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며칠전 길을 걷다가...

찬 바람이 불어 마스크를 하고 목을 여미다가 스쳐가는 생각...

차들 씽씽 지나가고 버스에 사람들 한가득 태우고 있고, 사람들 오며가며 걸어가고...

문득 내가 이곳에 갇혔다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무도 이 세계를 빠져나갈 수 없다라는...

뭔가 짜여진 세계에 툭 던져진 느낌.

 

모두 이 안에 갇혔있다.

나도 너도 ....

어디로 갈 수 있다는 말이냐!

자유로운듯 모두 어디론가 가고 있지만

갈데가 지구안밖에 더 있나...

갈데가 집밖에 더 있나...

모두 집으로 가는 것이 자유이고 쉼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유를 찾아 떠난다고 하지만

모두 사실 갈 곳이 없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멈춰버리는 것처럼.

아무도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한다.

 

그런데도 사람은 갇혀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김수영의 시 '사령' 처럼...

자유롭지 않은데 자유로운 것처럼 행동하고

정말 자유를 느낀다면 고통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 것처럼....

갇혀 있어서 사실 자유롭지 않음을 알아야 하는데...

 

한편으론 갇혀 있어서 서로가 만날 수 있음을..

모두가 다 어디론가 떠나버릴 수 있다면 서로가 만날일은 없음을...

만나야 두 만남에서 에너지가 폭발할 수 있어서 새로움이 생기는 것임을.

 

갇힌다는 것.

갈데가 없다라는 것.

갈데가 없는 사람들이 계속 그 안을 맴돌다 보니 만나게 되는 것.

만남으로 인해서 서로의 에너지가 만나 일이 생겨나는 것.

갇혔다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자유를 느끼기 위해서이고,

그 자유로 인하여 갇혀 있는 것이 불편하고 답답하다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뭔가 변화를 추구할 수 밖에 없다라는 것.

 

인간의 변화와 인간의 삶의 변화는 이렇게 생겨나는 것.

 

 

 

 

 

255232.jpg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21 (22:38:55)

중요한 것은 갑이 되는 것입니다.

갑은 주인 포지션이고 을은 손님 포지션입니다.

자신이 주인이 되어야 하고 손님이 되면 실패입니다.

떠나면 손님이 되고 갇히면 주인이 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떠나게 됩니다.

좋은 사람에게 당장 프로포즈를 한다?

그것은 매우 어색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자신이 이 행성의 손님이라는걸 깨닫는 거죠.

그래서 까뮈의 '이방인'인 거죠.

그러나 떠날 수 없게 됩니다.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챌 때 주인이 됩니다.

엄마에게 떼 쓰는 아이는 문득 엄마가 타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때부터 진정한 관계가 시작됩니다.  

[레벨:2]이심전심

2012.11.22 (11:01:31)

(뭘 안다고 하는 것 자체가 작은 껍질에 포획된 아상이다. 그 바운더리 너머에는 다시 모름의 테두리가 쳐져있다. 뭘 안다고 하는 것은 정확한 적용에 관해 안다는 것이다. 뭘 안다고 하는 것은 맥락적 혜안을 갖는 것이다. 정확한 적용은 기능으로 수렴한다. 맥락적 혜안은 존재의 시간적 흐름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가 무엇을 안다는 것은 핵심을 시간의 흐름에 태우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심 덩어리가 일련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오직 모르는 정신으로 나아가다 보면, 훗날 난 대체적으로 뭘 아는 놈이 결과 되어있을 뿐이다. ) 저는 그래서 모르는 정신을 믿으며 살고 있습니다. ^^ 동렬님의 따꼼한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22 (11:41:17)

오직 모를 뿐 하고

대책없이 떠드는 것들은 다 목석들입니다.

 

개네들하고 친하지 마세요.

모르면 닥쳐! <- 이게 저의 꾸짖음입니다.

 

'안다/모른다'에 붙잡혀 있는 넘들은

대개 수준이 떨어지는 열등감 덩어리들입니다.

 

그들의 언행에는 반박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속 보이잖아요. 속 보이면 속 털립니다.

 

음악하는 사람들은 안다고 하지 않고 연주할 뿐입니다.

그림 하는 사람들은 모른다고 하지 않고 그려낼 뿐입니다.

 

 

5555555.JPG

 

모자냐 이마냐 뺨이냐 턱수염이냐에 따라 붓의 각도가 다릅니다.

이건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보느냐 못 보느냐의 문제입니다.

 

고흐의 눈에 보이는 것이 왜 다른 사람 눈에 안 보일까요?

