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24840 vote 0 2007.10.22 (19:55:14)

진짜 친노는 죽었는가?

22일자 경향신문 네컷만화 장도리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여권 후보들이 이쪽에 모여서 로또복권을 나눠가지고 있는데 저쪽에서 이명박이 로또복권을 팔고 있더라는 이야기다. 씁쓸하다. 로또를 사는 이쪽 후보들이나 파는 저쪽의 이명박이나 허당이기는 매 한가지다. 물론 돈은 로또를 파는 사람이 벌겠지만.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는 말이 시중에 떠도는 이유는 그 말이 옳기 때문이 아니라 뭔가 의미심장한 데가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진짜 하나가 출현하면 아류와 모조품이 백 개도 넘게 등장한다. 확실히 노무현 정부의 출범 이후에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현상들이 무수히 나타났다. 그리고 그 현상들이 노무현 때문이라고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관계가 있다.

노무현 이후 나타난 현상들 중 하나는 지갑 주우려 드는 껍데기 정치인의 등장이다.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 덕분에 가장 횡재한 자가 전여옥이다. 전여옥의 히트 원인은 이렇다. ‘노무현은 언행이 신중하지 않다. 말 함부로 하기 시합을 하면 전여옥이 이긴다. 그러므로 전여옥은 노무현 급이다.’ 허튼소리이기는 하나 표피적으로는 말 된다. 속임수지만 한나라당 추종자들에게는 먹힌다. 노회찬의 경우도 비슷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을 잘해서 눈길을 끌었는데 말로 눈길을 끄는 정치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식이다. 궤변이지만 찌질이들에게는 먹힌다.

정치판에 사이비 나도밤나무들이 너무 많다. 문제는 대중들이 노무현의 진면목을 이해 못한다는데 있다. 그들은 노무현이 우연한 행운을 얻었다고 여긴다. 나도밤나무들이 일제히 노무현을 흉내 내자 정치판이 점차 로또판으로 되어간다. 서민적 이미지의 노무현이 뜨니까 서민적 이미지만 얻으면 된다는 식이다. 진실을 말하자. 대중과의 소통능력을 가진 참된 지성인과 대중의 막말 수준에서 굴러다니는 쓰레기 아류들은 본질에서 다르다.

그들 사이비들은 대중의 성향이 가볍다고 믿는다. 대중은 가볍기 때문에 가볍게 노무현을 찍었고 이번에도 가볍게 이명박을 찍을 것이며, 그러한 대중의 가벼움이 한 번만 더 변덕을 부리면 자신에게도 로또 당첨의 영광이 주어질 것으로 믿는다. 천만에! 대중은 가볍지 않다. 이것이 나의 주장이다.

설사 대중이 어리석게 이명박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결코 가벼운 결정은 아니다. 노무현이 위대한 대중의 시대를 열었고 이명박이 그런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것은 가벼운 결정이 아니라 거함이 대양을 만나 크게 방향을 트는 무거운 흐름이다.

역사는 권위주의에서 탈권위주의로 가고 있다. 노무현이 그 서막을 열었다. 이명박 역시 탈권위주의 맥락에 있다. 이회창, 박근혜의 권위주의와는 확실히 다르다. 문제는 이명박에게 지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의 대중은 단지 대중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시대를 원했을 뿐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다. 마빡이 정종철이 국회의원에 당선 되고 콧수염 김흥국이 청와대 주변을 기웃거리면 그것이 대중의 시대가 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진정한 지성의 모습은 원래 탈권위주의다. 이명박도 탈권위주의 흐름에 편승하고 있지만 껍데기일 뿐이다. 이명박의 본질은 기득권 권위주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지금 대중은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지 못하고 있지만 적어도 흐름은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 흐름은 무거운 흐름이다.

이러한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읽지 못하는 막장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 로또정치가 정당정치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노무현의 부정적 효과다. 로또장사를 처음 개업한 집단은 궁물들이다. 염동연, 이강철 류 사이비 친노들은 인간 그 자체가 로또다. 정청래, 미키루크가 잽싸게 이들의 수제자로 나섰다. 김한길, 이강래들은 ‘염동연 이강철이 긁은 복권 나라고 못 긁으랴’는 식이다. 심지어 점잖은 김근태까지 로또정치로 나섰다. 어거지 통합만 하면 이긴다는 김근태의 발상 자체가 로또다. 이기명, 명계남은 한 동안 엇길로 가더니 요즘은 조신해졌다.

