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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503 vote 0 2009.05.08 (00:24:24)

144P 구조체의 판정

(본문 144페이지 벼베기 설명을 보완합니다.)

구조는 저울이다. 저울은 판정한다. 판정은 사건의 판정이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까? 사건은 갑과 을의 사이에서 작용반작용 관계로 일어난다. 이때 갑과 을이 멀리 떨어져 있다면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존재는 사건이다. 사건은 점점 커진다. ‘반복≫연속≫가역≫분할≫순환’으로 사건의 복잡도는 증가한다. 사건의 크기를 반영하는 정도에 따라 기계장치의 집적도 역시 증가한다. 이때 갑과 을의 멀고 가까운 거리가 문제로 된다.

● 반복은 갑과 을이 완전히 떨어져 있는 상태
● 연속은 갑과 을이 표면에서 살짝 닿아있는 상태.
● 가역은 갑과 을이 교착되어 팽팽하게 맞서있는 상태.
● 분할은 갑과 을이 한 덩어리로 엉켜 있는 상태.
● 순환은 갑과 을이 완전히 하나가 된 상태.

사건이 일어나려면 갑이 을에 작용해야 한다. 이때 갑이 을을 건드리면 을이 뒤로 밀려서 위치를 이탈한다. 그러므로 더 이상은 작용할 수 없다. 작용하려면 갑이 행동을 한번 더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

종이에 글을 쓰려면 연필이 종이를 눌러 점을 찍어야 한다. 이때 종이가 뒤로 밀려버리면 글을 쓸 수 없다. 그래도 반복작업으로 글을 쓸 수 있다. 이때 글자는 반복된 점들의 집합이 된다.

점을 반복해 찍는다면 효율적이지 않다. 연속해야 빠르게 작업할 수 있다. 연속하려면 갑과 을은 접촉을 유지해야 한다. 을이 뒤로 밀려나지 않아야 접촉이 유지된다. 도마 위에 놓인 무처럼.

이때 갑과 을이 접촉되어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반복 작업은 불가능하다. 칼과 도마 위에 놓인 무의 거리가 약간 떨어져 있어야 반복적인 썰기는 가능하다. 그러므로 비반복이면 연속이다.

가역은 그 갑과 을의 접촉이 심화되어 씨름선수가 서로의 샅바를 잡듯이 교착된 상태다. 이때는 가역현상이 일어나서 갑이 정지하고 을이 움직여도 같은 효과가 일어난다. 반작용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총이 총알을 발사한 후 노리쇠는 개스의 힘을 이용하여 자동으로 다음 총알을 장전한다. 농구선수가 드리블을 할때 공을 튀기면 공이 저절로 튀어올라준다. 즉 힘이 반대방향으로 작용하므로 가역인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갑과 을의 관계가 밀접한 정도에 따라 분할, 순환으로 집적도는 증가한다. 농구선수가 드리블을 한다면 공은 나의 밖에 있다. 그러나 총이 총알을 발사한다면 총알은 내 몸 안에 들어와 있다.

로보트 태권 브이가 주먹을 발사한다면 내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이것이 분할이다. 순환은 구름이 비가 되어 내려도 여전히 지구의 일부를 이루듯 떨어져 나가도 그대로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심장이 피를 내보내면 피는 심장에서 떨어져 나가지만 여전히 피는 혈관조직 안에 존재한다. 투수가 공을 던지면 공은 떨어져 나가지만 여전히 공은 투수와 포수로 이루어진 ‘배터리’ 안에 존재한다. 순환이다.

말이 달린다면 말의 다리는 지면을 반복하여 구른다. 자동차가 달린다면 바퀴는 지면을 연속하여 밀어낸다. 칼로 연필을 깎는다면 칼질은 반복된다. 이때 칼과 연필은 붙었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가위로 종이를 자른다면 연속적으로 자른다. 이때 가위와 종이는 계속 붙어있다. 자동연필깎기라면 연필을 고정시키고 칼날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칼날을 고정시키고 연필을 회전시킬 수 있다. 이것이 가역이다.

중요한건 여기서 효율성에 비례하는 사건의 크기다. 반복은 비효율적이다. 연속은 효율적이지만 일방의 힘만 사용한다. 가역은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므로 연속보다 두 배로 효율적이다.

축구선수는 일방적으로 공을 날려보내야 하지만, 농구선수의 드리블은 공이 저절로 튀어오르므로 가역원리에 따라 더 적은 힘을 사용한다. 대부분의 기계장치들은 가역원리를 이용하여 힘을 절약한다.

이때 가역할 수 있느냐가 문제로 된다. 즉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할 수 있느냐다. 역이용하기 위해서는 작용측과 반작용측의 밸런스가 필요하다. 이쪽이 50이면 저쪽도 50이어야 한다.

부채질을 할 때 부채를 한쪽 방향으로 흔드는 경우와 양쪽 방향으로 흔드는 경우를 비교할 수 있다. 실제로 부채질을 해보면 알 수 있다. 부채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보내는 힘이 같아야 한다.

왼쪽과 오른쪽으로 교대로 부채질하는 힘의 크기에 약간만 차이가 나도 힘은 두 배로 든다. 완전히 같아야 한다. 톱질을 할 때 한국톱은 당길 때 힘을 주고 서양 톱은 밀 때 힘을 준다. 그러므로 힘이 두배로 든다.

