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read 5239 vote 0 2002.10.11 (13:45:16)

미(美)를 이해한다는 것은 의미(意味)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곧 깨달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낮은 수준에서 미는 직관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수용된다. 언어와 문자를 포함한 모든 기호로 미는 전달된다. 1차적으로는 외부에서의 전기신호가 인체의 신체감관을 통해 수용되고 전달된다.

거기에 인간이 진화과정에서 얻은 축적된 경험으로서의 2차적인 반응이라 할 조건반사와 다양한 정서적 대응으로도 수용되거나 전달된다.

정리하면 미는
■ 낮은 차원에서 미는 축정된 경험에 바탕한 직관적 정서반응이다.
■ 높은 차원에서 미는 의미(意味)다.

낮은 차원에서의 미를 분석하면
■ 1차적으로 신체감관을 통해 감각적 전기신호로 전달 및 수용된다.
■ 2차적으로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얻은 조건반사에 기초한 인체반응이다.
■ 3차적으로 성장과정에서의 축적된 경험에 기초한 정서적 대응이다.

높은 차원에서의 미를 분석하면
■ 위 1,2,3 차 단계를 통해 수용된 정보를 분석, 가공하여 언어와 문자 등 다양한 기호로 수용 및 전달된다.
■ 위 모든 단계를 거쳐 정보를 '단계적으로 추상화하는 방법'으로 임의의 정보전달체계에서 의미라는 이름의 메시지를 싣고 전달할 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은 외부에서 전달된 화학적 전기신호를 수용하여 단계적 추상화과정을 통하여 정보전달체계에 메시지를 싣는 방법을 터득했으며 그것을 의미(意味)라 하고 그 의미가 잘 실어져 전달되는 것을 '미'라고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높은 차원에서의 미란 새로운 방법으로 메시지를 실어서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내었다는 것이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쉬운 방법은 언어와 문자를 이용한 명령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제적인 명령은 수용자에 의해 거부된다. 눈을 감고 귀를 막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메시지를 거부해버리는 것이다.

미란 무엇인가? 그것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수용자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메시지가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최근 북한 응원단이 아시안게임을 맞아 부산을 방문하고 있다. 그들은 미녀이다. 그 미모 뒤에 숨겨진 메시지를 우리가 거부할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이미 눈으로 봐버렸기 때문이다. 이렇듯 거부할 수 없는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느냐이다.

미학이란 무엇인가? 강제적인 명령이 아닌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었는가의 여부이다.

사람들이 다투어 루이뷔똥을 사고 구찌가방을 산다. 아무도 강제 하지 않았는데도 그것을 사게 된다. 이것이 미의 위력이다. 아무도 강제하지 않았는데도 북한 미녀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이것이 미의 위력이다.

이렇듯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태로 메시지를 감추어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내어 이를 소설이나 영화나 그림이나 조각이나 상품에 반영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작품성이다 혹은 예술성이다 하며 그 미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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