의 20년을 버텼다. 뭔가 엄청나게 변한것 같지만, 90년대 초 문화의 방향은 한 번 방향이 바뀌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그 바뀐 문화의 방향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때 한번 바뀐 방향은 20년동안 다시 바뀌지 않았다. 이제 문화의 방향이 다시 방향이 바뀔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문화의 방향은 아무때나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어떤 조건이 성립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고, 그 토대가 마련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진보와 보수가 정치적으로 극에 달해 있지만, 이제 여기에 답은 없다고 보인다.





보통 뭔가에 관심을 보일때 사람에게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화와 인문학이 확장되면, 너와 나, 우리를 이어주는 매개체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다. 이럴때 관계가 편안해진다. 사람에게 집중되는 것이 매개체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수준이 있는 관계형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서로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활성화될때 사람은 사람에게서 느끼는 피로감이 줄어든다. 그 사람 보다는 그 사람이 낳아놓은 글이나 작품이나 예술이나 삶이나...등등에 눈길을 돌릴 수 있는 교양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럴때 관계는 제대로 방향을 잡고 순항하게 된다고 여긴다. 더 신뢰가 가는 관계를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보세력들의 고민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고 생각해본다. 이 방향 타고 간다고 진보가 굴복하는 것도 아니고, 모멸감을 가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는 진보의 확장이고,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하여 이뤄내는 가치실현이기도 하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사람다운 삶이라는 보편성의 실현이기도 하다. 진보의 확장성을 어디에 두는가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분법이 아닌 하나로 모으는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 보아야 한다고...비오는 밤 생각해 본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3.05.10 (03:12:10)

시사리트윗에 댓글로 썼다가...쓰다보니 넘 길어져..온 글로 다시 올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3.05.11 (01:19:15)

이 시대를 보고 잊혀질까봐 방향(힘) 스위치에 손 댓을  수도...

"...손석희도 버려야하는 비극이 없기를 간절히바란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3.05.11 (01:47:50)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간 사람들은 있어도, 저쪽에서 이쪽으로 넘어온 사람들은 최근에 윤여준 한사람. 이도 진보로 넘어온 것은 아니고 스탠스를 취한 것이고 보면...

이쪽에서 저쪽 사람들을 넘어오게 할 수도 있을 터...
이미 새누리나 박그네가 이쪽의 것을 흐릿하게 해 버렸으므로, 기존의 방식으로는 만회가 이제는 별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

사람을 끌어오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포지션이고, 이는 넘나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허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는 진보가 뭔가 풍성해지는 것이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네요.

포지션의 문제라면, 우리가 분야를 넓히면 되고, 정치인더러 넘어오라는 거 아니므로..., 사람은 얼마든지 포지션 이동이 가능하므로..., 어느쪽에 균형추를 맞춰주느냐에 따라 국민에게 유리한가? 의 문제라고 여겨지네요.



중도의 문제는... 회색분자라는 이미지의 문제이므로,
중도를 본래의 뜻으로 환원하면 될일이라고 여기는데, 중도의 포지션이 축이되고, 진보와 보수를 양날개로 한다. 라고 한다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포지션에서 중도이므로 날개 하나를 포기하지 말고 양 날개를 취하는 것.




국민들이 이것이 자신에게 훨씬 유리한 포지션을 준다는 것을 알면, 진보는 보수라는 한날개를 써먹을 궁리를 할 것이며. 보수는 진보라는 한 날개를 취할 궁리를 할 것이므로,
이는 중도인 축이 자신이 되지만, 진보라는 가치를 알게되면, 보수의 포지션만 유지해서는 발전이나 변화가 없게되므로 스스로 진보적 포지션을 취할수 밖에 없다는 가상 시나리오가 성립하는데, 이는 역량의 문제라고 보이며, 그 긴장 상태를 얼마나 즐길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여겨지네요.
[레벨:11]토마스

2013.05.12 (21:20:11)

생각해보니 윤여준이란 인물 참 대단하군요.

저쪽으로 100명 넘어가면 1명 넘어오는 상황에서.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3.05.11 (15:30:12)

손석희 이제 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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