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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양을 쫓는 모험
read 3856 vote 0 2012.04.26 (13:42:42)

 

1. 이광재, 판을 제대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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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매일경제에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20&newsid=20120423174527922&p=mk)

 

다들 알고있는 것처럼 이광재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대법원 유죄판결을 받아 지난해 1월 도지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현재는 중국 베이징 칭화대학에서 유학중이라고 한다. 그런 그가 책 출간을 위해 잠시 한국에 체류중에 한 인터뷰였다. 내용이 다소 길지만 다음 부분은 주목해 볼만하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패배한 요인을 꼽는다면.

▶우선 한미FTA 폐기 주장으로 중도층을 잃었다. 지식인과 중산층 표를 잃었다. 두번째는 강정마을 사건으로 집권세력이 되는데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여기에 북한 로켓 발사로 안보 불안까지 겹치면서 수권정당으로서의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세번째는 김용민 후보가 조기 사퇴하지 않아서 기독교를 자극했고 부활절까지 맞물렸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연대 대한 평가는.

▶야권연대는 민주당에게 득이 되기도 했지만 손실도 가져왔다. 이번에는 선거연대만 해야 했고 정책연대는 합의가 가능한 가장 낮은 수준에서 했어야 했다. 그런데 한미FTA 등 양당의 입장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무리하게 정책연대를 했다.

 


- 해군기지 건설로 논란을 빚은 강정마을 문제에 대한 생각은.

▶역사적으로 볼 때 해양분야에 강한 나라가 강대국이 됐다. 제주도는 정말 요충지다. 다만 국민투표를 좀 정직하게 하지 못한게 문제였다. (경주에 들어설) 방사성 폐기물 장소 유치 때도 보면 처음에는 실패했다가 인센티브 3000억원을 주는 시스템을 법으로 만들어 극복했듯이 해군기지도 인센티브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당의 한미FTA에 대한 국민 반응을 평가한다면.

▶농촌지역이라고 해서 FTA문제에 대해 민주당의 주장이 통한 것이 아니다. 말을 바꾼 신뢰의 문제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반미(反美)로 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 출처 : 2012.4.23 매일경제 "안철수 보다…" 이광재 前강원지사 `충격발언` -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20&newsid=20120423174527922&p=mk)

 

 

 

2. 왜 졌는가?

 

이광재는 이번 총선판을 제대로 보는 몇 안되는 범야권 인물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제대로 보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가 패배의 원인으로 꼽은 한미FTA나 강정마을 사건은 범야권에서는 반MB의 호재로 판단하고 덤벼들었지만 MB의 덫에 빠져 역공을 당한 셈이다. 정권심판이 되어야 할 총선이 엉뚱한 잇슈로 흐트러지고 말았다.

 

분명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저쪽은 박근혜라는 대권후보가 진두지휘하는데, 이쪽은 뚜렷한 대권후보가 없으니 강력한 리더쉽으로 상황을 통제하기가 어려웠다. 박근혜라면 "내가 대통령 되면 한자리 줄테니까 이번 선거에서 빠지시게!" 라며 공천딜 신공을 펼칠수 있겠지만, 문재인에겐 그럴 힘이 없었다.

 

뿐만아니다. 이광재도 언급했지만 진보당과의 연대는 정치적인 선택의 폭을 더욱 좁게 만들었다. 그 연장선에서 한미FTA와 강정마을 구럼비사건이 있다. 양쪽이 연대하기로 했으니 어떤 사건이 생기면 합의하기 쉬운 쪽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FTA문제로 진보당과 분열이 일어나면 오히려 연대를 안한만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니까.

