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read 6002 vote 0 2002.09.10 (10:40:58)

"대박을 터뜨립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대박 터뜨리세요."

복 받는 것으로 부족하다. 대박이 아니면 안된다. 지난 한해 대박을 바라고 뛰었건만 남은 것이 쪽박이다. 달리 뾰족한 수가 없으므로 올해도 대박을 바라고 뛰어볼 일이다.

그런데 福이 뭐지? 국어사전을 보니 '좋은 운수'가 복이란다. 어디서 행운이 찾아오기를 바랠 일인가? 천만에, 역사이래 사지 않은 복권이 당첨된 일이 없다. 배팅하지 않는 경주에 999를 먹는 일은 없다. 당기지 않은 슬롯머신이 잭팥을 터뜨리는 일은 없다.

복을 바랜다면, 먼저 일어서야 하고, 먼저 다가가야 하고, 먼저 접촉해야 하고, 먼저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 복은 앉아서 받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서 쟁취하는 것이다. 다가가기 위해서 먼저 저 낯설은 타자와 인사트는 기술을 배워두지 않으면 안된다.

어떻게 저 낯설고 생경한 곳에 다가가, 인사트고 화해하고 접촉하고 마침내 행운을, 대박을, 횡재를, 행복을 쟁취해 낼 것인가?

나는 인간을 평가하는 기준을 세가지로 든다. 하나는 그 인간의 언어사용범위요, 둘은 그 인간의 표정연출 방법이요, 셋은 그 인간의 돈 쓰는 방식이다.

언어사용범위가 넓은 이는 진리와 역사와 신과 인사를 터놓는 자이니 진리가 다가와 복을 준다. 표정연출이 다정한 이는 친구들과 널리 인사를 터놓는 사람이니, 친구가 찾아와 복을 준다. 돈을 제대로 쓰는 이는 수많은 기회들과 인사를 터놓는 사람이니 마침내 성공의 기회가 찾아온다.

언어가 협량한 자는 진리가 외면할 것이며, 표정이 굳은 자는 사람들이 외면할 것이며, 돈쓰기에 협량한 자는 기회가 외면할 것이니 어디서 복이 찾아올래도 들어올 대문이 없다.

복을 바랜다면 먼저 복에게도 기회를 주라. 대문을 열고 손님을 맞으라. 복권을 사고 주식에도 투자하라. 정보를 얻어 견문을 넓히고 내 모르는 낯설은 것에 관심을 가지라.

돈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고 자유는 인간을 향상시킨다. 궁극적으로는 돈도 행운도 노력도 자기향상을 위해서만 존재한다. 인간은 향상해서 무엇하는가? 맨 위에 이르런다. 맨 위에 무엇이 있는가? 신과 신의 진리가 있다. 신을 만나 소통하는 것이 삶의 궁극적 목적이다.

윤리는 인간이 타인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위험이 가득했던 과거의 윤리는 그 엄격함으로 하여 낯설은 타자와 접촉하는 데서 촉발되는 위험을 방지하기가 주 목적이었다.

문명의 발전으로 하여 위험이 감소한 작금에 이르러서 윤리는, 우리와는 다른 타자와 접촉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어야 한다. 어떻게 생각이 다른 사람과, 성별이 다른 사람과, 북한 사람, 여성, 외국인, 이교도, 장애자에게 다가가고 인사하고 접촉하고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알으켜 준다.

돈이 있는 자는 자유가 있으니, 그 자유로 기회를 살 수 있고, 그 기회가 복이 될 것이다. 깨달음이 있는 자는 마음의 자유가 있으니 그 어떤 낯설고 다른 사람에게도 용기있게 다가갈 수 있어 그 낯설은 접촉이 복이 될 것이다.

새해에는 돈을 벌어서 자유를 얻든지, 자유를 얻어서 기회를 사던지, 영혼의 깨달음으로 낯설은 사람과 친구되는 방법을 배우던지, 어케든 대박을 터뜨리고 볼 일이다.

그래서 쪽박을 쓰게 되면 어쩌라구? 2002년은 월드컵이 있는데 어케 대박이 안되겠나 믿어보는 거지 모! 아서라 말아라 뒤에서 구시렁거린다고 별수 있간? 허허 인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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