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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1950 vote 0 2007.06.23 (15:46:51)

(개인적인 글입니다)

세상을 바르게 보는 방법은 구조로 보는 것이다. 구조론은 서로 다른 둘이 맞물리는 접점에서 발견되는 규칙성을 탐색한다. 서로 다른 둘 사이에 무엇이 있는가? 관계가 있다. 그러므로 구조로 본다는 것은 관계로 보는 것이다.  

세상을 이해하는 기본은 관계이고 관계는 ‘맞섬’이다. 그것은 ‘네가 이렇게 하면 나는 이렇게 한다’는 식의 대칭논리다. 이때 너와 나는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의해 하나로 엮인다. 둘이 하나로 엮여있는 것, 그것이 구조다.

세상은 구조의 얽힘에 의해 크게 통일되어 있다. 그것이 질서로 나타나고 혹은 가치로도 나타난다. 구조가 하나의 핵을 가지고 비례로 엮이느냐 두개의 핵을 가지고 반비례로 엮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 하나의 핵 - 비례로 엮이 질서로 나타난다. 부분과 전체 사이에서 성립한다. 요소환원주의, 질량보존의 법칙, 객관의 관점, 에너지를 성립시킨다.

● 두개의 핵 - 반비례로 엮이고 가치로 나타난다. 별개의 둘 사이에서 성립한다. 상대성 이론,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주관의 관점, 정보를 성립시킨다.

핵이 하나일 때 질서가 성립한다. 질량보존의 법칙을 성립시키는 요소환원주의와 인과율이 유도된다. 또 에너지 개념이 부분과 전체 사이의 환원성질을 설명한다. 근대과학은 모두 이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

핵이 둘일 때 가치가 성립한다. 상대성 원리, 역설의 법칙이 유도된다. 정보의 일방향성을 성립시키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 성립된다. 에너지의 환원성질과 다른 일방향성의 정보 개념이 제기된다. 구조론은 이 원리에 기반한다.

세상은 구조에 의해 크게 얽혀 있다. 얽힘과 엮임, 대칭과 평형의 구조에서 핵이 하나일 때의 법칙과 핵이 둘일 때의 법칙이 유도된다. 전자가 에너지면 후자는 정보다. 전자가 질서면 후자는 가치다. 이로서 세상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세상은 에너지와 정보로 모두 설명될 수 있다. 에너지는 하나의 핵을 가진 단일 구조체 내에서 전체와 부분 사이의 환원성질을 성립시킨다. 부분을 모으면 전체가 되고 전체를 해체하면 부분들의 집합이 된다.

핵이 두개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때는 하나 안에서 전체와 부분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둘 사이에서의 관계다. 이때 에너지와 구분되는 정보개념이 제기되며 정보는 에너지와 달리 환원되지 않는다.

에너지로 보면 부분의 합은 전체와 같다. 정보로 보면 부분의 합은 전체보다 작다. 이러한 성질은 특히 스포츠에서 잘 관찰된다. 피겨스케이팅의 연결동작이나 피아노 연주의 연결동작에서 각 부분동작의 합은 전체동작 보다 작다.

스포츠맨이 이 원리를 터득하면 선수의 기량이 급속하게 향상된다. 피아노 연주에서 엄지와 엄지 아닌 손가락들의 균형이 있다. 여기서 엄지와 비엄지의 균형이 평형에 도달할 때 손목이 개입한다.

손과 손목의 균형이 평형에 도달할 때 팔꿈치가 개입하고 팔꿈치와 손목의 균형이 평형일 때 어깨가 개입하고 어깨와 팔의 균형이 평형일 때 상체가 개입하고 상체와 두 팔이 평형일 때 하체가 개입한다.

골프선수가 최고의 스윙을 하는 방법은 하체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다. 팔과 상체의 밸런스가 평형에 도달한다는 전제조건을 충족시킬 때 한해 하체가 개입한다. 상체가 무너지면 하체가 받쳐주지 않는다.

야구선수의 투구방법 역시 마찬가지다. 좋은 투수는 하체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는 선수다. 밸런스를 위해서는 힘을 빼야한다. 노련한 고참 선수들은 이를 두고 ‘힘을 빼는데만 10년이 걸린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팔이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상체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하체가 받쳐주지 못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10년이 걸리는 것이다. 피아노를 강습하는 강사들은 릴렉스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relax라 하면 ‘마음을 편히 먹고 긴장을 풀어라’는 의미가 되지만 그걸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 엄지와 비엄지 사이의 힘의 분할이 밸런스에 이를때 팔과 상체와 하체가 차례로 개입하여 힘의 배분이 좋아져서 실력이 증가한다.

골프선수 역시 relax의 원리에 의해 하체를 활용할 수 있다. 즉 부분이 평형을 이룰 때 전체가 개입한다. 모든 스포츠가 다 마찬가지다. 손목과 팔이 평형을 이룰 때 상체가 돕고 상체와 팔이 평형을 이룰 대 하체가 돕는다.

이는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자동차가 특정 기어비에서 록업클러치 기능에 의해 엔진구동축과 추진축이 직렬로 연결되면 기계적인 맞물림이 되어 유압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없어져 기름이 절약되는 이치와 같다.

손가락이 움직일 때 동시에 발가락도 따라온다. 인간은 의식하지 못하면서 몸 전체를 동시에 사용한다. 몸 전체의 평형은 단전 부근에서 찾아진다. 몸 전체를 직렬로 연결할 때 최고의 연주, 최고의 스윙, 최고의 투구가 찾아진다.

이 원리를 잘못 해석하여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크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닫힌계를 설정하지 않음에 따라 외부의 개입을 포착하지 못한 경우이다. 닫힌계를 기준으로 보면 부분의 합은 항상 전체보다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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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구조로 보아야 한다. 관계로 보고 질서로 보고 가치로 보고 상대성으로 보고 역설로 보고 패턴으로 보고 모델로 보고 포지션으로 보고 소통으로 보고 작용 반작용으로 보아야 한다.

맞섬과 맞물림으로 보아야 한다. 얽힘과 엮임으로 보아야 한다. 대칭과 평형으로 보아야 한다. 집합과 원소로 보아야 한다. 에너지와 정보로 보아야 한다. 질량보존의 법칙으로 보고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으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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