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카페게시판에서 - 미학적인 접근

예컨대 목수가 깨달아서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목수가 될 뿐이고, 개도 깨달을 수는 있지만 개가 깨달으면 훌륭한 사냥개가 될 뿐이고, 각자가 주어진 자기 그릇 안에서 그 완성을 향해 줄달음칠 뿐이라는 말입니다.

백기완 이야기가 나왔는데, 백기완을 한 사람의 목수로 보면 도목수인데, 목수의 대장은 목수들의 세계 안에서는 왕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통령과도 맞장을 뜨는 것이며, 그 목수라는 영역범위 안에서는 백기완의 삶의 일관성을 담보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백기완이 정치를 하겠다고 국회의원에 출마를 해서 그 ‘목수의 세계’를 벗어나서도 계속 왕초행세를 하다가는 박살이 난다는 거죠. 그러므로 애초에 그 자기의 영역범위를 잘 정해놓아야 합니다. 미학이란 그 정해진 자기영역 안에서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일관성이죠. 백기완의 삶에서 일관성이 있느냐? DJ를 야단친 것과 같은 강도로 노무현을 야단치고 있으니 자기 기준으로는 일관성이 있는 셈이죠. DJ는 봐주고 노무현만 씹는다거나 이러면 안되죠. 그런 식으로 나오면 가짜이죠.

어쨌든 백기완은 그 삶에서 일관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즉 아름답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미학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유지 크리슈나무르티라는 양반이 가짜라는 뜻은 그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겁니다. 제멋대로죠. 일관성이 없어요. 즉 예수의 말이 옳고 그르고 간에 예수 기준으로는 일관된 삶을 살았고 이는 석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석가가 활약하던 시대는 언어도 문자도 문법도 논리도 체계도 없던 시대입니다.

유지 크리슈나무르티라는 양반이 석가의 일부 발언에 오류를 트집한다는 것은 그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무기로 트집을 잡는 거에요. 이런건 반칙이죠. 또 섹스 운운하는 것도 저열한 거에요. 애도 아니고 말이죠.

하여간 진짜와 가짜는 쉽게 판명됩니다. 물론 저번에 결국 가짜로 판명된 진품명품의 5억짜리 고려청자처럼 제법 사람을 속일 수 있는 경우도 드물게는 있습니다만 대개는 5분 내로 판명됩니다. 연장을 들고다니면 다 가짜에요.

결론적으로 깨달음은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형태로 있지 않을 뿐, 석가와 예수는 진짜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형태의 진짜가 아닐 뿐..유지 크리슈나무르티는 가짜입니다. 어디 갖다놔도 가짜에요.

가짜란 경계를 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각자의 영역이 있는데 그 영역 안에서는 제법 대접을 받지만 그 경계를 넘어서면 보편성테스트를 당하게 되는게 가짜는 그 경계면에서 자빠지는 거죠.

예컨대 사이비교주도 자기 신도들 앞에서는 진짜이고 대접을 받지만 그 울타리를 넘어서는 즉 자빠지죠. 그러나 김수환추기경이나 성철스님이라면 그 경계를 넘어서서도 여전히 아름답지요. 하여간 백기완은 적어도 가짜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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