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김동렬*
read 8787 vote 1 2012.10.21 (18:31:39)


들어나 보았는가? 장기와 바둑을 결합한 게임이 있을 수 있다. 장기는 말의 위치와 기능이 정해져 있다. 차는 직선으로 가고 마는 한 칸 뛰고 사선으로 간다. 반면 바둑은 포석하기 나름이다. 아무데나 두어도 상관없다.

 

만약 장기알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게 게임의 룰을 바꾼다면 어떨까? 바둑처럼 교대로 한 알씩 말을 챙기되 아무 말이나 임의대로 가져와서 아무 위치에나 놓는다면? 차와 포를 중점적으로 챙겨야 한다. 졸이나 사는 필요없다.

 

장기알의 숫자가 제한되어 있다면 상대의 결정을 봐가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승부는 초기단계에서 일어나는 말의 선택에서 거의 결정된다. 차와 포를 챙기면 이긴다. 이것이 구조론이다. 합리적인 선택을 계속하면 이길 수 있다.

 

21세기 정보화사회는 점차 이러한 선택게임의 경향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선택게임으로 가면 여자가 더 잘 선택한다.

 

장기는 그냥 교대로 한번씩 말을 움직이지만 바둑은 반드시 두 개의 눈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단위다. 구조는 판정의 단위면서 동시에 사건의 단위다. 바둑알을 유리한 위치에 두는 것이 판정이면 두 개의 눈을 만드는 것은 사건의 단위다.

 

구태여 말한다면 사건의 단위는 두 개의 눈을 만들어서 집이 사는 것이고 판정의 단위는 단수를 쳐서 상대방의 바둑알을 잡아먹는 것이다. 그런데 단수를 쳐서 상대방의 알을 잡고도 두 눈을 만들지 못해서 지는 수가 있다.

 

여자는 사건의 단위를 잘 만들고 남자는 판단의 단위를 잘 만든다. 여자는 어떻게든 두 개의 눈을 만들어 집을 살리는데 남자는 상대를 몰아붙이며 단수만 계속 치고 있다. 물론 이는 사회관계를 빗대어 말한 것이다.

 

실제 바둑이나 장기와는 상관없다. 사건의 단위는 상부구조고 판단의 단위는 하부구조다. 어떤 일의 시작단계에서는 상부구조가 중요하고 중간단계는 하부구조가 중요하다. 상부구조는 기회를 만들고 하부구조는 효율을 만든다.

 

상부구조는 협력게임이고 하부구조는 개인기대결이다. 그런데 21세기 정보화 사회는 창의력이 경쟁하는 시대이다. 창의한다는 것은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고 이 경우 상부구조가 중요하다. 어떻게든 두 개의 눈을 만들고 봐야 한다.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협력게임을 잘 하는 여자에게 유리한 환경이다. 세상이 점차 개인기대결에서 팀플레이 대결로 가고 있다. 삼성의 효율보다 애플의 기회가 요청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삼성이 더 효율적으로 일하지만 애플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산업시대는 효율이 중요하고 정보시대는 기회가 중요하다. 효율보다 기회가 중요한 사회가 되면 구조론의 선택하기가 부각된다. 세상이 구조를 부르므로 우리가 응답해야 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2600 애드거 앨런 포 image 4 김동렬 2020-03-11 4392
2599 죽음의 게임 1 김동렬 2019-10-18 4391
2598 바른말 하는 사람을 믿지 마라 3 김동렬 2018-12-23 4391
2597 김경수의 좌절 2 김동렬 2021-07-21 4381
2596 나의 인생영화 30 14 김동렬 2020-02-10 4355
2595 이제는 세계가 한국을 배울 때 image 2 김동렬 2020-11-03 4351
2594 이재명과 이낙연 3 김동렬 2021-07-15 4349
2593 조선일보 양상훈의 윤석열 심기관리 김동렬 2022-08-04 4339
2592 아테네 스파르타 대한민국 김동렬 2021-07-27 4336
2591 조국 가스라이팅 김동렬 2021-06-02 4328
2590 공황장애와 사회멀미 1 김동렬 2019-03-01 4326
2589 한동훈이 이선균 죽였다 image 3 김동렬 2023-12-27 4315
2588 주호민, 말년, 기안 배신이 가장 쉬웠어. 김동렬 2023-07-29 4311
2587 공자의 길로 가라 김동렬 2021-07-26 4308
2586 직관적 사유의 훈련 image 6 김동렬 2018-10-01 4308
2585 탈북여성의 착각 2 김동렬 2021-06-18 4305
2584 방향성에 목숨을 걸어라 김동렬 2021-06-15 4304
2583 설거지론은 또 뭐야? 4 김동렬 2021-11-01 4295
2582 푸틴의 실패와 좌파의 각성 김동렬 2023-06-25 4292
2581 원자폭탄 맞은 일본 1 김동렬 2023-06-20 4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