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read 5113 vote 0 2004.08.24 (22:13:08)

세계는 '시야'로 만들어져 있다. 나의 '관측범위'가 곧 나의 '세계'이다. 시야의 크기가 곧 세계의 크기다.

세계는 피사체와 렌즈 그리고 그 사이를 넘나드는 빛과 필름, 그 사이에서 차단하는 셔터들로 이루어져 있다.

당신의 세계에서 피사체는? 당신의 렌즈는? 당신의 셔터는? 당신의 필름은? 그리고 당신의 빛은 무엇인가?

당신의 빛은 빠르거나 느릴 것이다. 당신의 필름 감도는 예민하거다 둔감할 것이다. 당신의 셔터는 닫혀 있거나 혹은 열려 있을 것이다.

당신의 렌즈는 곡률을 가진다. 더 많이 휘어져 있거나 혹은 바를 것이다. 당신의 피사체는 대역을 가진다. 그 주파수의 대역은 넓거나 혹은 좁을 것이다.

어쨌든 당신은 당신의 세계 안에서 당신의 그 무언가를 포착하는데 성공하거나 혹은 포착하는데 실패할 것이다.

나의 취향을 말하면 나는 새벽이 다르고 아침이 다른, 혹은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른 날씨의 미묘한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것이 이 좁디 좁은 세계를 조금 더 넓게 사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고 믿는다. 더 민감하게 나의 세계에 틈입하는 피사체들을 포착하는데 성공하곤 한다.

먼저 우주가 있다. 그리고 세계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세계는 ‘주관의 세계’이다.

내가 눈을 뜨면 세계가 나타나고 내가 눈을 감으면 세계가 소멸한다. 이는 인식론의 영역 에 해당한다.

물론 '세계'를 객관적인 의미로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주관적인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객관적으로 표현하려면 '우주'라고 하는게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291 신을 위한 변명 2002-09-10 4578
290 글을 읽거나 씀에 있어서 2002-09-10 3970
289 문명의 거품 2002-09-10 3887
288 문명의 두 힘 - 엔진과 브레이크 2002-09-10 3944
287 아제옹의 무성의한 오독을 탓하며 2002-09-10 3581
286 소유와 무소유 2002-09-10 4167
285 신은 존재한다 2002-09-10 3951
284 바른 말함/바른 들음 2002-09-10 3893
283 인연과 언어 2002-09-10 4581
282 삿된 길과 바른 길 그리고 모색 2002-09-10 4204
281 참된 자유란 무엇인가? 2002-09-10 3922
280 새로운 형태의 삶의 방식을 창조함에 있어서-Q&A 2002-09-10 3550
279 어떤 글에 대한 글 2002-09-10 3611
278 여성은 왜 아름다운가? 2002-09-10 5612
277 7조는 누구인가? 2002-09-10 4118
276 임시보관 2002-09-10 4469
275 군도 2002-09-10 3582
274 지성과 소유 2002-09-10 3704
273 깨달음에 대하여 2002-09-10 3548
272 4차원 이야기 2002-09-10 4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