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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938 vote 0 2007.07.10 (16:39:43)

[개인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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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을 하는 이유?

인간은 왜 하품을 하는가? 여러 이론이 나와 있지만 어느 것도 명쾌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의하여’로 표현되어야 하는데 ‘위하여’로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하여’로 설명된 것은 모두 거짓이거나 불완전하다.  

‘위하여’는 사전에 정해진 목적과 의도가 있다는 뜻인데 생물 종의 진화는 목적과 의도에 의해 일어난 것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진화했을 뿐 진화할 목적으로 마음먹고 진화한 것은 아니다.

많은 생물 종에는 알비노현상이 있다. 흰 사슴, 흰 호랑이, 흰 소, 흰 토끼들이 있다. 눈동자가 붉으면 알비노다. 알비노는 돌연변이다. 돌연변이는 유전체계의 불완전성에 ‘의하여’ 확률적으로 일어난다.

‘위하여’가 아니라 ‘의하여’인 것이다. 알비노를 일으킬 목적이나 의도 따위는 갖고 있지 않다. 불완전한 유전체계 자체에 알비노를 일으킬 확률이 처음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품에 대해서는 ‘산소부족을 보충하려는 것’이라는 이론이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에 ‘차가운 공기로 머리를 식혀 각성상태를 유지하려는 생리현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역시 ‘위하여’ 이므로 불완전하다.

구조론으로 보면 하품을 하는 이유는 도중에 멈출 수 없는 무조건반사이기 때문이다. 하품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큰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여러개의 작은 근육을 사용한다면 하품을 하려다가 중단할 수 있을 것이다.

무릎반사와 같다. 고무망치로 정강이 아래를 때리면 발이 움직인다. 무릎반사는 대퇴사두근의 수축에 의해 일어나고 척수에 의해 통제된다. 척수와 대퇴사두근과 다리의 기계적인 매커니즘에 의해 무릎반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번에는 ‘의하여’이다. 메커니즘에 의하여인 것이다. 명령≫전달≫실행≫표현의 매커니즘이 존재한다. 척수가 명령하고 신경이 전달하고 근육이 실행하고 다리로 나타난다. 이러한 ‘매커니즘에 의하여’로 설명되어야 한다.  

하품은 눈깜박임과 같다. 왜 눈을 깜박이지? 눈을 보호하기 위하여? 두뇌가 외부의 공격에 대비하여 눈을 보호해야겠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갓난아기에게는 의식적으로 그런 판단을 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요는 눈을 깜박이되 반이나 1/3 쯤 깜빡이는 일이 없이 완전히 한번을 깜박인다는데 있다. 눈깜박임은 인간의 의지로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인간은 깨어있는 동안 1분에 열 번 이상 눈을 깜박인다. 대부분은 무의식 중에 일어난다.

눈깜박임, 무릎반사, 하품은 공통적으로 조절이 불가능한 정도의 큰 근육을 사용한다. ‘왜 하품을 하는가?’ 하는 질문은 적절하지 않다. 왜 하품은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가로 바꾸어야 한다.

무심코 발을 떠는 버릇이라든가, 피부에 소름이 돋는다든가, 소변을 본 후 몸을 움찔한다든가, 딸국질이라든가, 재채기라든가, 기지개를 켠다든가, 목에 간지럼을 태우면 목을 움추린다든가 하는 많은 반사들이 있다.

하품도 그 중에 하나일 뿐이며 이들은 일정한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반사들은 대부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 소변을 본 직후 체온이 떨어져 몸을 떨게 되는데 떨지 않을 수 없다.

추우면 입을 앙다물고 목을 부르르 떨게 되는데 떨지 않을 수 없다. 추우면 입술이 파랗게 되는데 입술이 파랗게 되지 않을 수 없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 울 수 있는 아기는 없다. 이들은 구조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재채기나 기지개도 그렇다. 어깨가 뻐근해서 약간의 기지개를 켜려 하다가 결국 최대한의 기지개를 켜게 된다. 한 개의 근육을 사용할 때 근육을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중간에 멈출 수 없다.

눈깜박임을 의식만 해도 완전히 깜박하게 된다. 만약 여러개의 근육을 사용한다면 중간에 멈출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판단, 하나의 명령, 하나의 신경, 하나의 근육을 사용할 때 중간에 멈출 수 없다.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삼킬 때도 완전히 들이키고 완전히 삼키게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약간 삼킨다면 질식의 위험을 알지 못하는 아기들이 음식을 입에 물고 있다가 기도가 막혀 위험에 빠지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근육의 움직임은 구조적 완전을 지향한다. 엉거주춤한 상태는 위험하다. 또 불안정하다. 불안정한 동작은 그 다음 동작을 어렵게 한다. 그러므로 반쯤의 하품, 절반의 깜박임, 절반의 딸국질 따위는 없다.

