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9001 vote 0 2008.01.17 (16:28:23)

친유신당의 창당에 대해
하느님이라면 유시민을 어떻게 써먹을까?

유시민이 창당일정을 서두르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정치실험의 본질은 자연인 유시민의 대구공략에 있기 때문이다.(노무현 5년의 평가가 아니라) 과거의 연속선상에서가 아니라 과거는 지워버리고 원점에서 새로 출발하기다.

나는 유시민에게 진정으로 묻고 싶다. 당신은 과연 대구에도 사람이 있다고 믿는가? 대구사람을 믿는가? 인간을 믿는가? 대구의 마음을 훔칠 자신이 있는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대구사람이 될 생각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아기가 되어야 한다. 백지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외부에서 얻은 성과를 자랑하면서 화려하게 입성하려 해서 안 된다. 금의환향이 아니다. 돌아온 탕자도 아니다. 그냥 소박한 한 명의 대구사람일 뿐이어야 한다.

대구가 유시민을 발견해야지(큰바위얼굴처럼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유시민이 대구를 계몽해서는 안 된다. 대구가 유시민을 이용해야지 유시민이 대구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대구의 본심과 진정으로 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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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왜 탈당했는가? 호남당(?) 간판으로 대구에 출마하는 것은 대구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함의가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은 박정희 대 김대중의 대결구도였다.

대구사람은 그동안 박정희에게 투표한 거다.(김대중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호남당(?) 간판달고 대구에서 출마한다면 이번 총선 역시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한번 질문하는 셈으로 된다.(지겹게 들었던)

친노신당으로 대구에 출마해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박정희가 독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하고 묻는 셈이 된다. 과거에 무수히 물었던거 또 묻는대서야 될 말인가? 그러므로 대구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답은 나와있다. 대구가 박정희 콤플렉스를 버리지 못하고 ‘박정희가 저쪽사람들에게 없신여김 받는다는데 우리가 들고일어나서 실력행사를 해야하지 않겠어.’ 하고 생각한다면 유시민은 말도 못붙여보고 쫓겨난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된 지금.. 대구사람이 박정희 콤플렉스를 버리고.. ‘박정희 문제는 다 지나간 일이고 대구도 이제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면 대구는 유시민을 조금은 받아들일 것이다.

필자 개인의 판단으로 말한다면 대구가 여전히 박정희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지만.. 바둑에도 응수타진이라는 것이 있듯이 지금쯤 한번 테스트 해보고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마침 유시민이 적당하다.

친노신당의 조기창당은 이러한 선거의 본질에 물타기 하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된다. 과거 부산사람이 압도적인 노무현 지지에도 불구하고 허태열을 찍은 이유는 부산이 지나치게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노무현이 싫어서 허태열을 찍은 것이 아니라.. 만인의 시선이 특정 지역을 주목했기 때문에.. 지역이 없신여김을 당하지 않게 한다면서 뭔가 보여주려 한 것이다. 시골사람 특유의 고집과 오기를.

● 우리가 노무현을 찍어서 당선시키면 대한민국이 우리를 우러러보게 될 것이다. (이는 합의하기 어려운 목표다.)

● 우리가 허태열을 찍으면 전국이 여론의 힘으로 지역사람을 깔보고 좌지우지 하려는 시도를 못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합의하기 쉬운 목표다.)

공격과 수비가 있다. ‘노무현 찍어서 존경받기’는 공격적 목표고 ‘허태열 찍어서 자존심 지키기’는 수비적 목표다. 공격은 달려나가야 하므로 행동통일 어렵고 수비는 내앞에 오는 공만 차내면 되므로 행동통일 쉽다.

정치의 본질은 집단의 의사결정이다. 이 경우 유권자는 무조건 합의하기 쉬운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어떻게든 행동통일을 하여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뭔가 결론을 내려는 경향이 있다. 반드시 퇴행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전국이 다 들고 일어나서 합천의 일해공원을 비난하면 합천이 주목을 받고 주목받으면 당연히 합천사람은 대한민국 모두가 반대하는 그 짓을 기어이 하고만다. 그 순간 합천이 대한민국을 이긴 셈으로 되기 때문이다.

친노신당이 탄생하여 수성구가 전국적으로 주목받으면 ‘대한민국 대 수성구’의 싸움이 된다. 이 경우 수성구 사람들은 똘똘 뭉쳐서 약자인 수성구를 편들게 된다. 그 결과는 유시민의 패배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신당을 만들어도 친노신당이 아닌 친유신당이어야 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약자를 편들기 때문에 약자의 포지션에 가서 동정표를 얻어야 이길 수 있다. 유시민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서울사람, 충청사람, 호남사람이 수성구에 우르르 몰려와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서울말, 충청말, 호남말로 수성구 사람들 붙잡아놓고 함부로 설득하려 한다면? 외부인을 끌어들이는 그 자체로 반칙이다. 공정하지 않은 시합으로 여긴다.

창당을 해도 친노신당이 아닌 친유신당을 하는 것이 맞다. 과거에 얻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버려야 한다. 백지상태에서 완전히 새로 출발해야 맞다. 대구에서 유시민은 갓난아기여야 한다.

외부에서 얻은 명성을 이용하여, 외부세력의 힘으로 대구를 접수하려 든다면, 대구를 날로먹으려 든다면.. 대구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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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입장에서 생각하라. 하느님이 유시민을 크게 써먹으려 한다면 어떤 용도로 써먹을까? 노무현 5년의 업적을 홍보하는데? 아니면 불모지 대구에 새로 교두보를 설치하고 경상도를 둘로 쪼개서 새롭게 판을 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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