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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880 vote 1 2012.05.23 (19:01:29)


자유게시판 다원이님 글을 옮깁니다.

하단에 중요한 내용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되돌이 후두신경 (recurrent laryngeal nerve)

 

재미난 신경 이야기입니다.

 

이건 뇌에서 직접 뻗어나오는 신경들 중 하나인데, 후두의 근육을 움직이게 하여 말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신경이죠. 목 수술을 할 때 이넘을 잘못 건드리게 되면 후두 근육이 마비되어 말을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기죠. 근데 이 신경이 뇌에서 나와 후두(Larynx)까지 가는 경로가 참말로 요상합니다.

 

 q11.JPG

 

노란색 선이 바로 그 신경인데요… 머리에서 목구멍까지 직접 가지 않고, 한참 아래에 있는 심장(정확하게는 심장에 바로 붙은 대동맥궁)까지 내려가서 대동맥궁을 한바퀴 돌아서 위로 올라와서리 그제서야 후두에 도달하는 것이죠. 위 그림은 사람의 경우고요.. 기린을 함 보시죠.

 q22.JPG

 

붉은 선은 심장과 동맥이구요… 이번엔 검은 선이 바로 그 신경인데, 뇌에서 멀리 떨어진 심장을 한바퀴 돌아 다시 후두로 갑니다. 경로는 사람과 똑같습니다. 뇌에서 후두까지 약 4.5 미터를 달려야 할만큼 길이가 엄청 길다는 차이 뿐… 아마 기린은 ‘헤헹’ 하고 울어야겠다 맘먹으면 한참 후에 목소리가 나올 듯…ㅋ

 

왜 이렇게 우스꽝스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린이나 사람이나 모두가 옛적에 물고기로부터 진화하였기 때문입니다. 둘 모두 ‘공통조상’에서 유래했다는 것이죠. 이 신경이 물고기에서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함 볼까요?

 q33.JPG

어류에서 보면(위쪽 그림) 뇌에서 출발한 미주신경 가지들이 심장에서 뻗어나온 동맥궁을 통과해서 아가미 쪽으로 갑니다. 물고기에선 당연 최단거리죠. 그런데, 세월이 흘러 점차 사지동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아래쪽 그림) 심장의 위치가 점점 입과 멀어지게 되는데, 이미 걸쳐있는 신경을 잘랐다 다시 붙일 수는 없으니, 신경도 조금씩 늘어나는 적응이 누적된 것이죠. q44.JPG

 

뭐, 요즘도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깔끔한 디자인은 아닌 것이죠. 지적설계론자들이 할 말을 잃어버리는 대목이기도 하구요. 동물을 ‘종류대로 창조’했다면 하나님도 저런 이상한 구조로 만들지는 않았겠죠. 하수구도 관을 싱크대에서 침대 밑으로 끌고 들어가 침대 다리를 휘감고 나와 다시 하수구 구멍에 갖다 박는 배관공이 있다면, 일당 받기는 글렀을 겁니다

 

###

 

지적설계론은 구조론에 의해 매우 간단히 격파될 수 있습니다. 다 구조론을 몰라서 하는 소린데 지적설계론을 뒤집으면 그게 구조론입니다.

 

◎ 지적설계론 - 처음부터 복잡했다. 이상하다.
◎ 진화론 - 처음 단순한 것이 차츰 복잡해졌다.

 

지적설계론이 진화론을 반박하는 방법은 처음부터 복잡한 구조를 찾아서 증거로 들이대는 겁니다. 예컨대 아주 간단한 원생동물의 꼬리에 첨단 발명품 같은 고성능 모터가 부착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게 이상하다는 거죠.

 

그런데 구조론은 처음부터 복잡했고 이후는 복제되었으므로 매우 쉽다는 이론입니다. 즉 지적설계론자들이 처음부터 복잡했다는 사실을 들어 그것이 이상하다는 주장이 틀렸고 그건 매우 당연하다는 거죠.

 

◎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이 가장 복잡하다.

 

이게 구조론입니다. 아이폰이 어렵고 갤스는 쉽습니다. 설사 갤스의 기능이 아이폰보다 복잡하다 해도 그게 자랑이 아니라는 거죠. 요즘 갤노트는 확실히 기능이 뛰어납니다. 근데 그건 안 쳐주는 거에요.

 

유재순이 초고를 쓰는게 어렵고 전여옥이 해먹는건 쉬워요. 흔히 착각하는데 처음이 제일 어렵습니다. 바둑을 처음 발명한 사람과 프로기사 9단 중에서 누가 뛰어날까요? 바둑을 처음 발명한 사람이 더 고수입니다. 근데 실력은 9급이에요.

 

구조론으로 보면 인간은 초파리보다 진화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유전자가 프로그램을 베끼기 때문입니다. 최초에 하나의 생명모듈이 만들어지는데 그것보다 복잡한 모듈은 이 우주 안에 없습니다.

