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스마트폰에 중독됐다니까, 어디서나 그놈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어, 문제야 문제. 박상원이라는 배우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가 인류에 재앙을 가져다 줬다고 했다. '그래 맞어. 잡스 그놈만 없었다면 이런 문제도 없었을 텐데, 스마트폰만 없었다면 아이들이 친구나 가족과 화목하게 대화하겠지. 스마트폰만 없애면 문제 해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쩌면 간단하다. 스마트폰이 문제라면 스마트폰을 다 없애면 된다. 그러나 이런 접근법은 다리에 병이 났다고 다리를 잘라버리는 것과 같다.
세상의 모든 문제들은 섬세하게 엮여있다. 문제는 끊임없이 다른 문제로 변모해간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문제가 던져진 시대를 말한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문제는 안정을 원하는 기성세대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그들은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길 원한다. 그러나 아무런 문제가 없기를 원한다면 결국 원시부족의 삶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가난하고 민주적이지도 않은 사회가 오히려 행복지수가 더 높게 조사된다. 배부른 돼지가 될 것인가 불만에 찬 소크라테스가 될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에서야 문제가 되는 것들이 넘치고 있다. 30년 전에는 성추행이나 성폭력은 문제도 아니었다.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그랬다. 피해자는 문제제기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사회가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었다. 담배를 아무 곳에서나 피워도 아무도 문제제기 하지 않았다. 기차에서도 공원에서도 건물안에서도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어울려 있었지만 아무도 인상 쓰지 않았다. 여성의 인권이나, 애완동물의 문제, 학생의 인권 문제는 우리시대가 만들어낸 문제인 것이다.
문제제기자에 대해 '너희만 조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라고 하는 사람들은 여성 다문화 아동 학생인권, 그리고 동물의 문제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혹은 대체로 투박하고 손쉬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다문화? 허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학생들? 애들은 좀 맞아야 인간이 돼. 이것은 스마트폰을 없애면 된다는 것과 같다. 이런 접근법은 전혀 사회를 발전시키지 못한다. 우리는 지금 문제를 생산해야지 문제를 묻어버리려 하면 곤란하다. 왜 그런가? 선진국이 되려는 과도기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새로운 문제들을 먼저 감지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야 비로소 선진문화라 할 수 있다. 그것이 창의이고 국가의 역량이 된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 사회가 그것을 받아들일 때라고 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성폭행을 당한 연약한 여성은 그것을 폭로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민감한 부분을 건들고 있는 것이다. 과거라면 결코 입밖에 내지 못했지만 지금은 우리사회가 그것에 반응할 정도로 성숙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살인도 공공연히 일어나는 아프리카의 부족에서 과연 이런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이제 우리는 민감한 문제를 받아들이고 그 접근법을 고민해야 한다. 문제 해결의 다양한 경로를 개발하고 그 노하우를 축적하는데 힘을 써야 한다. '몸이 피곤하면 녹용 곰쓸개를 먹어', 이런 것은 단편적인 접근법이다. 이런 접근법이 과도하게 통용되면 사회는 발전하지 못한다. 과거의 지혜는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지만 그것에 얽매여서는 창의적인 접근법을 개발할 수 없다.
미국의 잭 안드리카라는 15세 소년이 정확성도 떨어지고 가격도 비싼 기존의 췌장암 진단법을 인터넷을 이용해 획기적으로 개선한 방법을 개발했다. 문제는 이렇게 해결하는 것이다. 그의 방법은 의학에 영향을 주고 전 인류가 그 혜택을 입게 된다. 문제를 개별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응급으로 괜찮지만 거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대승大乘이라고 했다. 큰 수레라는 뜻이다. 소승小乘에 머무르지 말고 인류를 태울 수레를 디자인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우리 사회를 세계의 주역으로 끌어올린다.
곱슬이
이상우
구조론 목요모임과 구조론 시사 리트릿, 동렬님 칼럼을
조합해서 한수레에 태우니 아무님표 글 하나 뚝딱!
조합해서 한수레에 태우니 아무님표 글 하나 뚝딱!
ahmoo
여기서 맨날 하던 얘기
바깥세상에 살짝 알려주는 정도.
김동렬
오타 있음.
되 ->돼
ahmoo
이거 맨날 헷갈림. 돼는 되어의 준말로 알고 있는데, 저런 경우는 뭔지..
김동렬
되로 끝나는 경우는 무조건 없소.
ahmoo
오! 그거 쉽네.
김동렬
맞춤법은 나도 많이 틀리지만
그래도 요건 알고 있지 ㅎㅎ
되 뒤에는 무조건 다른 글자가 붙어야 합니다.
되가 혼자 있는 경우는 절대로 없소.
반대로 돼는 혼자 있는게 보통인데
'돼요'에서 요는 높임말이니까 사실은 돼가 혼자 있는 셈.
차우
좀 덧붙이자면,
동렬님 말처럼 '되'는 무조건 뭐가 붙어야 완성됩니다.
이는 '되'가 어간이기 때문입니다. (어간[幹]과 어미[尾]는 홀로 사용할 수 없음, 기본형 '되다'의 경우 '되'는 어간, '다'는 어미)
'되어(=돼) // 됨'처럼 반드시 어미(여기서는 '어', 'ㅁ')가 붙어 짝을 이루어 문단 속에서 실현됩니다.
15門
정말 아무나 읽어도 이해가 쉬운 글입니다^^ 종종 부탁드려요.
sus4
이것 저것 따지기 귀찮으신 분들은
(되/돼) 대신에 (하/해)를 대입하여 읽어보면 판정이 가능합니다.
'해'가 어색하면 '되'를 쓰고
'하'가 어색하면 '돼'를 쓰셈.
아란도
어떨때는 물건값 계산하면서 스마트폰 들여다 보고 있는 나를 발견...계산하는 태도가 좋지못함.... 계산대에서 알바하는 학생들이 그럴듯...쯔쯔 요즘 사람들 문제야.. 알바생 기분나뻐....ㅋㅋ
아바미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렇게 글 잘쓰시는 아무님인 줄 몰랐어욤.
이 번 글 아주 좋아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