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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840 vote 0 2011.11.24 (11:25:31)

 

 


다름 닮음 대칭 머리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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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창의란 대칭을 찾는 것이다. 강약, 고저, 상하, 장단, 원근, 내외, 전후, 안팎, 음양, 남녀, 인과, 경중, 완급, 좌우, 대소, 선악, 미추, 득실, 길흉, 동정, 신구 등등 무수히 찾아낼 수 있다.

 

이처럼 서로 마주보고 대칭을 이룬 구조를 찾으면 창의는 이미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대칭구조를 찾고 그 머리를 찾은 다음 에너지를 태워주면 구조가 작동을 개시하며 스스로 무언가 만들어낸다.

 

단지 그 뒤를 슬슬 따라다니며 줏기만 해도 소득이 넉넉하다. 태산같이 창의할 수 있다. 창의는 머리를 쥐어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써서 하는 것이다. 대칭구조가 창의력의 도구다. 반드시 있어야 한다.

 

에너지만 넣어주면, 발동만 걸어주면, 방향만 잡아주면 저절로 창의는 일어난다. 작가들은 머리 속에 이런 구조를 하나씩 갖추고 있다. 이야기를 뽑아내는 공식을 갖추고 있다. 그 구조를 얻어야 작가가 된다.

 

헐리우드 작가들은 자질구레한 테크닉까지 더해서 완벽하게 세팅해놓고 있다. 아무런 소스나 하나 던져주면 금방 90분짜리 대본을 써온다. 물론 이게 지나쳐서 틀에 맞춘 영화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말이다.

 

◎ 다름
◎ 닮음(쌍)
◎ 대칭(얽힘)
◎ 머리(상부구조)
◎ 세력(성장과 방향성)

 

존재는 질, 입자, 힘, 운동, 량 순으로 작동하지만 인간에게는 그 반대로 보이므로 양, 운동, 힘, 입자, 질 순으로 파악된다. 그러므로 먼저 양에 해당하는 다름을 찾아야 한다. 다르게 생각하는게 창의다.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 그냥 색깔을 다르게 하면 알록달록하고 울긋불긋하게 된다. 알록달록 하나로 통일되고 울긋불긋 하나로 통일된다. 다르게 한다고 했는데 결과는 다시 같아져 버린다.

 

계 내부에 질서가 있다. 그 질서를 다르게 해야 한다. 어떤 질서가 있는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질서가 있다. 이들 사이에서 치고 나가는 방향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 1번인지를 알고 이들 간의 서열을 아는 것이다.

 

1번을 해결하면 나머지는 저절로 해결된다. 역시 정답은 마이너스다. 플러스 창의는 실패한다. 탑을 차지하고 한 단계씩 내려가면서 방해자를 제거해야 한다. 바텀을 차지하고 필요한 것을 얻어오는 플러스 시도는 실패한다.

 

둑을 쌓는 창의는 실패하고 물길을 파는 창의는 성공한다. 장벽을 허물고 담장을 허무는 창의를 해야 한다. 플러스 창의가 먹힌다면 대개 모방이나 표절이다. 진정한 창의는 마이너스여야 한다.

 

창의는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여 계 내부의 질서를 드러내는 것이다. 줄이고 줄였을 때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것이 발견되며 그것이 찾아내야 할 질서다. 그 질서를 드러내는 것이 진정한 창의다.

 

그 질서는 세력≫머리≫대칭≫닮음≫다름 순서다. 창의를 공부할 때는 그 반대인 다름, 닮음, 대칭, 머리, 세력 순서로 가는게 쉽지만 실제로 창의공식을 써먹으려면 세력≫머리≫대칭≫닮음≫다름 순서로 가야 한다.

 

 

창의에 실패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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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에 실패하는 이유는 이러한 구조를 보는 눈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기를 개입시키기 때문이다. 사건에서 나의 존재를 배제하면 된다. 자기를 개입시키면 대개 선악구조로 가기 때문에 창의가 막히고 만다.

 

초등학생 일기는 ‘나는 오늘’로 시작한다. 맨 앞줄에 나는 오늘 써버리면 망한다. 이미 울타리에 얹힌 소가 되어 꼼짝할 수 없게 된다. 창의는 시소를 움직여서 가능하며 시소를 지배하려면 시소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이 탑을 차지하고 전모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일기를 쓰는 쉬운 방법은 관찰하는 것이다. 나를 배제하고 나와 상관없는 내용을 쓰면 된다. 화단을 관찰하고 그 화단에서 일어나는 일을 쓰면 된다.

 

화단에 나비가 있다면 나비를 주인공으로 해서 쓰면 된다. 나비와 꽃의 관계를 시소로 만들어 나비가 웃으면 꽃도 웃는다는 식으로 대칭시키면 된다. 나비와 꽃을 서로 얽히게 만드는 것이다. 시소에 올려태우는 것이다.

