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read 3547 vote 0 2002.09.10 (11:05:43)

사랑에는 세가지가 있다.

'에로스의 사랑'과 '아가페의 사랑' '필리아의 사랑'이 그것이다.

에로스의 사랑은 공간 상에서 자기를 넓혀 나감이요
아가페의 사랑은 시간 상에서 자기를 지켜감이요
필리아의 사랑은 의미의 차원에서 자기를 가꾸어내기다.

애정 - 에로스의 사랑은 애욕으로부터 촉발되고
연민 - 아가페의 사랑은 모성본능으로부터 유도되고
우정 - 필리아의 사랑은 인격성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러나 진정으로 말한다면
사랑은 인간존재의 불안정성에서 비롯한다.

그대가 빛나는 금을 얻으려 하면 에로스이며
이미 얻은 금을 누리고자 하면 아가페이며
빛나는 금에 걸맞게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필리아가 된다.

세상에는 분명 빛나는 가치가 있다.
고결하고 위대한 가치가 존재한다.
더없이 아름답고 멋진 것이 있다.

사랑은 본래 애욕으로부터 혹은 모성본능으로부터 각성되는 것이지만
결국 인간으로 하여금 그 빛나고 아름답고 위대한 가치를 향해
이끌게 하는데 인간에게 사랑을 부여한 신의 의도가 깃들어 있다.

사랑으로 하여 인간은
혹은 애욕을 달성하려다가 혹은 본능을 충족시키려다가
빛나고 아름다운 것을 깨닫게 된다.

또는 끝내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혹은 돈을
혹은 미인을
혹은 쾌락을 탐하기로 시작하지만

신이 인간에게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뜻은 다른데 있다.

그것은 부단한 자기향상이다.

에로스가 묻느니
'그대 자신을 찾았는가?'
아가페가 묻느니
'그대 자신을 버렸는가?'

필리아가 이르니
'그러나 머물러 있다면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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