눈 감고 다니니까 안 보이는 거죠.

 

누가 눈 감으라고 시켰나요?

근데 왜 눈 감고 다니죠?

 

아침과 점심과 저녁에 공기의 밀도가 다릅니다.

창문을 열었을 때 뺨에 왜 닿는 일렁임이 다릅니다.

 

그런걸 느끼지 못하면

붓의 각도가 안 보입니다. 

 

 1353338507_4.jpg

 

미묘한 공기의 흔들림이 천의 주름을 만들어내고

형태없는 것에서 형태를 끌어냅니다. 

첨부
[레벨:2]이심전심

2012.11.22 (12:10:49)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2.11.22 (12:38:04)

중딩때 미술 시간에 목판화조각하는데...

무조건 결을 다르게 조각했다고

선생이 무조건  A를 준다고 이유를 밝혔는데...

앗싸...하는 마음이 들었는데...아이들 그런게 어딨어 하는 표정이나 이유를 설명하자 모두 공감.

쉬는 시간에 목판화 보려고 모두 몰렸는데...암만봐도 대단한 것은 없었음.ㅋㅋㅋ

단지 결을 다르게 했을 뿐...

어떻게 했냐고..?

그것이 더 쉬우니까.. 그래야 더 입체감이 사니까...라고 답했는데...

 

윗글을 보니 그때 생각이 나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22 (12:12:06)

어떤 것을 판단할 때 대개는 1초만에 판단합니다.

물론 먼 소리 하는지 일단 들어는 봐야 하니까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핵심은 1초만에 판단이 됩니다.

갑이냐 을이냐죠.

갑이면 인정

을이면 꽝

상대방의 주장에 반박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면 무조건 꽝입니다.

이미 붙잡힌 거죠.

오직 모를 뿐 하는 것들은 반박할 의도가 있는 겁니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든 되치기 하려고 하는 거죠.

씨름 판에서 되치기 하려고 계속 쌑바씨름 하는 선수가 제일 얄밉죠.

리스크를 감수하고 시원하게 기술을 걸어야 합니다.

선제공격하는 자가 정답입니다.

병법의 도는 선수에 있다-미야모도 무사시

무조건 선공하는 사람이 아는 사람입니다.

[레벨:2]이심전심

2012.11.22 (12:54:13)

감사합니다. ^^   제가 '오직 모를뿐'에 꽃힌 이유는 숭산이 이야기하는 기능과 관련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즉여(truth just like this)라는 관점과 관련되기도 합니다. 대승이라는 관점과 관련되기도 합니다. 동렬님이 말씀하시는 어떤 한 장면을 완성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합니다. 그냥 그러하니 이러할뿐이라는 의미의 '오직 모를뿐 '입니다.

 

문재인이 정말 incredible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탁월한 존재 결정 메커니즘에 있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현상을 바라보는 폭넓은 시야/ 자신의 객체화를 통해 전체의 부분으로 명료하게 기능하기/예술적 타이밍 감... 이런 삼박자가 어우러지는 아티스트같다라는 생각입니다. 문재인이 아주 훌륭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22 (13:12:47)

이런 이야기는 사실

1500년 전에 원측이 최종결론을 내렸고

그 시대에 다 합의를 해서 널리 인정을 받은 건데

 

숭산 따위 개무식한 자가 엉뚱한 견해를 만들어 뒤늦게 떠들고 다닌다니 한심할 따름이오.

원측도 실은 용수가 2300년 전에 했던 이야기를 리바이벌 한 것에 불과하오.

 

한 마디로 희론인데 말장난이죠.

포지셔닝 게임.. 상대의 입장에 따라 자기 포지션을 결정하는 유치한 말꼬리잡기 놀음.

 

원래 안철수가 형님먼저 하면

문재인이 아우먼저 하고 두어번 이렇게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형님이 후르르 짭짭 하는게 농심에서 발표한 공식입니다.

그니까 형님먼저는 안캠에서 먼저 나와야 하는 거죠.

 

문캠에서 먼저 아우먼저 하고 양보를 한 것은 은근히 꾸짖은 거죠.

근데 이심전심 안 되는 송호창 이 빌어먹을 놈의 손이 하는 짓 좀 보소.

 

형님이 아우먼저 하니까 그럼 본인이 먼저 후르르 짭짭.

이런 위아래 없는 호로새끼를 봤나.

 

이런 새뀌는 치도곤을 앵겨야 합니다.

멍석말음이 가하오.

