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북의 미사일 발사는 최악의 자살골이다.


● 공개된 쇼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 이 사건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사건이 아니라 예정된 미사일 발사를 세계에 들켜버린 사건이다.

전 세계가 다 봤다. 외부에서 북한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북한 입장에서 치명적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쐈는데도 한국이나 미국에서 아무런 동요가 없다는 사실이 북한 입장에서는 쓰라린 거다.


● 김정일이 북한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정일이 결정한 것을 군부가 틀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정일과의 거래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김정일은 신용을 잃었다. 김정일의 권력은 그가 북한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김정일의 결정에 어떤 일관성과 연속성이 있고 그 일관성 덕분에 예측가능한 정치가 된다는 전제 하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김정일의 위상은 권총을 차고 다니는 군부세력과 휴대폰을 차고 다니는 개방세력 사이에 중재자의 입장인데 이 사건이 김정일의 지시에 의한 발사라 해도 결과적으로 군부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 된다.

군부를 틀어쥔 일관성 있는 김정일과의 협상이 의미있지 군부에 끌려다니는 일관성 없는 김정일과의 협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김정일은 북한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조폭두목은 망신 당하면 끝이다.


● 휴대폰 차고 다니는 개방세력이 개방의 성과를 독식하자 권총 차고 다니는 군부세력이 딴지를 건 사건이다.

개방으로 인한 약간의 달러수입을 누가 먹느냐를 가지고 내분을 일으킨 것이다. 그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다.

김정일이 과연 올해를 안전하게 넘길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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