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read 4025 vote 0 2002.09.10 (12:05:06)

철학이 죽은 시대에, 여전히 철학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한 벗을 만날 수 있다면 기쁨이겠습니다. 인터넷에도 많은 철학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만, 관심을 끄는 하나의 진짜를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철학의 이름으로 말해지는 그것들은, 과거 철학이 제법 인기있었을 때의 찌꺼기를 추수하려는 삭은 것들의 양로원이기 십상입니다.

지식분자의 노회함은 있어도 순수는 없고, 사색가의 구애됨이 없는 자유스러움은 있어도 칼날같은 진정성은 없고, 메이커 있다는 수입품 문장들은 활개를 치고 있지만, 갈고 닦아 세련되어진 거기에 진리탐구의 열정은 없습니다.

달변과 영악함으로 무장하고 저마다 뽐대고 있지만, 이미 철학이 쓸모있는 기술이 되고 먹물든 자의 밥벌어먹을만한 연장이 된지 오래되었습니다.

그것들은 철학의 이름으로 가공되고 있기는 하지만, 잘해봤자 역사학의 한 분야로 철학사에나 속해야 할, 삭은 것들입니다. 지금 시대에 와서 공자를 논한들, 마르크스를 논한들 이미 흘러가버린 역사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낡은 것에서 새것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진짜라면 미래와의 교감이어야 합니다. 철학은 예측의 기술이어야 합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며, 조율하지 못하는 철학은 이미 철학이 아닌 것입니다.

피 토하는 심정으로, 진리 앞에서 목숨을 거는 한 사람의 진짜를,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헤매듯이 갈구. 그렇지만 세월은 사정보아주는 일이 없어, 해는 지고 젊은 날의 열정은 식고, 종국에는 전설만 남게 될 것입니다.

훗날 누군가가 거기 사람이 지나갔더래는 자취라도 발견할 수 있다면, 길이 있는데까지는 가보는 것입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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