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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아란도
read 4020 vote 0 2013.01.02 (03:14:14)

                                                                          

 

경허스님.jpg

 

                                                                                                                                                            <경허스님>

                                                                                                                                                        

 

 

천장암 주지스님은 천장사의 템플스테이 취지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그리고 경허스님에 대해 말씀 하셨다.

스님의 말씀을 경청하면서 드는 생각...

흠..경허스님은 인상주의 법문을 하셨구나 하는 생각...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유럽에서 일어난 예술사조이니 경허스님께서 그때 인상주의를 접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경허 스님(1846~1912)은 어찌 되었든 인상주의가 거세게 일어나는 동시대에 사셨다.

동양과 유럽은 문명의 흐름이 어느정도 비슷하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비록 바로 서로에게 전달되지는 않을지라도 맥락에서는.

 

시대상으로 보아서 인상주의를 접하지 않으셨다 할지라도 경허스님은 인상주의 법문을 설하셨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이유는 무엇일까?

동학사의 강백으로 한때 날렸던 경허스님이 언변이 부족하여 말로 법문을 하지 못했을리는 없고...이는 경허스님의 의도가 들어 있는 법문과 같다고 생각된다. 스님 말씀처럼 한번 접하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하는 경허스님의 법문은 그런 인상주의가 추구하는 맥락과 비슷하다.

 

인상주의를 색채를 접하는 방식에 한정하지 말고 그것을 모든 것에 확대하여 볼 때 인상주의란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경허스님은 그동안의 법문으로는 무엇인가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계셨던 것 같다. 그래서 방식을 바꾸었다고 생각된다. 인상주의는 발견된 이래 현대에 들어서도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것을 이해한 이가 그 시대에 몇이나 되었을까? 지금은...?

 

경허스님 법문 방식을 다른 이가 한다고 해서 제대로 될리는 없다. 경허스님만의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상주의 법문이란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된다. 경허스님이 왜 그렇게 하셨을까를 생각해본다면..그 시대가 주는 어떤 굴레와 그 안에 갇히는 한계성을 벗어나고자 함일 수도 있다. 그 시대에 함몰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방식... 그러한 방식들을 찾아내는 것이 인상주의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또한 대체로 많은 선사들의 방식은 인상주의 였다고 생각된다. 선사들의 독특한 방식의 법문들...모두 자기 스타일을 만들었던 것과 같다. 그렇게 보면 경허스님의 법문 방식은 역대 선사들의 자기 스타일 방식으로 볼 때 보편성을 갖게 된다. 일관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인상주의를 촉발시킨 것은 일본의 우끼요에 판화 이다. 각설하고 인상주의를 촉발시킨 계기는 동양에서 서양으로 갔다. 강렬한 색채적 인상을 주는 것에서 인상주의는 시작되었다. (물론 증기기관차가 발명되고 나서 화가들이 화실을 벗어나 먼거리로 이동을 하여 야외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고, 대형의 벽화적 그림에서 벗어나 소형의 액자형 그림으로의 전환과 휴대하기 용이한 튜브 물감이 발명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조건들이 갖추어진 이유들도 그림의 혁명적 전환이 가능했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여기에 유끼에노 판화의 강렬한 색채적 대비가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이 강렬한 유끼에오 판화의 색채적 대비가 유럽에서는 그림의 색채로 옮겨가 인상주의가 태동하게 되었다. 

 

인상주의의 강렬함처럼 선(禪)의 방식도 바로 강렬함이다. 인상주의이다. 이리 따져보면 경허스님이 인상주의 법문을 한 이유는 오히려 자연스럽다. 이름을 인상주의라 유럽에서 먼저 불렀지만 선(禪)은 색채로 가서 인상주의가 되었고 다시 모든 분야로 확산되었다. 따지고 보면 선(禪)은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경허스님이 우리나라의 선불교의 중흥조라 불릴 수 있는 이유는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인상주의는 이미지주의와는 다르다는 것도 함께 생각해 보았다. 인상주의는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이미지주의는 자신의 본 모습을 이미지로 가리는 가림막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된다. 인상주의가 자신의 모든 것을 집약해서 표현해 낸다면 이미지주의는 자기의 본 모습을 감추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인상주의가 자신이 세상과 교감한 것을 자기안에서 꺼내서 밖으로 자기 스타일로 표출하는 것이라면 이미지주의는 세상의 것으로 자기를 가리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회하는 동안에 이런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갔고 경허스님에 대해서 조금은 의문이었던 부분도 이렇게 풀렸다.

물론 더 생각해볼 일이다.

지금 내가 경허스님을 제대로 알아가고 그 사람에 대해서 뭔가를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이 그 사람 인생에 어떤 방점을 찍어 놓았는가를 본다는 것일 것이고 그것이 지금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를 본다는 것일 것이다. 나는 경허스님에 대해서 생각하면 이런 부분들이 늘 뇌 간지럼을 일으키게 하였었다. 이제 조금은 덜 간지러울 것 같다.

 

 

 

 

인법당 보살.jpg

                                                                                <친근하고 소박한 보살상>

 

 

 

18.jpg

 

14.jpg

 

고목정뒤로 난 길에 앉아 있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는데...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었소.

새들이 다 어디 갔는지 조용~~~

아주 조용하니 갑자기 아 내가 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거기 한 삼십분 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는데..

좀 조용하게 지내고 싶었나보다 그동안...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쉬는 것이 별건가...여기 짱박혀 낙옆위에 앉아서 삼심분 있으니 참 좋구만은...

 

40.jpg

 

천장사 인법당

 

23.jpg

                                                                                    천장사 칠층석탑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3.01.02 (03:18:37)

출석부 만들까 하다..걍 여기 올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3.01.02 (10:14:48)

햐 조으다~    언제 한 번 가봐야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3.01.02 (14:40:56)

한번 가보세요. 올해는 공양간과 요사채를 다시 짓는다고 하네요. ^^
[레벨:11]벼랑

2013.01.02 (13:44:11)

아...천장사.....경허스님이 머물던 1평 정도의 작은 방사가 있죠...작년 여름에 그 공간에 들러서 잠깐 드러누워 경허스님을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3.01.02 (14:41:58)

저는 아직 거기서 잠은 못자봤어요. 다음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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