 

이 모든게 결국 민주당과 진보당을 아우르는 대권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 경선을 먼저하고 총선을 치뤘다면 모를까 일이 이렇게 된 걸 어쩌겠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감수하고 가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드러난 것은 투표율 55%에서 우리가 이만큼 표를 모았다는 것이다. 대선이라면 투표율 못해도 10%는 더 나온다. 쪽수로도 밀리지 않는다. 반면 박근혜는 묘수를 써서 이겼다. 당명 바꾸고, MB와 선긋고, 손수조-문대성 공천했다. 황당한 아이디어지만 보수진영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박근혜에겐 족쇄가 될 것이다. 묘수의 맛을 봤으니 다시 위기에 빠지면 묘수를 찾게 될 것이다. 묘수의 유혹을 떨칠 수 있을까? 바둑에서 묘수 두 번이면 지는 거다.

 

말하자면 저쪽은 이번에 이겼지만 다음에 이길 확률이 낮아진 것이고, 이쪽은 졌지만 다음에 이길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그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

 

 

3. 노무현을 극복의 대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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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로 봐도 민주당-진보당의 연대가 불안정하기도 했지만, MB가 제대로 찌른 것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지난 한명숙-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당시 TV토론회를 연상하게 한다. 잘못된 시정으로 서울시 재정을 몰락하게 만든 오세훈이 이 모든 것은 참여정부 탓으로 돌리면, 되려 한명숙이 해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뭔가 뒤바뀌었다.

 

대한민국을 비리로 얼룩지게 한 MB가 되려 한미FTA, 구럼비 폭파하면서 "이것도 결국 노무현이 시작한 일이잖아!" 라고 탓하면, 민주당은 변명해야 하는 처지에 이른다. 눈치보며 노무현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참여정부때 시작한 거 맞다. 그러나 잘못된 결정이었다. 혹은 우리는 노무현을 극복해야 한다." 이런식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정동영 이거 하다가 망했다.

 

문제의 본질은 '옳다', '그르다' 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 이미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것이다. 정말 뭔가 잘못을 해서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잘한 게 없어서 문제가 된다. 비리나 잘못은 새누리당이 훤씬 더 많이 저질렀다. 저쪽에 트집잡히지 않으려고 몸사리다보면 행동반경이 좁아지고, 그러다가 새누리당이나 언론으로부터 공격당하면 오히려 아군으로부터 더 혹독하게 공격당하는 구조. 하여 분열될 수 밖에 없는 악순환. 


논리의 덫에 빠져버리면 이미 지는 거다. 이런 프레임이 보이는가? 이게 안보이면 더이상 나아갈 수 없다. 공포심을 넘어서야 한다. 상황을 주도해야 한다. 이광재는 그것을 보았고, 때문에 이광재가 필요하다.

 

 

 

4. 신화의 대결

 

이미 노무현은 방향을 제시했다. 그 방향으로 가면 된다. 그러나 우리가 잠시 의심을 하는 그 순간에, 혹시 노무현이 틀리면 어쩌지? 라고 생각할 때, 노무현과 거리를 두어야 하나? 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분열된다.


참여정부에서 잘 한 일은 노무현이 방향을 잘 잡아서 잘 된거고, 참여정부때 시작했지만 잘못된 일은 저들이 잘못된 방법론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면 국민이 승리한다. 온전히 믿는 쪽이 승리한다. 어차피 신화대결이다. 저쪽은 박정희 신화, 이쪽은 노무현 신화다.

 

범 야권은 민주당과 진보당으로 나뉘어 있다. 민주당은 정규군이고 진보당은 별동대다. 알렉산더가 수가 훨씬 더 많은 다리우스의 페르시아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군대를 둘로 나눠 한쪽에서 기병으로 전열을 흐뜨리고, 다른 한쪽에서 공격하는 양동작전이었다. 군대를 둘 로 나누는 것은 신뢰의 축이 있어야지만 가능하다. 그렇지 못하면 오히려 각개격파 당하고 만다.

 

노무현이 죽어가며 남긴 신뢰의 씨앗. 그것이 승리의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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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3]sunbee7

2012.04.30 (20: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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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모님.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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