 

그 다음엔 나비와 꽃을 동시에 지배하는 제 3자를 찾으면 된다. 바람이 불면 꽃은 흔들리고 나비는 날아간다. 이런 식으로 계속 더 높은 근원을 찾아가는 것이 창의다. 시소구조 전체를 흔드는 토대를 발견하기다.

 

이렇듯 하루에 하나씩 우두머리를 바꿔가며 관찰만 해도 여름방학 두달간의 일기를 하룻만에 해치울 수 있다. 구조를 만든 다음 주인공을 계속 바꿔주면 된다. 만화가들은 대부분 이런 방법을 쓴다.

 

구영탄과 박은하가 한 집에서 공존하며 시소를 이룬다. 기본 뼈대는 같다. 그걸 야구로 했다고, 축구로 했다가, 바다에서 했다가, 산에서 했다가 하며 반복하는 것이다. 이태백이 수천 수의 시를 썼어도 구조는 거기서 거기다.

 

산은 높다. 강은 깊다. 산과 강은 서로 마주본다. 이 둘을 짝지어주기만 해도 시가 된다. ‘산이 높으면 강도 깊다’고 쓰면 된다. 옛날 한시들은 대개 이런 구조로 되어 있다. 대칭시켜 놓으면 긴장이 일어난다.

 

단지 긴장만 조성해도 시는 성공한 것이다. 그 다음에는 약간의 기교를 부려 광을 내주면 된다. 둘을 대칭시켜 놓으면 반드시 둘을 통일하는 제 3자가 있으며 그 자가 머리다. 상부구조다. 이 자를 찾아야 한다.

 

머리와 몸통과 손발이 나줘지면 세력이 드러난다. 세력이 전개하려면 배후지가 있어야 한다. 세력은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때 예능으로 갈 것인가 예술로 갈 것인가 방향을 정해야 한다.

 

이때 예능으로 길을 잡는게 보통이다. 왜냐하면 기대치를 낮추고 잡탕을 만들어야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PD는 당연히 예능으로 방향을 잡지만 실패다. 관객이 예술을 원하기 때문이다.

 

예능으로 가서 잡탕이 되어버리면 관객이 낑길 수가 없다. 연예인 잡담하는 프로그램을 관객이 왜 봐야 하나? 관객이 소외되는 것이다. 전체를 한 방향으로 몰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정상을 찍고와야 한다.

 

나가수는 예술로 방향을 잡았다. 관객이 그렇게 만들어버렸다. 그래야 판단기준이 생기고 관객이 참견할 수 있다. 관객은 기준을 하나로 통일하려고 한다.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나가수는 ‘지르기’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관객의 방향설정은 PD를 곤혹스럽게 한다. 출연하겠다는 가수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PD는 어떻게든 예능쪽으로 틀어야 산다. 여기서 방향은 선예술 후예능이다. 먼저 예술적 수준을 높인 다음 다양한 변주를 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찾기는 단지 긴장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떠들썩하게 쇼를 해서 일을 벌여놓으면 저절로 방향이 찾아진다. 반면 PD가 잔머리를 굴려서 기획을 하면 일이 틀어진다. 에너지의 흐름에 맡겨야 한다.

 

창의력의 1번은 긴장의 조성이다. 에너지의 투입이다. 원심분리기로 돌려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질이다. 비중대로 줄을 쓴다. 백금이 1번이다. 가장 무겁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금이고 은이다. 무게대로 줄을 서면 질서가 만들어지고 다음은 그 질서가 스스로 길을 찾아낸다.

 

그러므로 창의를 하려면 강한 에너지를 끌어와야 한다. 깊은 슬픔, 강한 절규, 뜨거운 열정, 밑바닥의 분노, 이런 것을 가져와서 박아버려야 한다. 정면충돌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게 없으면 창의는 꽝이다.

 

창의를 낳는 자궁들이 있다. 피아, 강약, 고저, 상하, 장단, 원근, 내외, 전후, 안팎, 음양, 남녀, 인과, 경중, 완급, 좌우, 대소, 선악, 미추, 득실, 길흉들이다. 대칭은 에너지로 충돌시켰을 때 드러난다.

 

그냥 두면 안 되고 세게 받아버리면 친일파가 싹 분리되어 명박산성 아래로 쪼르륵 모인다. 세게 받아버리면 강약이 드러나고 고저가 드러나고 상하가 드러난다. 큰 위기를 조성하면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드러난다.

 

정면충돌을 일으켜야 한다. 서로 다른 둘을 하나의 공간에 집어넣으면 된다. 드라마는 대부분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고행석 화백의 만화는 불청객 구영탄이 박달마의 집에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불청객이 남의 집에 들어와서 시소를 이룬 것이다. 창작의 실패는 자신을 개입시키는 것이다. 고행석 화백도 처음에는 자기 이야기를 그렸다. 스토리가 자기 감정을 따라갔기 때문에 실패다.