 

복잡하다는건 단순히 복사해서 잔뜩 붙여넣기 한건데 패턴분석을 해보면 간단히 나오거든요. 아무리 복잡한 프랙탈 구조라도 프로그래머는 잠시만에 뚝딱 만들어 냅니다. 붙여넣기만 반복하면 되거든요.

 

Ctrl+C -> Ctrl+V

 

그럼 최초의 복잡체는 어디서 나왔는가? 그것은 오색이론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5개의 포지션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5개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안 되기 때문에 아무 것도 아니거든요.

 

4개의 포지션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5로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사람은 손가락이 다섯이지만 그 이전의 양서류는 손가락이 3개라고 칩시다. 근데 잘 살펴보면 다섯입니다.

 

발가락이 한 개라도 다섯 개입니다. 나머지 네 개는 숨어있는 것입니다. 혹은 다른 부위가 대신하는 겁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 대신하는 거죠.

 

이 우주 안에 원자나 소립자의 구조보다 더 복잡한 것은 없습니다. 슈퍼 컴퓨터라도 최초의 트랜지스터보다 복잡하지 않아요. 단지 양을 잔뜩 많이 만들어서 좁은 곳에 빽빽하게 집어넣은 거지요.

 

프로그램이 아무리 복잡해도 0과 1입니다. 1+1=2보다 복잡한 수학은 우주 안에 없습니다. 1+1=2은 1보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1은 매우 복잡한 숫자입니다. 1은 생략된 거고 정확하게 나타내려면 (±1/1)이라고 써야 합니다.

 

1이라고 할 때 자연수 1이고 자연수의 정의를 끼고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복잡한 겁니다. 그래서 현대의 첨단 디자인은 점점 심플해지고 있는 겁니다.

 

실이 엉켜 있으면 복잡하지만 풀어보면 단순하거든요. 아무리 복잡하게 엉켜있는 실도 실마리는 하나입니다. 이건 절대적이지요. 거미줄이 아무리 복잡해도 꽁무니에서 나온 하나의 선입니다.

 

◎ 구조론의 명제 –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것만큼 복잡한 것은 없다.

 

왜냐하면 가장 단순한 것은 그것을 정의해야 하거든요. 환경과의 관계를 나타내야 한다는 말이지요. 2는 쉬워요. 1의 옆이라고 하면 됩니다. 1은? 1을 설명하려면 GPS 좌표를 찍어줘야 합니다.

 

◎ 먼저 온 철수 – GPS 좌표 상의 위도와 경도를 불러줘야 한다.
◎ 나중 온 영희 – 철수 옆에 있다고 하면 된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복잡한 겁니다. 진화가 가능한 최초의 생명체 모듈이 지구에 탄생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

 

우리 사회에 전여옥이 사건 같은 특허권, 저작권 분쟁이 왜 일어납니까? 인간들이 가장 단순한게 가장 복잡하다는걸 몰라요. 뭐든 맨 처음 온 넘은 단순하게 만들고 뒤로 갈수록 복잡해집니다. 허나 이는 겉보기 등급에 불과합니다.

 

◎ 세팅 – 복잡하다.
◎ 작동 – 쉽다.

 

겉보기 등급으로 보지 말고 진실의 눈을 떠야 합니다. 처음 1층 짓는게 어렵고 2층부터는 쉬워요. 그냥 조낸 올리면 되는 거지요.

 

1층은 적당한 대지를 알아봐야 하고, 맹지가 아닌지 조사해봐야 하고, 터를 다져야 하고, 기초를 놓아야 하고 조낸 일이 많습니다. 1층은 전부 외부환경과의 관계를 다자인하는 겁니다.

 

먼저 상수도와 하수도 끌어들여야 하고, 전봇대도 끌어와야 하고, 인터넷도 되어야 하고, 케이블TV도 들어와야 하고, 주변에 쇼핑몰 들어서는지 공장이 들어서는지 확인한 다음에 집을 짓는 겁니다.

 

한넘이 터 닦아서 지으면 뒤에 온 넘은 쉬워요.

 

구조론은 마이너스입니다. 맨 처음이 가장 어렵습니다. 맨 처음 온 넘이 해야할 일은 구조의 딜렘마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근데 생명의 역사 수십억년 동안 아직 이거 해결이 안되었어요.

 

그래서 생물은 수명이 정해져 있고 암수가 나누어져 있는 겁니다. 영원히 산다든가 이런건 아직 해결이 안 되어 있습니다. 계속 세포를 죽이고 새걸로 바꾸고 이런짓을 한다 말입니다.

 

7년이 지나면 인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바뀝니다. 뼈도 갈아요. 이런 낭비를 왜 하느냐?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느냐? 갈아버리는 김에 뇌 속의 데이터도 싹 갈아버리지 왜 그러냐?

