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구조를 차지하고 탑 포지션을 차지한다는 것은 자기 안에 상호작용의 시소를, 복제와 증폭의 콤파스를 갖추는 것이다. 외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것이다. 시소의 역할은 판구조를 위태롭게 하여 끝없는 긴장을 조성하는데 있다. 펌프가 물을 퍼올리듯이 시소가 긴장을 퍼올려 에너지를 공급한다. 자기안에 에너지의 생산공장, 사랑과 열정의 시소가 있어야 한다. 정치적 진보와 보수의 노선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선악의 판단에 있어서도, 윤리와 도덕에 있어서도, 교육과 학문에 있어서도, 미추의 판단에 있어서도 그러한 시소가 반드시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화가는 원근과 명암과 농담으로 그것을 세팅하고, 음악가는 리듬과 장단과 강약으로 그것을 세팅하고 소설가는 선악과 주종관계와 갈등으로 그 긴장을 연출한다. 산업은 재벌과 노동자의 대립으로 그 긴장을 조성한다. 그것이 없으면 반드시 그것을 만들어야 한다. 혹은 그 만들어진 세력에 가담해야 한다. 이 원리는 국가간에도 적용된다. 영국이 발전한 것은 영국 내부에서 그 시소가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 안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대립하고, 웨일즈와 아일랜드가 중간에서 심판보고 있었기에 대칭의 시소가 갖춰졌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여러 개의 작은 나라로 쪼개져 경쟁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 안에 범게르만주의와 범슬라브주의가 대결하며 끝없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었다. 고도의 긴장을 조성하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가하여 유럽이 잠들지 못하게 했다. 반면 중국은 시소가 없었다. 대칭구조가 소멸했다. 지금 미국이나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패권국가가 되어 점차 중국을 닮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점차 중국의 황제를 흉내내고 있다. 냉전시대에는 그래도 동서 양진영이 대립하여 시소를 이루었고 빈약하나마 제 3세계가 축의 역할을 했다. 축이 대결하는 시소보다 강해야 하는데 축이 약해서 부러진 것이 냉전구조의 취약점이었다. 냉전이 해체되자 시소는 파괴되었다. 에너지가 생산되지 않자 긴장이 풀려서 외계인을 찾기 시작했다. 슈퍼맨이 등장했다면 망조가 든 거다. 미국인들은 UFO나 찾으며 점차 비현실적으로 되었다. 타락이다. 시소는 반드시 자기 안에 갖추어져야 한다. 외부에 있는 남의 시소에 올라탄다면 위태롭기 짝이 없다. 친미친일에 가담하든 친유럽에 가담하든 남의 시소에 올라탄다면 죽음이다.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외세를 끌어들이지 말고, 외국의 가치를 수입하지 말고, 자기 안에서 시소를 세팅해야 한다. 자기 안에서 갈등과 긴장을 연출해야 한다. 자기 안에서 정반합의 대립구도를 생성해야 한다. 내 안에 컴퍼스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미 남의 시소에 올라타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는데 있다. 자기판단으로 착각하지만 대부분 상부구조에 의한 스트레스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조정되고 있다. 얼른 뛰어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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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갑인지를 아는게 중요합니다. 박근혜 버스는 을이라고 제가 삼년전부터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직도 거기 목매는 바보들이 많지요. 근데 그 버스 노선 취소됐어요.
상호작용의 밀도가 높은곳이 무조건 갑입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그렇게만 보고 판단할수있는 사람이 없죠. 데이터만 보고 기용하는 감독 김성근 이전에 없었고, 스탯만 보고 선수 뽑는 팀도 머니볼 이전에 없었고. 스포츠는 경쟁이라 그게 되는데 논객은 비경쟁이라 진짜가 없음.
구조론은 복잡한 것을 단순화 해서 단 하나만 보고 일초만에 판단하는 겁니다. 중간과정 다 빼고 입력부와 출력부만 보면 됩니다. 머니볼과도 비슷한데 오클랜드 에슬레틱스가 실력으로 입증하기 전에 누가 그걸 믿었냐구요.
지난 서울시장 보선도 제가 정확하게 예측했는데 아주 간단합니다. 한명숙 표를 기본상수로 놓고 노회찬 까먹은표, 오세훈 까먹은표, 나경원 까먹은표 더하고 빼면 정확하게 나오잖아요. 이건 3초 안에 판단이 가능한데 사람들이 별소리를 다 합니다. 전 그런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죠.
"산수 안 돼?"
머니볼은 그 이전에 사람들이 따지던, 얼굴이 미남인가? 구속은 얼마인가? 홈런은 좀 쳤나? 인기는 좋은가? 성격은 어떤가? 부상은 잦은가? 사생활은 어떤가? 나이는 젊은가? 등을 깡그리 무시하고 딱 하나 스탯만 보고 뽑는 거죠. 출루율 좋으면 그냥 스카웃. 근데 그 무식한 방법이 먹히더라는 거죠. 시합에서 이기는데 어쩌겠습니까? 그렇게 현장에서 이겨보이지 않았다면 아무도 안 믿었을 겁니다. 근데 구조론은 이겨서 증명할 방법이 없으니.
구조론도 비슷합니다. 딱 하나만 보고 나머지는 깡그리 무시하면 됩니다. 선거결과도 판별분석 하면 다 나오는건데 언론에 거론되는 잡다한 변수들은 대개 쓰레기입니다. 한 두가지만 보고 판단하면 정확하게 맞습니다. 무조건 질은 입자를 이기고, 입자는 힘을 이기고, 힘은 운동을 이기고, 운동은 양을 이깁니다. 공식에 맞추는 거죠. 포지션만 보면 답 나옵니다.
당신이 스카우트 담당자라 치고, 명성만 보고, 지지율만 보고, 이미지만 보고 박근혜 선수를 뽑겠습니까? 머니볼이 알려지기 전에는 명성만 보고 뽑았던 거죠. 근데 꽝.
갑甲 유행어됏어요 ㅋㅋㅋ
이전에도 동렬님께서 하신 말씀이지만, 계약이라는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을' 보다는 '갑'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