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이 다되어 간다
“나는 꼼수다”
“나는 꼽사리다”
이건 이제 원류에서 아류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약발이 다되어 간다는 것.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나꼼수를 가지고 상표출원을 해서 먼저 깃발을 꽂겠다고 설친다. 뭐, 물타기 인지 깽판 치자는 건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어찌 보면 나꼼수의 원조는 “나는 가수다”인지도 모른다. 좋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나꼼수를 졸업하고, 더욱 쇼킹하고 쿨한 고지를 선점해야 한다. 그 이름을 먼저 잡아채야 한다.
박모가 “나쁜 대통령”이라 했을 때 아차 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경포대”라 폄하했을 때 씁쓸했다. 일단 어떤 사건의 이름을 상대방에게 빼앗기면 글러버린다. 그걸 부정하고싶어도 그 말을 다시 써야 하기 때문이다. “나쁜 대통령이다” 하면 “나쁜 대통령 아니다”로 받아쳐야 하니, 이미 게임오버다.
“차떼기”는 의제선점의 좋은 예다.
“10.26 부정선거” 이거 좋다. 역시 의제 선점이다.
어떤 사건의 성격을 압축하여 한마디로 찍어 내는 것. 각인효과가 따른다. 상대방도 어쩔 수 없이 끌려 들어올 수밖에 없다.
KBS의 개콘을 보면 대량복제 시스템이 보인다. 하나의 틀을 만들어놓고 조금씩 변화를 주며 무수한 복제물을 찍어낸다. 겉으로 보면 소품종 대량생산이지만, 다시 보면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쉽게 가는 듯 하지만 재미있다. 그 틀 즉 주형을 만드는 게 어렵지, 일단 그걸 해내면 다음부터는 막 찍어낸다.
이제 나꼼수를 뛰어 넘는 그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 이 넘 저 넘 따라쟁이 시작할 땐 이미 텄다. 뒤로 던져 뜯어먹게 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단, 먼저 상표출원부터 할 것.
판구조에 에너지가 없는데
억지로 의제만 잔뜩 만들어 낸다고 일이 되는건 아닙니다.
에너지가 고여있을 때 터뜨려주는 한 방은 물론 필요하지만 너무 자주 터뜨리면 에너지가 고갈되죠.
약발 다되었고 또 뭔가 큰 거 한 방을 터뜨려야 한다는 강박은 좋지 않습니다.
1라운드는 우리가 선빵을 때려서 보기좋게 성공했고
2라운드는 자기들끼리 팀킬 하는 판에 구경이나 하는게 맞죠.
앉아서 관전하며 떡만 돌리면 됩니다.
이때 너무 고삐를 바짝 조이면 저들끼리 팀킬이 안 되는 수가 있습니다.
이런 때는 또 낚시줄을 살살 풀어먹여주는게 맛.
우리가 먼저 득점함으로써 저들을 초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우리가 선제골을 넣었죠.
이젠 저들이 자살골을 넣을 차례입니다.
박근혜는 움직이지 않는게 장점이죠.
그런데 초조해져서 살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자살골의 무대는 완벽하게 세팅된 셈.
이런 때는 움직이지 못하게 견제 들어가는 것 보다
오히려 춤 추도록 자리 깔아주는게 정답.
풍림화산.. 산이 움직이면 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