 

뇌도 갈아버리면 기억력이 복구될텐데 뇌 속의 데이터를 안 갈아줘서 갈수록 치매증세가 생긴다 말입니다.

 

근데 거북이는 등껍질은 갈지 않아요. 조개도 뼈를 갈아치우지 않습니다. 구조의 딜렘마는 특히 조개를 보면 알 수가 있는데 조개가 입을 벌리면 이물질이 들어와서 진주가 생깁니다.

 

진주가 생긴다는 것은 인간 입장에서는 횡재지만 조개 입장에서는 망한 거에요. 외부의 이물질이 신체 내부로 침투한 거죠. 조개가 입을 조금만 벌려야 하는데 왕창 벌려서 내장이 다 드러나는 판입니다. 매우 취약하죠.

 

내부를 보호하려면 닫아야 하고 닫으면 성장할 수 없고 골치아픈 거에요. 조개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며 취약합니다. 해결이 안 됩니다.

 

무슨 뜻인가? 처음 지구상에 진화형 생명모듈이 탄생했을 때 구조가 가장 복잡하고 더 이상 진보한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도무지 해결된게 없잖아요. 인간은 백년도 못 삽니다. 왜? 해결이 안되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갈아버리는 낭비를 저지릅니다. 왜? 해결이 안 되어서. 암수라는 이상한 시스템도 있습니다. 왜? 해결이 안 되어서. 그거 원래 해결 안 되는 거에요.

 

무슨 뜻인가? 지적설계를 했다면 그것부터 해결해야지요. 인간 수명은 한 1만년이 적당하겠고. 넘 적나? 100만년은 어떻소? 가장 기초적인 문제가 전혀 해결이 안 되어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세계관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 지적설계론 – 애초부터 복잡했다. 이상하다.
◎ 진화론 – 단순한 것이 점차 복잡해졌다.
◎ 구조론 – 처음 만들어진 진화형 생명모듈부터 복잡했고 그것을 복사해서 붙여놓기 했으니 겉보기 등급만 복잡해졌을 뿐 내막적으로는 더 복잡해지지 않았다. 진화는 전혀 복잡해지는게 아니다.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 하는 정도를 늘려갈 뿐이다.

 

바둑판은 가로세로 19개로 총 361로가 있습니다. 이창호와 이세돌이 그 바둑판으로 바둑을 두었는데 1만국을 두면서 수만가지 묘수가 나와도 바둑판은 그대로입니다. 바둑이 복잡해진게 아니에요.

 

바둑이 복잡해졌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바둑을 둘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하수들이 바둑을 더 복잡하게 둡니다. 고수들은 정석대로 두기 때문에 3시간 동안 대국을 해도 승부처는 두어곳에 지나지 않습니다.

 

레고블럭으로 어떤 형태를 만들어도 더 복잡해진게 아닙니다. 레고블럭은 똑같아요. 만약 복잡해졌다면 레고블럭이 요철법을 쓰지 않고 볼트와 너트를 쓴다거나, 혹은 용접을 한다거나, 혹은 종이처름 접고 구부리는 방법을 쓴다거나, 그 외에 압연, 연삭, 주물, 프레스 등을 하는건데 레고블럭은 용접도 접기도 구부리기도 볼트도 못도 쓰지 않습니다.

 

생물의 진화는 바둑판이 2D에서 3D로 복잡해진게 아니고 단지 고수가 장시간 바둑을 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

 

그렇다면 인간은 왜 이러한 착각을 하는가? 그것은 환경을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떡을 먹다가 땅에 떨어뜨렸는데 모래가 밖혔습니다. 더 복잡해졌습니까? 아니죠.

 

물이 흐르는데 둥근 대롱을 흐르면 둥근 모양이 되고 네모홈을 흐르면 네모모양이 되는데 물이 복잡해졌는가? 아니죠?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복잡해진 겁니다.

 

 

0q133674_071.jpg

 

카멜레온이 복잡한 무늬를 만들면 더 복잡해졌나요? 천만에. 그냥 거울처럼 비친 겁니다.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진화란 거울의 방에 들어간 거에요. 굉장히 복잡하죠. 이소룡 나오는 영화 용쟁호투처럼.. 근데 걍 거울이에요. 복잡하긴 뭐가 복잡해. 거울은 깨버리면 됩니다. 자 이제 분명해졌습니다.

 

지구에 처음 나타난 진화형 생명모듈과 고도로 진화한 인간의 차이는? 딱 하나입니다. 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있다는 거. 즉 아주 간단한 최초의 생명모듈을 여러 환경에 놓아본 겁니다. 그거 쭉 연결해 놓은게 진화입니다.

