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문제, 학교 폭력 문제는 20년 전에도 있었다. 아마 그 전에도 있었을거다.
20년간 변한게 없다. 변한게 있다면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 왔다는 정도.
아이는 문제를 말하지 않고,
어른은 문제를 알아채지 못 한다.
사건1)
22년 전 중학교 1학년 때 6개월간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내가 괴롭힘을 당한다는 것을 우리 반 친구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부모님은 몰랐고, 선생님도 몰랐다.
2학년이 되어 그들과 다른 반이 되면서 사건은 해결되었다.
사건2)
중학교 2학년이다. 성적이 좋았다. 시험 볼 때 답안지를 보여달란 녀석이 있었다.
고민 끝에 보여주었다. 다음 시간. 고민 끝에 보여주지 않았다.
죽도록 맞았다. 녀석은 일진이었다.
얼굴이 퉁퉁 부어 집에 왔더니, 엄마가 알아보고 눈이 뒤집어지셨다.
교감에게 전화를 걸어서 한바탕 했다.
가해자는 그 사건으로 자퇴하게 되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없는지 조사하는 과정이 있었으나 보복이 두려워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보복을 당할 거라며, 안타까워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었고 사건은 완전히 해결되었다.
스스로 문제 해결이 가능한 집단이 아니므로
외부의 개입은 필수적이다.
문제를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며
말하지 않아도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
다수가, 혹은 힘 있는 넘이 괴롭히는 왕따는 당연 절대적으로 교사나 부모의 개입에 의해 통제되어야 하지만,
저로 보면, 왕따의 경험이 그리 나쁜 게 아니더군요. ㅎㅎ
무리를 벗어나 있으면 비로소 무리의 전모가 보이고, 또 자신도 더 잘 보이게 마련이지요.
저도 중학교때는 키가 작아서, 괴롭힘을 약간 당해보긴 했는데...
그때와 요즘의 괴롭힘 정도는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그때의 괴롭힘 수준은 아이들 장난이었죠.
이번 사건들 보면, 지능적으로 주위 사람들이 눈치 챌 수 없게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대구 학생의 경우 가해학생들은 학교에서는 평범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괴롭히는 장소는 피해학생의 집에 한정되어 있었고, 핸드폰으로 부모님의 동태를 확인하게 하는 등...
저도 요즘의 왕따 방식은 너무 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여겨지네요.
괴롭힘에 대하여 혼자서 싸짊어지고 혼자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보복에 대한 두려움'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막상 외부의 힘을 빌어 해결하고 나면 실제로 보복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복을 미끼로 협박하여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정말 찌질한 행동으로 그런 찌질이들이 '보복'을 자행할만한
능력도 없고. 그런 놈들은 만만한 약자만 골라서 괴롭히는데 외부의 힘을
빌어서 해결할 결단을 했다는 것은 이미 만만한 약자가 아니지요.
그냥 일찌감치 외부의 힘을 빌어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입니다.
약자 한명을 상대로 괴롭히긴 쉬워도 그 '약자'를 돕는 다수의 외부인력을 상대하긴
힘드니까요.
그걸 못해서 맨날 당하고 사는 아이들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