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임에서 했던 이야기입니다.
구조론은 항상 다섯이지만 원인측인 상부구조만 보면 세, 법, 술이다. 세는 깨달음 곧 소통주의(이를테면) 법은 합리주의, 술은 실용주의다. 이런 표현은 잠정적이다. 자구에 얽매이지 말고 구조론의 맥락을 보아야 한다.
세는 신용이고 법이 매력이면 술은 능력이다. 구조론의 원리에 따라 하부구조는 상부구조에 포함된다. 신용 안에 매력이 있고 매력 안에 능력이 있다. 분리되어 대립되는 것이 아니다. 부모와 자식처럼 서로 의지하고 있다.
신용이 씨앗이면 매력은 꽃이고 능력은 열매다. 여기서 시간차가 있다. 신용이 봄이면 매력은 여름이고 능력은 가을이다. 1 사이클의 순환주기가 있다는 말이다. 무엇인가? 경제의 핵심은 미래를 통제하는 기술에 있다.
반복하는 말이지만 ‘난 매력보다 능력을 선택하겠어.’ 이런건 없다. 능력은 사건의 기승전결에서 결에 해당하므로 선택할 수 없다. 매력만이 선택이 가능하다. 꽃은 선택이 가능하나 열매는 임자가 있다.
그런데도 사회에서 능력을 쳐주는 것은 사건 2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하나의 사건이 종료되고 다음 사건에 미련을 두는 것이다. 예컨대 진보가 주장하는 남북통일은 미래의 것이고 보수가 주장하는 북핵위기는 현재의 것이다.
보수가 현재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 다음의 대응행동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반칙이다. 논리틀을 벗어나 있다. 예컨대 미남과 돈남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돈남을 선택한다. 이건 반칙이다. 사람이 아닌 돈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즉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꿀이 든 항아리와 맹물이 든 고려청자 중에서 선택하라면 그대는 꿀을 선택할 것인가 맹물을 선택할 것인가? 당연히 맹물을 선택한다. 그러나 속임수다. 내용물이 아닌 용기를 선택한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다툼에는 대개 이러한 속임수가 들어가 있다.
이명박이 당선된 것도 부동산 투기를 하려는 중산층의 엉뚱한 욕심 때문이었다. 이런 끼워팔기 속임수를 배제하고 기승전결로 전개되는 사건 1에 집중한다면 무조건 매력만 선택이 가능하다. 문제는 매력이 현재가치가 아닌 미래가치라는 점이다.
여기서 선택한다는 것은 베팅한다는 것이다. 현재가치는 평가가 끝나 있으므로 선택되지 않는다. 평가되지 않은 것을 선택해야 선택이다. 왜냐하면 평가되지 않은 것은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대상이 아닌 자신이 평가되는 것이다. 감과 사과 중에서 선택하라고 해야 맞지 현찰과 사과 혹은 감과 현찰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안 된다. 이 경우 무조건 현찰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감이나 사과 중에서 선택하게 해야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된다. 그 사람이 감이나 사과를 먹을 줄 아는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인지가 판단된다.
매력은 미실현 가치이므로 창업 초기의 기업과 같다. 아직 회사가 덜 만들어져 있다. 현재가치 0인 기업이다. 이 미래가치를 당겨서 평가하는 것이 코스닥과 같은 증권거래소다. 한국은 벤처업체를 인정하지 않지만 선진국처럼 벤처가 바로 상장하여 주식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미래가치가 현재가치가 된다.
이때 투자하는 캐피탈 쪽은 확률을 통해 위험을 분산한다. 즉 승률 30퍼센트 10개업체에 투자하여 7개가 망해도 살아남은 3개업체가 10배의 이익을 내면 300퍼센트가 되는 것이다. 이 가치는 바로 시장에서 승인된다.
여기서 현재가 미래를 통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무엇인가? 한국 기업가가 브라질에 가서 창업을 하고 현지 노동자를 고용하여 주급을 주면 다음날 아무도 출근하지 않는다. 미래가 통제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신용이 없는 것이다. 세가 성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룰라가 개혁을 해서 요즘은 달라졌다고 보면 주급을 주면 다음날 출근한다. 즉 오늘의 행위가 내일을 결정하는 것이며, 이러한 기승전결 연쇄고리에 의한 미래통제가 미실현이익을 현재화 하는 것이 자본의 본질이다. 자본이란 미래를 현재화 하는 것이다.
이때 반드시 상부구조가 있어야 한다. 시장, 은행, 증권, 보험, 국가 등이 리스크를 담보하지 않으면 미래가치는 현재화 되지 않는다. 확률은 작동하지 않는다. 창업은 망한다. 투자자는 사라진다. 노동자는 출근하지 않는다. 미래는 믿을 수 없다.
불경기나 금융공황 등은 그러한 예에 해당한다. 미래통제 실패다. 미래가치를 잘못 평가한 것이다. 확률계산이 어긋난 것이다. 흔히 월가를 비난하지만 그들의 실패를 비난해야 할 뿐 그들에 의해 자본이 작동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역으로 미래에 의해 현재가 통제된다. 작용반작용 법칙에 의해 현재가 미래를 제한하는 만큼 현재가 제한되는 것이다. 그것이 지대상승이다. 청담동에서는 술집 밖에 할게 없게 된다. 신촌 땅값이 비싸서 홍대앞으로 밀려나게 된다.
그런데 밀려날 홍대가 없다면? 신도시가 없다면? 배후지가 없다면? 신규 인구유입이 없다면? 출산이 없다면? 아기를 낳지 않아 국가증발이 일어난다면? 자본주의는 현재로 미래를 통제하여 미래의 부를 현재화 하는 방법으로 작동하지만 역으로 미래가 현재를 통제하여 선택지를 없앰으로써 선택하지 못하게 하여 망한다. 아기를 낳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어떻게든 아기를 낳고 인구를 늘리고 영토를 늘리고 신도시를 만들고 배후지를 확보하고 시장을 확대하고 외교를 하고 외국으로 진출하고 FTA를 하는 것이다. 소통하지 않으면 죽는다. 숨 쉬기를 거부하면 죽는다.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현재와 미래의 쌍방향 통제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잘 다루면 살아남고 치이면 죽는다.
법-입자
힘- 능력
세가 약하다는 것은 한국사회가 본질적으로 신용사회가 아니라는 것이고... 그래서 현물담보가 많이 필요해지는 것이고, 학연이나 지연이 필요해지는 것이라 보이고,
법의 입자가 활동을 하려해도 세가 충분하지 않아서 법이 세를 이루지 못하고,
술만이 판치는 세상이 되어버림. 세를 법이 받쳐주는 사회가 아니고 술이 받침하는 사회가 되다보니 능력이 돈과 사기기질로 나타남. 그리고 이것이 권력이 되어 버렸음.
이런 사회에서는 입자만 죽어남.
양쪽에 갇혀버림.
법이 원활하려면 술보다는 세를 바꾸는게 훨씬 효과적임. 그런데 그것이 안되고 있음.
사람들의 인식이 술만보고 다 본것처럼 착각하기 때문. 술이 삶에 모든 것이라 여기게 만들기 때문.
술을 위한 사회가 아니라 세에 의한 법들의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한 사회로 가야만 함. 지금의 사회는 거꾸로 되어 있음. 그래서 부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