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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김동렬*
read 9283 vote 0 2012.10.21 (18:35:01)

 http://media.daum.net/digital/newsview?newsid=20120830155708367

 

  링크한 기사 재밌네요.

 

 

 

    재판은 애플이 이겼지만 애플이 만세부를 상황은 아니다. 소송전략은 상대가 약자일 때 크지 못하도록 확실히 밟아버리는데 의미가 있다. 상대가 커버린 지금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광수가 화영을 밟아봤자 손해듯이.

 

    결과론이나 애플은 삼성에게 대략 50조원어치의 에너지를 준 셈이 되었다. 내가 애플 CEO였다면 삼성을 길들여서 삼성이 애플의 우산 밑에 안주하게 하는 전략을 채택했을 것이다. 독립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어떤 승기를 잡았을 때 악재가 터져도 호재로 반전되고 호재가 터져도 역시 호재가 되는 것과 같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든 지금은 무조건 삼성에게 이득이 된다. 단기적으로는 손해가 될 수도 있다.

 

    애플의 승리는 아Q의 정신승리법과 같다. 일본이 과거 서구제품을 모방할 때 유럽의 나라들은 ‘키 작은 트랜지스터 장사꾼’이라며 비웃었다. 모방대국 일본이라는 말도 유행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일본을 학습하게 되었다.

 

    애플은 잘못된 전략을 썼으며 지금 몰렸다. 정신승리법으로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겠으나 그게 전부다. 1조원의 배상을 받아봤자 얻는게 없다. 물론 애플과 삼성을 일대일로 비교하면 애플이 앞서지만 그럴 계제가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상부구조로 봐야 한다. IOS 대 안드로이드다국적군의 대결이며 이런 싸움은 다국적군의 승리로 끝난다. 삼성이 애플을 훔친 것은 사실이고 이는 의도된 도둑질이다. 훔치는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선발주자들은 보통 후발주자들의 도둑질에 관대한 태도를 취한다. 짝퉁짓 해봤자 짝퉁신세 못벗어나기 때문이다. 한번 짝퉁은 영원한 짝퉁이 되는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삼성의 도둑질은 경우가 다르다. 큰 도둑질이다.

 

    이유는 링크한 기사에 잘 나와있듯이 삼성이 시장구조와 엮였기 때문이다. 상부구조인 시장의 요구에 삼성이 응답한 것이다. 애플을 팔고싶지만 애플의 지배전략 때문에 애플을 못팔게된 시장은 애플 밖의 애플을 원했다.

 

    삼성은 오만하게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겸허하게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생산했고 그게 먹힌 것이다. 누가 삼성 제품 따위를 사고싶어 하겠는가 말이다. 이는 이등주자들이 보통 쓰는 방법이다.

 

    이를 부도덕하다고 비난할 수 있겠지만 애플의 지배전략 역시 부도덕하다. 애플이 구글과 손잡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거다. 중요한건 합리적이냐 비합리적이냐다. 지금까지의 전개로 보면 삼성은 합리적으로 훔쳤다.

 

    시장에서 갑이 된 이상 삼성의 도둑질은 과거 영국 해적들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이겼듯이 해볼만한 도둑질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언제까지 도둑질을 할 것인가다. 후발주자는 훔칠 수 있다. 선발주자는 훔칠 대상이 없다.

 

    삼성이 훔치려는 의도를 유지하는 한 이등기업을 벗어나지 못한다. 변신해야 한다. 그럴 생각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강제해야 한다. 시장이 삼성의 변화를 강제했고 삼성이 선제대응하여 시장의 요구에 응답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삼성에게 변신을 강제해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의무다. 삼성이든 한국이든 변신하지 않으면 죽는다. 언제까지 도둑질로 살텐가? 상대를 죽을 상황으로 몰아붙여야 변한다는 것을 이번에 우리는 배웠다.

 

    오늘의 교훈.. 악랄한 삼성도 죽기 직전까지 몰아붙이면 스스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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