그러나 흥부내외가 박을 탈 때는 부부가 동일하게 힘을 주므로 힘이 훨씬 덜 든다. 반작용의 힘을 이용하므로 힘이 절반만 든다. 가역을 위해서는 정교한 밸런스 조정이 필요하다.

가역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측의 되먹임 곧 피드백정보가 중요하다. 네이버 백과사전은 가역개념을 양자역학까지 동원해서 어렵게 설명해 놓았는데 여기서는 ‘feedback’ 개념으로 쓰였다.

갑과 을 사이에 사건이 일어난다면 을의 역정보가 갑의 행동을 역으로 규정하는 것이 가역성이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명령을 내린다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올리는 보고가 가역성, 아랫사람의 보고를 받지 않는 것이 비가역성이다.

중요한건 판정이다. 존재는 저울이고 저울은 판정한다. 반복은 1회의 작용후 판정한다. 판정결과에 따라 2회의 작용여부가 결정된다. 연속은 판정을 생략하고 사전에 작업량이 지시된 만큼 계속 작용한다.

● 반복 - 1회≫판정≫2회판정≫3회
● 연속 - 1회≫2회≫3회

가역은 상대방측에서 역정보가 올라오므로 사전에 작업량을 지시할 필요조차 없다. 상대방측에서 보내오는 피드백 보고가 작업을 멈추라고 지시할 때 까지, 사전제한없이 계속 작업한다.

씨름을 한다면 안다리나 밧다리 기술을 거는 것은 반복, 기술이 걸린 상태에서 상대가 넘어질때까지 계속 밀어붙이는 것은 연속, 상대가 넘어지면 비로소 멈추는 것이 가역이다.

분할은 그 상대측이 나의 일부를 구성하므로 상대방의 보고를 들을 필요조차 없다. 내가 내 호주머니의 돈을 쓴다면 상대방의 의사를 물을 필요가 없이 내 돈이 바닥날때까지 계속 쓸 수 있다.

순환은 그 돈을 아무리 써도 닳지 않는다. 쓴만큼 저절로 채워진다. 총은 분할시스템이므로 총알이 바닥나면 쏠 수 없다. 전기는 순환시스템이므로 아무리 써도 발전소에서 저절로 전기가 충전된다.

언제판정하는가? 반복은 매번 판정해야 하고, 연속은 사전에 정해둔 기한이 만료되면 판정해야 하고, 가역은 상대측에서 역정보를 보내올 때만 판정하면 되고, 분할은 이쪽의 에너지가 완전히 바닥날 때 판정한다.

순환은 판정이 필요없다. 자원이 저절로 보충되기 때문이다. 판정을 할 때 마다 시스템을 스톱시켜야 하므로 판정횟수는 적을수록 좋다. 판정은 개입이다. 덜 개입하고 더 많은 효과를 얻는 만큼 더 효율적이다.

순환시스템이 완전하다. 지구생태계는 순환시스템이므로 수 십억년 전에 처음 생명이 탄생한 후 생명의 진보는 계속되고 있다. 한번 생명의 스위치가 켜진 이후 지구상에서 생명의 불이 꺼진 적은 없다.

생명은 영원한 불이다. 꺼지지 않는 불이다. 생명의 순환시스템이다. 샤프연필은 심이 다 소모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 분할시스템이다. 연필 심이 전부 소모되면 새로 심을 주입하면 된다.

재봉틀은 반복시스템이다. 작업이 끝나면 멈춘다. 작업이 끝날 때 까지는 쉬지 않고 작업할 수 있다. 빨대는 연속시스템이다. 컵에 든 크기가 일정한 정량의 물이 소모될 때까지 연속하여 빨아들일 수 있다.

인간의 호흡은 한계가 있으므로 무제한적인 연속작업은 불가능하다. 어쨌든 폐활량이 큰 사람은 더 많은 연속작업을 할 수 있다. 폐활량에 의해 연속작업의 작업량이 제한되는 것이다.

그러나 물레방아라면 떡이 다 될때까지 쉬지않고 방아를 찧을 수 있다. 떡이 완성되면 방아를 스톱시켜야 한다. 가역작업이다. 가역은 작업이 완전히 끝나야 비로소 시스템을 멈춘다.  

젓가락은 반복시스템이다. 반찬 한개를 집어올릴 때 마다 판단해야 한다. 젓가락이 가장 비효율적이다. 칼로 도마 위의 무를 채썰기 한다면 반복시스템이지만 사과를 깎을 때는 연속적으로 깎는다.

대신 칼이 움직이는 만큼 사과를 손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요는 판정할 때 마다 멈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요리사가 도마위의 무를 빠른 속도로 썰어도 칼의 방향이 바뀌는 만큼 순간적으로 멈춘다.

그러한 방향바꾸기의 순간적 멈춤에 의해 시간과 공간의 크기가 탄생한다. 빛이 절대속도를 가지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 멈춤이 비효율을 낳는다. 구조를 집적하는 단계를 높이면 그 멈춤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1]무위

2009.05.09 (14:05:39)

미묘한 분석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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