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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냥모
read 4468 vote 0 2013.01.27 (17:05:07)


마의 (1).jpg


주말에 집에 있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TV를 켜고 드라마를 본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의 스토리는 몰라도 '드라마식 연기'가 참 생소하게 느껴진다. 주인공도 그렇지만 정말이지 조연이나 단역의 연기는 위장이 오그오글에 심기가 불편할 정도다. 

드라마가 이런식으로 망가진 이유를 생각해봤더니 몇 가지가 떠올랐다. 하나는 어떤 연기자가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다들 어디 연기학원에서나 배운 그런 연기같은 느낌이다. 연기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늘면서 이쪽 직업군의 시장이 넓어지기도 했지만, 연기도 평준화 된 것이다. 가스통배달하면서 연예계에 입문했다는 임창정 이후에 자기 캐릭터를 가진 연기자를 찾아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또 하나는 감독이 조연이나 단역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이야기 흐름에 꼭 필요하지도 않은 장면을 각본에 넣어버린 것. 스토리가 매끄럽지 못하고 끊기는 느낌인데다가, 오히려 이렇게 억지로 만든 장면 때문에 배우들이 더 튀는 연기를 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감독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다.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하는데, 바이올린이나 하프가 부각되어야겠냐는 말이다. 스토리는 스토리 그 자체의 결을 따라가야 한다. 거기에 개인의 이해가 걸리면 이렇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게 아주 중요한건데... 
연기가 되었든, 야구가 되었든, 글쓰기가 되었든 하여간 어떤분야든 고수가 되려면 힘을 빼는 법을 알아야 한다. 힘이 빠져야 고수다. 힘을 뺀다는 게 무기력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연스럽고 여유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문제는 학원이든 뭐든 가르치는 곳에선 에너지를 싣는 방법은 가르쳐주지만, 빼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왜? 지들도 모르니까... 그게 아니라면 '힘 빼는 법'을 알려주면 학원 문 닫아야 한다. 


힘을 빼려면 필연적으로 꼴통짓을 하거나, 까불다가 개작살나거나, 어떤 컴플렉스가 있다거나 하여간 삶 속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있어야 한다. 류현진도 고교시절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고 오히려 지금까지 느긋하게 150Km의 불공을 던지지 않나? 싸이는 미국에서 꼴통짓하다가 오늘날에 유튜브로 대박나지 않았던가? 갈 데 까지 가봐야만 아는 거다. 

창의하는 사람들은 뭔가 열심히 하는 게 아니다. 열심히 하는 것은 정해진 일을 꼬박꼬박하고, 시간만큼의 돈을 받는 직업군의 얘기고, 창의하는 사람들은 작품을 통해서 사람들이 어떤 상상이나 감정을 전달 했을 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힘을 주는 법을 알아야, 힘을 빼는 법을 익힐 수 있고, 힘을 빼야 다시 어느 시점에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 에너지의 밀도가 생긴다. 글쟁이들의 모든 문제도 여기에 있다. 힘 준 글일수록 읽는 재미가 없다. 힘주면 토나온다. 


[레벨:30]스마일

2013.01.28 (11:23:52)

이병훈 감독님 드라마는 상상하는 데로 흘러가서 긴장감이 떨어져서 이제는 보지 않습니다.

대장금 이후로 만든 드라마가 다 대장금을 재방송하는 느낌이어서....

주인공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무슨 영웅신화에 맞쳐서 드라마를 만드는 것 같아요.

이제 영웅은 사라졌는데...

 

재작년에 스브스에서 만든 "뿌리깊은 나무"가 드라마에 이정표가 될 것 같은데,

세종대왕의 많은 업적 중 "한글창제"에 포커스를 맞춘 드라마

사랑얘기 줄어들고 한글창제에 대한 전문적인 부분과 정치이야기 가미되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지금까지 사극이나 여타 드라마의 구조는

왕이 우연에 의지하는 백성과 손잡고 중간계층(신하)를 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또 이번의 선거과정을 보면서

왠지 드라마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간계층이 부각되는 구조로....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까, 아테네의 민주정이 자리잡게되는 것이

토지귀족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화폐경제로 상업계층(중간계층)이 부각되면서

중간계층의 정치적 발언권으로 민주정이 자리를 잡던데...

파리의 시민혁명 (계몽주의에 의한 교황 부정과 부르주아 계층(상위중간계층)의 정치적 권리 요구)

미국의 남북전쟁도 토지귀족에서 산업계층으로 넘어가는 과정이었던 것을 보면

뭔가 드라마의 구조나 기타 다른 것을 바꿔서 중간계층이 부각되는 구조로 가야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민주정치는 중간계층의 강화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레벨:4]Home

2013.01.28 (17:08:55)

제가 조기축구를 상당히 오래했는데 어떤분야의 고수가되려면 힘을빼야한다는것.. 정말 만고의 진리입니다 

볼터치할때 몸에 힘(긴장)이 들억면 여지없이 미스가 나오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20]냥모

2013.01.29 (00:06:33)

글쓰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페이스북에 문장을 잘 쓰던 사람도, 자기 이름으로 완성된 텍스트컨텐츠를 쓰라고하면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장을 잘 쓰는 것과 전체를 구성하는 능력이 다른 탓이고,  또 한가지가 글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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