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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니 보수니, 원리니 원칙이니, 상식이니 정의니, 뭐가 옳고 뭐가 그르고.. 이런거 다 논외로 하고.. 아무 생각없는 유권자 입장에서 보자.

역사적 평가를 논외로 하고.. 순수하게 권력의 구조만 보자. 왜? 역사적 평가로 보면 잘한것이 잘못한 것이고 잘못한 것이 잘한 것인 수가 많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잘했나 못했나는 많은 세월이 흘러야 옳게 가려진다. 어차피 당장은 입증되지 않을 역사적 평가는 논외로 하고 구조만 보자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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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노태우 때 참 시끄러웠다. 맨날 데모하고 최루탄 터지고.. 도무지 사람이 살 수가 없었다. 전두환, 노태우는 혼란을 종식할 능력이 없었다. 무능했다.

DJ 집권으로 학생들의 데모는 줄었다. 최루탄도 사라졌다. 그러나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패산이니 지율이니 방폐장이니 해서 문제는 남았다.

노무현 정권 들어서 좋아졌다. 노조의 파업도 학생들의 데모도 시민단체의 항의도 예전 만큼은 아니다. 아직 몇몇 건수가 남아있지만 확실히 나아졌다.

그런데 뭐냐. 이쪽 불을 끄자니 저쪽 불이 붙는다. 결정적으로 조중동 아가리를 쳐닫지 못했다. 학생들이 조용하니 이제는 조중동 딴거지가 정권을 흔든다.

학생들이 시끄럽던 전두환 노태우 때나 조중동이 시끄럽고 친일파가 시끄럽고 자칭원로가 시끄러운 지금이나 시끄럽기는 매한가지라는 점이 문제다.

예전에는 큰 규모로 한 두 곳에서 시끄러웠다. 노태우 정권 때 무려 40명이 분신자살로 항거했다. 더 많은 학생과 노동자들이 구속되었다.

그때는 천성산 도룡뇽이나 새만금 갯지렁이는 관심사도 아니었다. 지금은 어떤가? 심지어 도룡뇽이나 갯지렁이 조차도 나살려라 하고 데모하는 세상이다.

40여명 분신자살에서 도룡뇽의 데모... 큰불에서 작은 불로... 헐벗은 노동자들의 목숨건 투쟁에서 영화배우들의 배부른 투쟁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시끄럽다.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을까? 케네디와 같은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전 국민의 고른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다. 여전히 세상은 시끄럽고 희망과 비전은 엷다.

나는 지금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을 말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원래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다. 오직 시끄럽냐 조용하냐 표면의 현상을 바라볼 뿐이다.

세상은 여전히 시끄럽고 누군가 나서서 이 혼란을 종식해야 한다고 유권자들은 생각한다. 나는 유권자의 이러한 균형감각이 일정부분 의미있다고 본다.

무엇인가? 그것이 역사가 진보하는 방식이다. 전두환은 수천명을 살상했고 노태우는 40여명을 분신자살하게 했고 김영삼은 수 많은 학생을 전과자로 만들었다.

YS때 현철이 수천억 단위로 시끄러웠고, DJ 때 홍삼비리 수백억 단위로 시끄러웠고, 지금 빌빌거리는 궁물파들 제대로 해쳐먹지도 못하고 시끄럽다.  

어떤 경우에도 유권자는 질서를 원한다. 조용하길 원한다. 지지율 올리려면 어떻게든 시끄러움을 종식하고 조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조중동 아가리를 찢어서든, 궁물파 다리에 족쇄를 채워서든, 김수환류 자칭원로들 아가리에 닭다리를 물려서든.. 어떻게든 그들을 침묵시켜야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들을 침묵시키지 못했다. 나는 제대로 침묵시켰던 인물들을 알고 있다. 청나라 때 치세를 연 강희제와 옹정제다. 이들은 진짜 용의주도 했다.

내가 옳으므로 내 길을 간다. <- 강희제와 옹정제는 그러지 않았다. 치밀했다. 사전에 공작을 제대로 했다. 고도의 전략적인 발언을 했다.

몸조심, 말조심, 측근조심 했다. 끊임없이 지방을 순회하고 관리와 문답하고 밀정을 풀고 뒷조사를 하고 이미 내린 결정도 재조사를 했다.

하루 16시간씩 밤 잠 안자고 일했다. 강희제는 많을 때는 하루에 500건을 결재했다. 옹정제는 많은 관리들과 편지교환을 했다.

그러면서 몽골을 시찰하고 때로는 직접 전쟁을 지휘하기도 했다. 밀정을 풀고 공작을 하고 머리를 쓰고 전략을 쓰고 최후에는 몸으로 때웠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이렇게 했다면 지지는 크게 올라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인기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강희제의 방법이 옳은가? 옳지 않다. 빌어먹을 강희제 때문에 중국인들은 아직도 선한 독재자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건 가치판단이다. 가치판단을 하기로 하면 노무현이 옳다. 역사적 평가는 가치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훗날 입증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방법이 없다. 방법이 없어. 그렇다면 이 혼란을 즐기는 수 밖에. 혼란을 피하고 질서를 원하는 그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다. 질서가 파쇼다.

세상이 조용하고 모든 인간이 공무원처럼 말 잘듣고 순종하고 .. 그런 세상보다 좀 거칠기는 하지만 치고받는 지금이 좋다. 분노도 생기도 활기도 있어야 한다.

확실한건 정권 바뀌면 더 시끄럽다는 것이다. 나는 조중동 보다 두배 악질이다. 이명박이든 박근혜든 손학규든 가만 두지 않는다. 잘근잘근 씹어놓는다.

솔직히 도룡뇽이고 갯벌이고 스크린쿼터고 FTA반대고 배부른 소리다. 지금 보여지는 무질서.. 40여명 분신자살한 그때 그시절에 비하면 문제도 아니다.

떠들놈 떠들고 씨부릴놈 씨부리게 놔둬야 한다. 이 나라의 문제는 인간들 수명이 길어졌다는 거다. 조중동 저 인간들 죽지도 않고 또 떠든다. 대책없다.

압축성장에 따른 압축민주화 후유증이다. 인간수명은 80살이다. 경제시스템도 민주주의도 물갈이가 되었는데 인간들은 물갈이가 안된다. 그게 문제다.

저 왁왁대는 수구꼴통들 다 돌아가실 때 까지 우리는 계속 불행할 것이다. 방법은 하나 뿐이다. 말 안통하는 놈은 내버려두고 말 통하는 우리끼리 모이기다.

경제도 갈고 정치도 갈았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인간을 갈지 못했다. 어쩔 것인가? 저 더러운 친일파 찌꺼기들을 어쩔 것인가?

결론 : 어쩔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조중동 친일파 딴거지들은 걍 저렇게 살다 죽게 내버려두고 그나마 말이 통하는 우리끼리 오순도순 모여서 노는 수 밖에 없다.

불행은 계속된다. 고통은 계속된다. 싸움은 계속된다. 무질서는 계속된다. 스트레스에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계속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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