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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론의 탄생

알아야 행동한다. 인식 다음에 실천이다. 인간의 실천은 동물의 반응과 다른 것이어야 한다. 나방은 불빛을 따르고 바퀴벌레는 어둠을 좇는다. 동물의 반응은 기계적인 것이어서 누군가에 의해 조종될 수 있다.

동물은 ‘네가 이렇게 하면 나는 이렇게 한다’는 규칙이 있다. ‘배가 고프면 먹는다’는 규칙을 가졌다면 먹이를 이용하여 통제할 수 있다. 길들일 수 있다.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한다면 이는 불완전한 인식이다.

나의 내부에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틀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갖추어졌을 때 완전한 인식이다. 곧 깨달음이다. 대상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 주체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자연에도 그러한 판단과 결정의 틀이 있다. 판정을 내리는 저울이 있다. 천칭은 하나의 축과 두 날개로 구성된다. 저울의 원리는 1이 2를 통제하는 형태의 정보체계다. 1이 혼자서 2를 통제할 때 1의 잉여가 발생한다.

잉여에 의해 변화는 지속가능한 형태가 된다. 따라서 보존된다. 보존되는 것이 물질이다. 보존되므로 자연은 자연스럽다. 각 단위에서 스스로 판정하고 결정하여 자연스러움에 도달하므로 자연은 완성되어 있다.  

인간의 완성은 어디에 있는가? 개인의 앎은 그 사람의 뇌 안에서 성립되지만 그 실천은 사회 안에서 조직되어야 한다. 사회적으로 실천될 때 지식은 잉여를 낳는다. 그 잉여에 의해 확장되어야 한다. 그것이 사회의 진보다.

교육은 인식을 조직한다. 인식을 시스템화 한다. 한 개인의 인식이 무수한 다른 이의 인식과 만나서 서로 맞물리고 맞서고 합쳐지고 소통하여 인터넷과 같은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룬다. 인류의 집단지능을 형성한다.

개인을 가르침은 교육이 아니다. 길들이는 것이 교육이 아니다. 일꾼으로 키우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진정한 것은 사회적 실천에 따른 부단한 잉여의 성립에 의해 전체와 부분 사이의 밸런스에 도달하는 것이다.

인류문명의 의미는 진보에 있다. 최초의 진보는 교육에서 일어났다. 언어와 문자의 발명 그리고 종이와 인쇄술의 탄생에 의해 진보는 일어났다.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확대된다. 그 모두가 교육이라는 하나의 시스템을 구성한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진보가 아니다. 교육의 완성이 진보다. 많이 아는 것이 교육은 아니다. 개인의 지가 전체의 지와 소통될 때 지성이 성립된다. 집단지성을 형성해야 진짜다. 그렇게 교육의 완성이어야 한다.

문화로 전개하며 삶의 양식으로 발전해야 한다. 진보는 순수하게 지적 영역에서 일어난다. 물질은 뒷받침하는 도구일 뿐이다. 나라를 위한 일꾼의 양성이 아니라 인류문명을 대표하는 실천적 지성의 성공이 교육이다.

인류의 마지막 미개척 분야가 교육이다. 개인을 가르치는 학교는 발명되었다. 그 학교에서 수업할 교재도, 그 교재를 꾸밀 문자도 있고, 그 문자에 반영될 언어도 발명되어 있다. 그러나 진짜는 완성되지 않았다.

전체와 개인 사이의 밸런스는 조명되지 않았다. 집단지성은 주장되지 않았다. 오늘날 알려진 교육이론 중에 과학에 근거한 이론은 없다. 구조론의 기여는 교육분야에서 빛난다. 구조론이 생각의 구조를 해명하기 때문이다.

 

구조론은 새로운 진보의 유전인자다

확실한 것은 세상이 잉여를 낳아 자신의 존립을 지탱하는 구조적 결정들로 이루어졌으며 그 결정과정을 해명하려고 시도한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고 제시된 이론의 모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에 구조론이 그 모든 것을 설명하는 하나의 이론적 모형을 제시한다. 보완되어야 하겠지만 모형의 제시는 언제라도 유의미하다. 구조론은 진화한다. 유전인자와 같다. 나는 가장 간단한 형태의 염기서열을 만들었다.

교육이 태초의 손짓발짓에서 언어로 문자로 진화하고 종이로 인쇄술로 진보하고 학교로 컴퓨터로 인터넷으로 진보하듯이 구조론은 진보한다. 나는 그 최초의 씨앗이 될 가장 간단한 형태의 염기서열 (┳)를 제시할 뿐이다.

옛 사람이 남쪽으로 가다가 점차 북극성의 고도가 낮아지는 것을 보고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깨우쳐 알았다 할지라도 그것을 합리적인 수단으로 증명하고 사회가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당신이 북극성의 고도가 낮아지는 사실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것을 타인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언어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하게 될 것이다.

나는 언어를 만들고 다음 문법을 만들었다. 자연의 사실과 연계하여 증명하기 위하여 자와 콤파스를 만들었다. 그것으로 한 채의 집을 지어보인다. 이론적 모형을 제시한 것이다. 그 이용의 편리를 얻고서야 사람들은 납득한다.

구조체(┳)는 한 쌍의 자와 콤파스다. ( )는 입력과 출력을 나타내는 자의 눈금들이다. ┳는 하나의 축과 두 발을 가진 콤파스로 제어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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