아기가 젖을 먹고 난 다음 완전히 트림하지 않으면 질식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하품, 기지개, 트림, 재채기, 삼키기, 딸국질은 완전한 하나의 동작을 지향하는 근육운동의 기계적인 매커니즘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구조론이 해명하는 밸런스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여러개의 근육이 관계하지 않는 이상 완전한 동작이 근육과 관절 사이에서 평형의 회복을 용이하게 하여 다음 동작을 원할하게 하는 것이다.

하품이 ‘차가운 공기로 머리를 식혀 각성상태를 유지하려는 생리현상’이라는 연구결과는 신빙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왜 인간이 하품을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가이다. 왜 하품은 전염되는가이다.

한 사람이 하품을 하면 모두가 하품을 한다. 하품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하품이 일어난다.

딸국질을 멈추는 방법은 깜짝 놀라게 하여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다. 딸국질의 기억이 딸국질을 부른다. 인간의 기억은 두뇌 뿐 아니라 척수와 신경과 근육에도 분포하여 있다.  

운동선수의 정확한 스윙은 두뇌의 판단이 아니라 근육의 기억에 힘입은 것이다. 근육이 딸국질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종소리가 길게 여운을 끌듯 근육의 여운에 의해 계속 딸국질이 일어난다.

깜짝 놀라게 되면 놀람에 의한 강한 긴장이 근육을 수축시켜 여운에 의한 여진을 차단하고 근육 속에 잔존한 기억을 지운다. 마찬가지로 하품에 대한 생각이 근육의 기억을 일깨워 하품을 부르는 것이다.

간지럼과 같다. 자기의 손으로 자신의 피부를 자극하면 간지럽지 않다. 타인에 의해 자극될 때 간지럼을 탄다. 이는 근육의 기억과 뇌의 기억이 이중으로 피부를 통제하기 때문이다.

송충이에 쏘였다면 두뇌가 인식하고 판단하기 전에 근육은 이미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움츠림을 명령하게 된다. 자기 손으로 간지럽힐 때는 두뇌의 판단이 근육의 자체판단을 통제하게 된다.  

● 하품반사가 일어나는 이유는? - 1) 차가운 공기로 머리를 식혀 각성상태를 유지하려는 생리현상. 2) 기지개나 눈깜박임과 마찬가지로 큰 운동을 일으켜 졸음상태에 있는 근육과 신경을 깨우는 현상이다.

● 하품을 중도에 멈출 수 없는 이유는? - 하나의 큰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에 따라 중도에 멈출 수 없다.

● 하품이 전염되는 이유는? - 근육운동은 두뇌와 척수와 신경과 근육에 의해 다단계로 통제되므로 두뇌의 판단과 무관하게 근육의 기억이 하품을 촉발할 수 있다.

잠에서 깨어난 직후 걸으면 비틀거리게 된다. 졸린 상태에서 뇌가 근육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수가 있다. 하품이나 기지개는 근육을 긴장시켜 뇌가 근육을 통제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졸린 상태에서 의식은 또렷하나 눈이 감기는 현상이 있다. 졸음이 의식보다 근육에 먼저 찾아오는 것이다. 이때 눈을 깜박이거나 눈을 비벼서 눈 주변의 근육을 깨우게 된다. 눈 비비기 또한 중도에 멈추기 어렵다.

인체의 운동은 밸런스의 원리에 지배되며 밸런스의 원리는 두뇌와 척수와 신경과 근육과 기관 사이에서 부분과 전체의 상호통제로 일어난다. 즉 인체는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 전체를 완전히 장악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구조론이 의미하는 바는 매커니즘적으로 이해하기다. 어떤 설명이든 매커니즘이 규명되지 않으면 불완전하다. 힘의 전달과정이 해명되어야 그 설명이 완전해지는 것이다. 세상을 매커니즘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한다.

언론에 보도되는 과학적 성과들이 대부분 결과의 현상에 대비되는 원인을 강조할 뿐 원인과 결과 사이를 연결하는 매커니즘 부분에 대한 해명이 없다. 이래서는 일방적인 선언과 다를바 없다.

“문 : 사과는 왜 떨어지는가? 답 : 무겁기 때문에 떨어진다.” 대부분 이러한 구조로 되어 있다. 이건 설명된 것이 아니다. 해명된 것이 아니다. 무거움과 떨어짐 사이의 기계적인 매커니즘을 해명해야 한다. 그것이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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