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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319 vote 0 2009.05.21 (17: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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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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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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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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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과 만남과 동행은
세 가지 서로 다른 사건이 아니라 전부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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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할듯한 첫 키스처럼
하나 안에 전부 갖추어져 있다.

그렇다.
존재는 사건이다.

그리고 사건은 전개한다.
처음 소속에서 다음 영역, 파트너, 포지션, 임무가 차례로 나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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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그림 속의 작은 단서 하나에

우주가 통째로 들어가야 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영원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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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수정해서 옮긴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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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끽다거”

차 한잔에 모든 것이


깃들어 있을리야 물론 없지만

차 한잔을 마시려면 일단 앉아봐야 한다.


만남 다음에 동행이다.

그렇다면 일단 한 번 앉아보시라.


로미오와 줄리엣의 불꽃같은 만남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둘이 맺어져서 잘 먹고 잘살았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잖는가?


만약 둘이

아무런 방해도 없이 결혼했다면


첫날밤이 지나기 전에 부부싸움 벌여서

바로 이혼했을 지도 모르잖는가?


로미오나 줄리엣이나 한 성질 하는지라.

그 성격에 말이다.


세상에 최고의 남자와 최고의 여자가 있다치고

두 사람을 하나의 공간에 공존하게 할 수 있다면 사건은 이미 일어난 거지.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된 것이지

두 사람이 맺어지고 결혼하고 아들낳고 딸낳고


잘먹고 잘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잖는가?

그래봤자 무덤으로 직행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삶.


최고의 여자와 최고의 남자가 있다고 치고

어떤 연유로 둘이 한 공간에 공존하여 있게 되었다 치고


다음날 둘이 헤어져서 각자 제 길을 갔거나

혹은 둘이 맺어져서 딸아들 낳고 잘살았거나


두 경우의 수가 있다면

둘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다는 말인가?


차이가 있다고 믿는다면

그런 사람은 차도 마실 일 없으니 당장 나가주시게.


지구상에 부처가 있다면 이야기 끝난 거지

부처가 중생을 구해줄 필요까지가 무에 있겠는가?


중생 구해서 인구 늘려서 무엇하려고?

지구상 어딘가에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있다면 그것으로 이야기 끝난거지


그 다이아몬드를 반지로 만들어서

내 손가락에 끼거나 말거나 무슨 차이란 말인가?


지구 상에 그대가 있고 내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거지

거기에 구차한 무엇을 더하여 번잡하게 만들려는가?

빛나는 아름다움의 존재 그 자체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진리는 그저 있는 거지 누구의 소유로 되는 것이 아니다.


밀로섬에 비너스상이 있다면 된거지

그 석상이 여기에 있건 저기에 있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존재는 어디에 존재하든 존재 그 자체의 빛으로 하늘을 뒤덮고

천하를 뒤덮고 모자람없이 채운다.


태양이 하늘 높이 있어도

그 빛이 천하를 가득채우는데 조금의 모자람도 없다.


태양이 한국에 혹은 일본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시려는가?

태양에 지번을 부여하여 등기를 해놓으면 뭔가 좋아진다고 믿으시는가?


내게 천금이 있는데

그 돈이 한국은행에 있건


내 주머니에 현찰로 있건 무슨 차이란 말인가?

어차피 통장과 도장만 있으면 다 되는거 아닌가?


김태희가 미인이라는 말이 있던데

그 사람이 지구 어딘가에 있으면 되었지


그 사람이 지금 내 옆자리에 앉아있다고 해서

달라질 일이 있다는 말인가?


중요한건 진짜인가다.

진짜라면 어디에 있어도 좋은 것이며


가짜라면 어디에 있어도 무용한 것.

차를 한잔 마셨으면 이미 조주를 만났고


이미 그대 부처를 만났는데

이미 조주가 있고, 부처가 있고,


그대가 있고, 진리가 있고, 신의 완전성이 있는데

다 완성되어 있는데 무슨 불만이 또 남았더란 말인가?


진리를 내 머리 속에 다운로드해서

뇌세포와 뉴런 사이에 박아놓아야 마음이 놓인다는 말인가?


안되면 인터넷 검색해보면 될 일 아닌가?

진리인가 아닌가만 확인되면 끝 아닌가?


그 알아보는 분별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조주와의 차 한잔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그대가 조주를 알아보았다면

이미 부처를 알아본 것이고 진리를 알아본 것이고


그대가 조주인거고 조주가 그대인거고

그대가 조주를 알아보지 못했다면 아무 것도 아닌 거다.


조주가 축복이라도 내려주고

머리라도 쓰다듬어주면 만족하겠는가?


구차한 언어를 부려

설법이라도 해주면


그 진리를 준비한 노트에 베껴가려고 했던가?

그래서 사인받아가려고 사인지 준비해 왔던가?


아니잖는가?

왜 시간과 공간의 맞물려있음을 통째로 보지 못하는가?


남자와 여자가 만났고 그 장소가 호텔이라면

더 이상 이야기 할 필요는 없는 것.


여중 2학년생 처럼

‘선생님 첫날밤 이야기 계속해 주세요’ 하고 엉기면 곤란.


다 이야기 해줬잖는가 말이다.

다 이야기 해줬는데 뭘 또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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