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프로필 이미지
[레벨:6]id: 15門15門
read 17157 vote 0 2013.01.03 (20:24:56)

사상누각2.jpg


본디 전 사상누각이란 말을 싫어합니다. 이른바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됨은 물론이고

그 불안함 위에 살아가야하는 자체가 저에겐 두려움이기 때문입니다. 


사상누각3.jpg 


그렇기때문에 언젠가 무너질 모래로 집을 짓는 사람들의 노력은 

언제나 저의 관심 밖이었습니다. 그 모래로 만든 집이 아무리

아름답다할지라도 말입니다. 오직 사상누각일 뿐이었죠.


사상누각.jpg 


하지만 언젠가부터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철썩같이 믿고 있던 

우리의 문명이 그리고 그 문명에 바탕을 둔 제 삶자체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 뒤로 저는 커다란 불안감을 안고 살게 되었습니다.

내가 영위하는 이 사회의 불안, 경제의 불안, 인간관계에 대한 불안,

제 삶 자체에 대한 불안에 시달린 저는 차라리 종말이 왔으면 하는

마음을 갖기도 했습니다.


김연아.jpg 


그런데 이곳에 와서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삶과 함께 성장해온 인류의 문명은 어쩌면 사상누각이 아니라 

예술이 아닐까라는...

마치 얼음판 위를 위태롭게 지치면서도 애처로운 몸짓과 점프로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김연아처럼 말입니다.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그 긴장 위를 마치 얼음판을 타듯 유려하게 가로지르며

날아오르기에 그녀의 몸짓은 더욱 커다란 카타르시스를 일으킵니다.


꽈당.jpg 


물론 김연아도 넘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그녀를 보고

실패를 딛고 우뚝 일어서길 원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녀가 일어서든 좌절하든 이미 제 안에 김연아는 완전하기 때문입니다. 

제 안에 김연아는 실패가 아닌 아름다움으로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생각이 불안 속을 헤매는 제 삶의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중심잡기달인.jpg 


삶은 여전히 위태롭습니다. 하지만 그 위태로움 위에 우리의 삶은

아름답게 일어서 있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말이죠. 


피사의_사탑.jpg 


만일 피사의 사탑이 위태롭게 기울어지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않았을 겁니다. 만일 우리의 삶이 위태롭지 않았다면 어쩌면 우리는 삶에 대해 무관심

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 말은 결과론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여전히 저는 피사의 사탑이 무너질까 두렵고 우리의 삶이 무너질까봐 두려우니까요.


김연아2.jpg 


하지만 점과 같은 모래알갱이 하나하나의 관계가 아름다운 모래성을

잉태하듯 

빙판과 스케이트날의 위태로운 접점이 하나의 조응이 되어 아름다운 

김연아의 몸짓을 잉태하듯 

사상누각의 위태로움이란 우리의 삶과 세상이 갖는 방향성에 대한 필연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가끔은 악연이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요


계산이_먼저다.jpg


문재인과 편의점의 위태로운 만남 ~ '계산이 먼저다'


물건은 평등할 것입니다.

가격은 공정할 것입니다.

유통기한은 정의로울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4592 제주의 바람~2009 image 2 aprilsnow 2009-08-04 5398
4591 스티브 잡스가 문을 열다. 20 양을 쫓는 모험 2010-01-28 5392
4590 김동렬님의 천재론의 교육방법을 읽다가. image 5 눈내리는 마을 2009-09-30 5377
4589 녹조의 비밀 image 1 김동렬 2013-08-19 5359
4588 찐따 퇴치 대작전 1 이상우 2010-12-09 5353
4587 초등학교 교실 왕따보고서 (사진수정) image 1 15門 2013-06-16 5345
4586 책이 출간 되었습니다. image 56 양을 쫓는 모험 2011-05-19 5344
4585 힐링캠프 설경구 편을 보셨는지요... 15 우승재 2013-04-02 5340
4584 다스 채용공고 놀이 image 1 ahmoo 2011-11-14 5337
4583 학문의 역사를 발송하고 2 김동렬 2007-09-13 5336
4582 벤처 모임을 만듭니다. 6 챠우 2016-01-26 5324
4581 조선일보 기자는 뭐하고 살까? image 2 김동렬 2009-07-16 5319
4580 뽑을 이를 뽑아라. 5 김동렬 2012-11-26 5286
4579 이상한 글을 쓰는 분이 있는데 김동렬 2008-05-01 5276
4578 경주 건달(깡패)이야기. 혼자 다 먹으려다 칼맞는 수가 있다. 대칭-균형 당당 2014-05-19 5274
4577 압록강 풍경 image 11 김동렬 2009-04-27 5274
4576 가혹한너님 그런 말씀 마세요. 김동렬 2009-05-25 5270
4575 천안함 수수께끼 8 김동렬 2010-04-15 5242
4574 ' 마가렛 대처' 의 말? 17 아란도 2013-05-30 5241
4573 무한도전의 뉴욕 에피소트 어떻게 생각하시오? 2 이상우 2009-11-24 5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