노무현은 대중과 소통하는 지성인이다. 그리고 노무현 주변에서 벤치마킹 하는 그들은 대중과의 소통능력이 없다. 가짜다. 전여옥 노회찬이 일회성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만 표피적인 수준에서일 뿐이다. 그들은 지성인이 아니다.

막장정치, 로또정치, 지갑줍기 정치, 아니면말고 정치 그만두어야 한다. 독고탁 이 분은 무슨 로또를 팔려고 그러시는지 계속 안개를 피운다. 최택용 이 분은 ‘꽝이 된 것은 친노주류 로또였지 내 로또는 꽝 아니다.’며 하면서 뭔가를 내밀어보이고 있다. 김석수 이 분은 생뚱맞게도 문국현 로또가 경마나 경륜 보다는 그래도 배당이 높다며 주절대고 있다. 김혁규 로또, 강운태 로또에 이어 허경영 로또 나오신다. 이러기인가? 막 가자는 건가?

이들이 숭상하는 교는 노무현교다. 그러나 그들이 숭상하는 대상은 지성인 노무현이 아니라 행운의 노무현이다. 이들은 노무현이 단지 행운으로 대통령이 되었으며 노무현을 잘 벤치마킹 하면 자기들도 행운을 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나는 말한다. 노무현은 행운을 잡은 것이 아니며 당신들은 신기루를 쫓고 있다고. 당신들은 아직 노무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노무현의 방법은 시대의 호흡과 일치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방법이라고. 두 번 노무현은 없다고.

당신은 진짜 친노인가? 진짜라면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진정한 승리는 정권재창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주의의 완성에 있다는 사실을. 어느 게 더 가치 있는가? 집권 한 번 더 하는 것 보다 노무현의 드라마를 아름답게 완성하는 것이 더 가치 있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추한 모습 보이지 말자는 거다.

우리가 기어이 완성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노무현이 지난 5년 간 진정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다. 노무현이 대통령 하려고 청와대 갔나? 당신은 아직도 그렇게 믿고 있나? 그렇지 않다. 진짜는 따로 있다. 노무현은 그 하나의 진짜를 위해 청와대를 이용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임기 끝났다고 노무현이 끝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노무현의 가치는 여전히 날아오르고 있다.

노무현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참 지성인이다. 새로운 지성의 전범을 창출한 것이다. 여기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노무현의 진짜는 위대한 대중의 시대를 여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지금 이명박 엇길로 새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깨닫게 되어 있다. 대중은 위대하다. 그 대중을 믿어야 한다.

우리에게 노무현이 있는데 무엇이 두렵다는 말인가?

정치중독이 심해서 하루라도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 증세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무라도 밀어주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분들이 정동영을 밀든 문국현을 밀든 상관없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했던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정치라는 울타리에 가두어 두기에는 너무 크다. 정치 바깥도 좀 생각하고 살자. 위대한 대중의 시대는 정치판 바깥에서 최종적으로 완성된다. 문화로 완성되고 집단지성으로 완성되고 대중의 진심과 소통하는 소통의 양식으로 완성된다. 정치판 안에는 답이 없다.

정녕 그대들은 조금도 설레지 않는다는 말인가?

노무현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혔다. 위대한 시대가 온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는 대중의 자발적 참여가 만드는 집단지성의 완성에 있다. 그 문화와 양식의 완성에 있다. 수평적 소통구조의 완성에 있다.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과, 최고의 예술가와, 최고의 스승과, 최고의 미디어와, 최고의 정치지도자와 평범한 국민이, 그 국민의 진실된 마음이 바로 만날 수 있게 길을 뚫어주는데 있다. 노가다 십장 하던 삽질맨이 대통령 된다고 대중의 시대가 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이 시대에 한국인들은 진정 무엇을 원하는가? 이 시대가 위대한 대중의 시대라고 선언하고 싶어 한다. 그 수단으로 이명박을 이용하려 한다. 그러나 그렇게 선언하고 그 다음에는? 대중의 시대가 되면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그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 콘텐츠가 없다. 그들은 노무현의 표피만을 보았기 때문에 위대한 대중의 시대가 진정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개념이 없다. 그냥 만세만 부르고 끝내려는 것이다. 대중의 시대를 선언하고, 대중이 주도권을 잡고, 그 다음 단계의 계획은 애초에 그 설계도를 그린 노무현 그리고 그 노무현의 진심과 소통할 수 있는 진짜 친노들만이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대중의 욕망에 불을 지른 장본인은 노무현이다. 어찌 애프터서비스가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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