 

원시생물은 하나의 환경에만 적응합니다. 인간은? 물 속에서도 헤엄치고 공중에도 번지점프하고 나무에도 올라가고 땅위에도 뛰어다닙니다. 인간이 가장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므로 인간이 가장 진화한 존재입니다.

 

즉 진화란 하나의 생명모듈을 여러 환경에 두루 놓아본 것, 거울의 방을 지나간 것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덩치가 큰 것이 아니고 고집이 센 놈도 아니고 번개처럼 빠른 넘도 아닙니다.

 

오직 하나. 물이면 물, 땅이면 땅, 공중이면 공중, 더위면 더위, 추위면 추위 기타등등 여러가지 환경을 동시에 장악하고 그 무궁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변신괴물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환경이 세계에서 제일 복잡합니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고. 게다가 세계 5대악질인 미일중러북에 낑겨 있어요. 가장 많고 다양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특수체질입니다. 훈련되어 있습니다. 이게 중요한 거죠.

 

구조론의 관점에서 진화의 정의 - 진화란 생명모듈이 변화되는 여러 환경을 장악하고 각각 대응해 가는 능력을 발달시켜 가는 것이다.

 

 

 

 

 

 

 

 0.JPG

 

http://gujoron.com




[레벨:10]다원이

2012.05.23 (20:01:16)

의학에서 진화의 거울에 비춰봐야만 설명이 되는 일이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치는 구조론이라는 조명을 비춰야 참모습이 드러납니다.
좋은 글에 늘 감동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5.23 (20:07:15)

인간과 바퀴벌레의 차이는?

인간은 다국적군이고 바퀴벌레는 빨치산입니다.

 

근데 총들고 싸우는건 같아요.

인간은 바퀴벌레 백만 마리를 모아서 각각 다른 임무를 준 거에요.

 

바다바퀴벌레 육지바퀴벌레 공중바퀴벌레 등등 백 만마리 바퀴벌레가 대규모의 부대를 이루고 있는 겁니다.

단지 양만 늘어난건 물론 아닙니다.

 

각자 포지션이 다르고 편제가 있거든요.

인간이 알고보면 하나의 그룹이고 집합체라는 인식을 얻어야 합니다.

 

인간 안에 보병도 있고 포병도 있고 공병도 있고 다양한 보직이 있는 겁니다.

근데 전방의 독립중대나 후방의 육군본부나 군바리들 짬밥먹고 돌아다니는건 같죠.

 

[레벨:4]juseen

2012.05.23 (20:51:29)

전송됨 : 트위터

 구조론에 의한 진화론은 개발방법론과 유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5.23 (21:37:34)

발명 발견 뿐 아니라 모든 창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소설이든 시든

하나의 기본 모듈을 만든 다음 이것을 여러 상황에 두어보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축적해 가는 거죠.

그냥 산에도 놓아보고 강에도 놓아보는 것이 아니라

산 다음에 강 하는 식으로 순서대로 가야 산맥을 발견합니다.

 

문제는 학교에서 창의력 교육을 할때 이런 점을 간과한다는 거죠.

그냥 네멋대로 해봐.. 찌지고 볶고 해봐.. 이건 아니죠.

 

중요한건 완전성.. 하나의 모듈을 완성시켜야 하며

그 안에는 기승전결이 갖추어져 있어야 해요.

기승전결은 원래 원형이정 곧 봄여름가을겨울에서 나온 거에요.

 

내부에 기승전결이 갖추어지면 그것을 외부의 봄여름가을겨울에 놓아보는 거에요.

내부의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외부의 산 하늘 바다 들 숲에 놓아보는 거지요.

 

창의는 그 전개과정에서 새로운 질서를 획득하는 형태로 일어납니다.

내부에 나침반의 지침과 같은 가장 단순하고 완전한 질서가 갖추어져 있을 때

 

외부의 보이지 않는 질서와 반응하여 소리를 내며

그 질서를 찾아내는 것이 창의입니다.

 

그러므로 창의력 교육을 한다면서 산으로 들로 바다로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하는 것은

거기서 네멋대로 해라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소리가 나는지 보는 겁니다.

 

창의력이 있는 아이는 당연히 소리를 내게 됩니다.

그냥 떠올린 기발한 아이디어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아이디어 따위는 개나 줘버려요.

중요한건 반응하는 겁니다.

 

뜨거운 가슴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섬세한 촉각이 있어야 해요.

 

성질 더러운 넘이 창의합니다.

예술가들은 대개 한성질 하죠.

 

이외수 선생도 성질이 더러워서 요즘 여옥에게 육두문자까지 베풀더군요.

 

[레벨:4]eastmerit

2012.05.23 (22:07:41)

동렬 선생님 글에 바둑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동렬님도 바둑 두시는지요? ^^;

[레벨:3]LBori

2012.05.24 (15:15:54)

전송됨 : 트위터

나도 바둑 좋아하는데 ㅎㅎ 실력은 6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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