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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김동렬*
read 9055 vote 0 2012.10.21 (18:25:01)


서로 다른 종이라도 진화 방식은 같아 (연합)

 

"진화는 예측 가능한 것인가, 아니면 우연한 사건들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인가?"라는 오래된 의문에 대해 과학자들이 "예측할 수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고 사이언스데일리가 보도했다.

코넬대학과 함부르크 대학 연구진은 `카데놀라이드'라는 강력한 독을 가진 식물을 먹이로 삼는 딱정벌레와 나비ㆍ나방, 파리, 노린재 등 4개 목(目)에 속하는 곤충 18종을 조사한 결과 모두 한 가지 방식으로 적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카데놀라이드는 금관화와 지황 등에 들어있는 유독 성분으로 거의 모든 동물 세포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나트륨펌프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치명적인 효과를 갖고 있다.

나트륨펌프는 필수 효소가 세포막을 드나들며 중요한 양분인 나트륨과 칼륨을 운반할 때 작동하는데 카데놀라이드는 효소와 결합해 기능을 마비시키기 때문에 세포가 기능을 멈춰 심각한 손상을 가져온다.

연구진은 18종의 곤충들을 관찰한 결과 이들이 카데놀라이드에 저항하기 위해 몇 가지 일정한 방법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모나크 나비와 잎벌레 한 종은 나트륨ㆍ칼륨펌프(Na,K-ATPase) 유전자의 특정 돌연변이 N122H에 의해 카데놀라이드 내성을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N122H 돌연변이는 카데놀라이드와 나트륨펌프 효소의 결합을 줄인다.

 "모나크나비가 카데놀라이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이미 알고 있던 터라 역시 카데놀라이드에 내성을 가진 딱정벌레와 파리, 노린재도 같은 해결책을 사용하는지 밝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나트륨펌프 유전자의 분자적 변화를 관찰해 네 가지 목(目)의 곤충 모두에서 N122H 돌연변이가 일어난다는 사실 외에 18종 가운데 11종에서는 같은 유전자에 두번째 돌연변이가 일어난다는 것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는 실로 놀라운 정도의 진화 반복이자 독성에 대한 내성 진화가 극소수의 효과적인 선택을 통해 일어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유전자 변화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배양중인 세포에 나트륨펌프 한 개씩을 첨가하고 카데놀라이드를 주입했다.

그 결과 돌연변이가 세포에 독성 저항력을 주고, 돌연변이를 두 번 일으킨 경우에는 저항력이 두 배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나트륨펌프의 표준 유전자는 모든 곤충에 기본적으로 같은 것이며 심지어 포유류도 비교적 수정되지 않은 형태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나트륨펌프가 수억년 전 공동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며 대부분의 동물 기능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배경에서 출발해 각기 다른 목의 곤충들이 지난 3억년 동안 카데노이드를 함유한 자기만의 식물에 적응해 저항력을 진화시켜 왔으며 무수히 많은 경우 똑같은 유전자에 변화를 일으킨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들은 "만일 진화의 녹화 테이프를 거꾸로 돌린다면 결과는 같게 나올까?"라는 생물학자 스티븐 J. 굴드의 유명한 질문을 상기하면서 "테이프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지만 최소한 수백만년간의 진화적 분기를 되돌아 보고 분자 수준에서조차 엄청난 반복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밝혔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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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가 우발적인 여러 현상들의 무질서한 집합이 아니라, 실은 구조론의 모듈복제 원리에 따라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며, 심지어 새의 날개나, 박쥐의 날개나, 곤충의 날개가 모두 같은 상호작용패턴에서 촉발되며, 그러므로 인간은 초파리보다 진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은 제가 옛날부터 했던 이야기입니다.
 
초파리 유전자를 산의 정상에서 굴려놓고 산의 기슭에서 찾으면 인간이 발생하여 돌아다니는 것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이건 비유적인 표현.. 이런 비유도 정색하고 달려드는 밥통들 꼭 있음..표현이 아닌 구조를 보란 말이지.. 
 
제가 게시판에 쓰는 이야기는 항상 얼마 후에 학계에서 비슷한 방향에서의 보고가 올라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학계보다 상당히 앞질러 가 있는 거죠. 거기에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
 
유전자는 먼저 환경을 읽고 그 환경에 대한 대응행동을 조직합니다. 상호작용이죠. 고래의 지느러미나 물고기의 지느러미나 모두 물속 환경을 유전자가 읽은 것이며 작동 메커니즘은 다르지만, 근본 상호작용원리는 같기 때문에 인간이 바퀴벌레 수준이었을 때 만들어진 모듈을 나중에 재구성해서 쓰는 거죠.
 
진화하면서 새로운 유전자집단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옛날것을 변형시켜 씁니다. 마찬가지로 제대로 쓰여지지 않고 창고에 처박힌 쓰레기 유전자더미도 많죠. 그리고 특별한 경우 그 사용되지 않는 유전자가 발현하여 초능력과 유사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박쥐처럼 초음파를 듣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사용하지 않는 인간의 유전자 더미를 잘 뒤져보면 별의 별 쓸만한 것들이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효율적이므로 그 기능들을 모두 쓸 수는 없죠. 스마트폰에 100만 개의 앱이 있더라도 실제 다운받아 쓰는 것은 대여섯 개 정도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많이 쓰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래유.
 
서로 다른 동굴에 사는 동굴생물은 이 동굴에서 저 동굴까지 헤엄쳐 간 것이 아니라 그냥 강에 살다가 동굴을 만나면 눈이 퇴화하도록 애초에 설정되어 있었어요. 인체의 기관은 모두 막대한 자원을 소모하므로 사용하지 않는건 꺼두는 기능이 있는 거죠.
 
'세상은 마이너스다'라는 우주의 근본 원리, 곧 '진리'에 의해 진화는 항상 마이너스 방향으로만 일어나므로, 뻔히 예측이 가능한 거죠. 플러스가 일어난다면 예측이 불가능한데 마이너스기 때문에 소년 탐정 김전일이 '범인은 이 안에 있다'고 외칠 수 있는 거죠.
 
진화는 예측되기 때문에 알 수 있는 바 인간은 무한히 진화하지 않습니다. 외계인이 있다고 해도 과연 인간보다 뛰어날까요? 그건 어리석은 겁니다. 인간이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 이유는 개체를 진화시키는 것보다 공동체를 진화시키는 것이 낫기 때문입니다.
 
개체가 사자의 용맹, 독수리의 날개, 거미의 여섯개 눈, 문어의 8개 다리, 곰의 발톱, 코끼리의 힘을 모두 가지는 것보다 그냥 개인은 약하나 고도의 협력플레이를 하는게 더 낫습니다. 물론 협력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진화해야 하지요.
 
진화는 마이너스이므로 무진장한 진화는 없고, 자원이 고갈되면 진화는 스톱입니다. 물론 자원이 고갈되었다 해도 잘 찾아보면 또 쓸만한게 어딘가 남아 있으므로 그 한계가 정확히 어디까지인지는 잘 모르죠. 그러나 인간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외계인 종의 출현은 없습니다. 단 인간보다 더 잘 협력하는 특이한 존재는 가능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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