[레벨:2]이심전심

2012.11.22 (13:23:10)

방! 감사하게 보고 갑니다. 머릿 속이 황홀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22 (14:16:45)

이심전심//

제가 숭산을 안 쳐준다는건 아실텐데

왜 구태여 이런 말씀을 하실까 하여 짐작하기로는

아마 제가 말하는 바와 숭산이 말하는 바가

비슷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닌가 해서 검색까지 해봤습니다.

 

숭산은 뭐 무여, 일여, 여여, 즉여 하며

사여까지 발명해놓고 성철을 여여에다가 랭크시켜 놓았군요.

뭐 하자는 수작인지.

 

* 성철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 숭산 - 산도 있고 물도 있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놀이이기는 하나

어떤 게임이든 해킹해서 바로 가는 넘들이 나타납니다.

 

이상한 툴을 쓴다는 거죠.

이런거 아주 고약한 겁니다.

 

깨달음이란 '있는 그대로 보라'는 것이며

이는 인간이 원래 '있는 그대로 못 본다'는 전제를 깔고 들어가는 말입니다.

 

제가 고흐 그림을 올려놨는데

여기서 붓과 캔버스의 만남이라는 '있는 그대로'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붓자국을 남기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인상주의 이전의 아카데미즘입니다.

 

어린이 100명에게

'있는 그대로를 그리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 있는 그대로 그릴까요?

 

0명입니다.

그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겁니다.

 

그러므로 깨달음이 있는 겁니다.

원근법과 소실점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하면 백퍼센트 왜곡해서 그립니다.

 

외국 팝송을 한국말로 왜곡해서 듣는 코미디가 있었는데

어떤 단어를 보여주면 그 단어로 들립니다.

그렇지 않다면 영어가 안 들린다는 사람이 왜 많겠느냐고요.

귀 씻고 들어도 영어가 안 들립니다.

2e의 차이는 경상도 사람 귀에만 들립니다.

초딩은 듣는데 어른은 안 들립니다.

'이미 귀가 왜곡되어 있다'입니다. 

 

여기서 대전제

- 사람은 절대로 자연의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없다. -

이 전제가 들어가는 것입니다.

 

깨달음은 단지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며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없는 인간이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며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때 주인이 되듯이

아기는 엄마가 타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때 철이 들듯이

떼쟁이 철수는 자신의 의도와 반대로 여론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아챌 때 인간되듯이

우리가 왜곡된 프리즘 속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숭산의 즉여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게임의 장 안에서 이미 왜곡되어 있습니다.

 

푸른 하늘을 푸른 하늘이라고 하면 이미 왜곡되어 있습니다.

하늘천 따지 검을현 누르황에서

하늘은 검은 색입니다.

우주정거장에서 보면 하늘이 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보는 하늘은 공기 중의 미세먼지가 산란하는 자외선 옆의 파란색이고

저녁 하늘의 붉은 빛은 수증기를 통과한 적외선 옆의 붉은색입니다.

푸른 하늘을 보면 하늘을 본게 아니라 미세먼지를 본 것이고

붉은 노을을 보면 하늘을 본게 아니라 수증기를 본 것입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를 보면

백퍼센트 왜곡되어 있는 가짜라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내가 숭산에게 사과를 주면 숭산은 아마 그 사과를 먹을 것입니다.

이미 길들여진 거죠.

다음날 꼬리칩니다.

 

뭐 구태여 이런 말을 덧붙일 필요는 없지만

좀 아는 사람이라면 그 사과를 깎아서 잼을 발라서 되돌려 줄 것입니다.

물론 맹박은 잽싸게 쳐묵 하겠지만.

사실 이렇게 비교하여 말하는 것도 숭산스러운 숭한 짓입니다.

 

[레벨:2]이심전심

2012.11.22 (14:55:20)

동렬님을 폄훼할 의도가 일단 전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또한 그럴만한 자격 혹은 능력도 없는 사람입니다.  성의있는 댓글에 오직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들이 가지는 어떤 지고한 의식의 공통점을 추출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여 주제넘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22 (15:04:59)

숭산은 깨달음을 게임으로 왜곡시켰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어린이에게 총을 쥐어주면 백퍼센트 쏴버립니다.

어린이는 이미 발동이 걸려 있는 겁니다.

 

진정한 깨달음은 존엄입니다.

존엄은 그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입니다.

 

성철과 숭산.. 사실은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성철은 끝내 커피를 마시지 않았고 숭산은 냉큼 마신 거에요.

 

이것이 근본적인 입장의 차이임을 알아야 합니다.

기승전결의 기에 서느냐 결에 서느냐입니다.

 

 

[레벨:2]이심전심

2012.11.22 (15:22:5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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