 

자신은 빠지고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어항을 관찰하는 꼬마가 먹이를 넣어주고 물고기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듯이 자신은 어항 밖으로 나와서 어항 안의 물고기들에게 싸움을 붙이는 것이 창작이다.

 

대부분 자신이 어항 안으로 들어가서 망한다. 어항 밖에서 약자 편을 드는게 맞다. 관찰자는 먹이를 이용하여 어항 안의 약자를 돕는 방법으로 어항 안에 강자와 약자, 임금과 신하, 주인과 노예의 질서가 있음을 찾아낼 수 있다.

 

시소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 그때 긴장이 일어나고 그것이 예술이다. 작가는 단지 그것을 증폭시키기만 하면 된다. 더 큰 싸움이 일어나게 유도하면 된다.

 

창작의 이해는 다름≫닮음≫대칭≫머리≫세력 순으로 진행하는게 쉽지만 실제 창작행위는 반드시 그 반대여야 한다. 세력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 방법은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이며 걍 받아버리는 것이다.

 

망치를 휘둘로 다 깨버리면 더 이상 깨지지 않는 뼈대가 드러난다. 그것이 질서다. 최종적으로 대칭이 남는다. 집을 부수려면 집 밖으로 나와야 한다. 무조건 자기를 배제해야 한다. 남의 일로 치부해야 한다.

 

대부분 자신을 개입시키고 자신을 애국자로 규정하여 선악판단을 하면서 바운더리가 좁아져버리고 아낄 것을 아끼면서 창의는 실패로 되는 것이다. 다 때려부수는 것이 정답이다. 홀랑 태워버리면 뭐가 남는가? 그것이 정답이다.

 

창의는 계 내부의 질서를 찾는 것이며 때려부숴야 그것이 드러난다. 충격을 줘야한다. 그것이 마이너스 사고다. 한국은 영화개방, 과자개방, 농산물개방, 일본문화개방, 여행자유화개방, FTA개방 등으로 무수히 개방했으며 그 결과 이만큼 온 것이다. 그만큼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때려부쉈을 때 질서가 드러나고 그 질서가 작동하여 창의를 행한 결과 여기까지 왔다. 더 맞아야 큰다. 맞는 만큼 이익이다. 물론 바보들은 맞을수록 손해다. 중요한건 한국이 바보가 아니라는 거다. 내부에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있는 것은 외부에서 건들수록 흡수하여 성장한다. 그것이 질이다. 무작정 개방에 찬성하라는 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 경우 아이큐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개방의 두려움이 긴장을 끌어올리고 집중하게 하여 소통지능을 높인다.

 

상호작용을 증대시킨다. 그러므로 반드시 반대세력이 촛불집회를 해줘야 한다. 구영탄이 마구만을 때릴 때 마구만도 같은 힘으로 맞서줘야 만화가 전개되는 것이다.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상호작용이 감소하여 그냥 주저앉고 만다.

 

개방해서 그냥 망한 나라도 많다. 이디오피아는 300년 전에 개방했는데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필리핀과 인도 역시 300년 전에 개방했지만 진도나간 것이 없다. 그 안에 대칭축과 머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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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ujoron.com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1.11.24 (13:30:43)

'개방해서 그냥 망한 나라도 많다. 이디오피아는 300년 전에 개방했는데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필리핀과 인도 역시 300년 전에 개방했지만 진도나간 것이 없다. 그 안에 대칭축과 머리가 없기 때문이다.'


인도는 확실히 아는데, '카스트'제도로, 인도 대륙안에 종과 횡으로 계층이 있기 때문.

개개인의 능력은 이안에서 별무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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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진도나가기'의 중요성. 진도 나가야, 통쾌하다는것.


그건 '방정식'과 '시장'. 방정식의 클래식이, 시장의 히피와 만나는 접점.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11.11.24 (17:07:15)

ㅋㅋㅋ 제목이 대박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17]안단테

2011.11.24 (20:06:25)

리플짱!^^

'창의가 제일 쉬웠어요' 제목 보고 눈 씻고 다시 보고 그랬다는....^^

 

하여튼 저는 구조론 글을 대할때 많은 부분을  '그림 그리기' 통짜 덩이로 이해를 합니다.

'다름, 닮음, 대칭, 머리, 세력'이란 말을 '음, 그거야'(고개를 끄덕이며(찌가 간당간당~^^))하며

그림 그리기 '낚시'에 잽싸게 낚아 올리지요.

구조론을 이해 할때 모르는 것은 그냥  패스, 패스, 그렇치 않을시엔

그림 그리기나, 자연에 대입을 해서 이해를 구합니다.

구조론은 부분을 보면 실패,  전체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명백한 사실,

구조론 글 자체가 패턴의 반복임을 알게 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1.11.25 (13:26:16)

"긴장위에 반드시 한 차원 위의 우두머리가 있다"!


"다름 닮음 대칭 머리 세력" 이글 중등교과서에 나올 날이 있을 것 같아요...

아니 인류 집단지능이 베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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