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아직도 정동영, 문국현에 미련이?

요즘 같은 때는 정말 정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도 가끔 의견을 물어오는 분이 있는데 저로서도 난감하지요.

이만하면 거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도 정동영, 문국현에게 미련을 가진 분들이 있군요. 정동영, 문국현들은 당선되어도 곤란입니다.

이런 경우는 순수하게 민주주의 원리 그 자체를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민주주의 원리는 소수의 동의를 전제로 한 다수파의 지배입니다.

어떻게든 다수파에서 대통령이 나와야 합니다. 소수파가 연합을 하든 어떻게 하든 산술적인 다수를 끌어내야 합니다. 우리가 소수라면 정권 내주는게 맞지요.

30퍼세트 대통령은 나와서 안 된다는 말입니다. 설사 정동영이 운으로 당선된다 해도 30퍼센트 대통령인데 이 경우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없지요.

정통성 없는 노태우가 턱걸이 당선 후 어떻게 되었습니까? 민정당의 참패가 무엇을 의미합니까? 30퍼센트 대통령을 당선시킨 쪽은 총선에서 필패입니다.

산술적으로야 뭐 정동영도 약간의 가능성이 있지만 이 상황에서는 우리가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대통령제가 가지는 원초적 위험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미국은 연방제라는 특수상황이 있어서 대통령제가 무리없이 돌아가는 것입니다.

원래 이 인구규모로 내각제가 아니면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DJ 노무현 같은 천재는 확률적으로 잘 없습니다. 30년에 한 번입니다.

무리가 있다는걸 알면서 분단과 독재의 경험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대통령제를 하는 거지요. 제도가 무리한 데 일이 술술 잘 풀리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요.

설사 정동영이 운으로 당선된다 한들 이 구도로 총선패배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30퍼센트 대통령이 총선에 패배하고 무슨 일을 제대로 하겠습니까?

30퍼센트 대통령은 만들지 않는게 맞습니다. 국가의 재앙이지요. 그 재앙을 불러들인 고약한 자는 반드시 총선에 지게 되어 있고 바로 탄핵됩니다.

그 재앙을 한나라당이 불러들이면 그 책임을 물어 우리가 응징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정동영, 문국현을 앞세워 그 재앙에 참여할 수는 없지요.

질 게임을 확실하게 져야 이길 게임을 이길 수 있습니다. 원래 이 나라는 20프로 안팎의 진보와 30프로의 보수가 50프로의 중도를 놓고 싸우는 구조입니다.

2번 연속 소수파인 진보가 DJP연합과 후보단일화라는 특수한 방법으로 정권을 냈는데 국민의 야당선호 심리상 기본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지요.

그래도 이기는 방법은 있지만 그 방법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딱 하나 뿐이고 DJ와 호남은 그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긴장 풀렸고 절실하지 않다는데 어쩌겠습니까? 혼자서 독식하고 싶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정동영이 반미, 자주, 통일노선으로 가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동기부여할 과감한 공약을 하고 투표율을 끌어올리거나 아니면..

정통성에 문제가 생기는 40퍼센트 이하의 지지로 턱걸이 당선할 경우 2년 내로 4년 중임 중선거구제 개헌을 공약하고 다당제 하의 연합정부를 구성할 것이며..

개헌에 실패하면 2년 내로 대통령직에서 사퇴한다는 정도의 과감한 뭔가를 내주면 젊은 층에서 약간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저는 제가 책임질 수 없는, 총선참패와 탄핵사태로 이어질, 국가적 재앙의 30퍼센트 대통령을 만드는데 협력할 생각이 없습니다.

다만 한나라당과 이명박이 끝끝내 그 재앙을 불러들인다면 응징하는 길을 선택하겠습니다. 이 상황이라면 저는 0번 만들어서 노무현 찍고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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