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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980 vote 0 2006.05.21 (21:24:29)

이 나라 정치판은 오늘도 시끄럽다. 아니 오늘은 유난히 더 시끄럽다. 필자는 뭐 선거판에 관심을 끊은지 오래라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눈에 쌍심지 켜고 노사모와 서프라이즈를 뒤지고 있을 우리 불쌍한 조선일보 기자엉아들 헛걸음 하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부질없는 한마디를 에둘러 하는 것이 이렇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 이 얼마나 명언인가?

다들 호들갑을 떨며 이링공 뎌링공 하고 있지만.. 그래봤자 인생만사 새옹지마.. 이런 뜻이다. (조선일보 수준으로는 이해 못한다. 안 돌아가는 대가리 억지로 굴리지들 말라.)

‘놀랐다. 충격이다. 야만이다. 테러리즘은 안 된다. 박대표의 쾌유를 바란다.’ <- 이런 소리 하는 사람은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솔직하지는 않은 사람이다.

그래도 정치판이라는 곳이 말로서 먹고 사는 곳이라.. 말을 안하려면 몰라도 말을 하려면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 정치는 일종의 서비스업이기 때문이다. 립서비스를 해줘야 하는 것이다.

‘자작극이다. 업보다. 음모다.’ <- 이런 소리 하는 사람들은 원초적으로 좀 아닌 분들이다. 이런 분들은 어디 가서 논객질 하지 말라. 그치만 눈팅들이 수다를 떠는 데는 원래 별소리가 다 나오기 마련이므로..

굳이 도덕선생처럼 훈계를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 유림질 하지는 말자는 이야기. 하여간 나는 정치인이 아니므로.. 정치인처럼 말하지는 않는다. 립서비스 안 한다. 야인(野人)에게 너무 많은걸 기대하지 말라.

평상심으로 돌아가기.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말씀.

좋은 방법은 정치를 잊는 것이다. 정치칼럼 사이트에서 정치를 잊어라고 하면 안 되겠지만.. 2보전진을 위한 1보후퇴라는 말이 있고.. 때로는 시원한 찬물 한 바가지를 퍼부어서 열기를 식히는 것도 방법이 된다.

정치라는 것이 뭔가.. 다들 고만고만한 인간들이 모여서 게임을 한다. 누구는 아빠하고 누구는 엄마하고 누구는 형님하고 누구는 동생하면서 역할을 나눠 맡는다. 그걸로 희희낙락하고 한편으로 얼굴 붉힌다.

그래봤자 니나 나나 별 수 없는 인간인데 말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오늘 지하철역을 나와 20분간 걸어오면서.. 각후보의 선거운동원들로부터 절을 100번 쯤 받았다. 그들은 기호와 이름을 외치고 일제히 절을 한다. 왜 절을 꾸벅 하지? 그런 짓을 해야하는 이유라도 있나?

운동원들에게 절을 시키는 단순노동.. 이건 선거운동이 아니라 단순노동이다. 그리고 이 기괴한 노동에는 진보도 없고 보수도 없다. 우리당도 한나라당도 민노당도 똑같다. 똑 같이 운동원들에게 절을 시킨다.

인간이 인간에게 절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왜? 인간 위에 인간 없고 인간 밑에 인간 없다는 민주주의 나라에서 도무지 왜?

내가 걸리버 여행기의 이상한 나라로 와버린 건가? 당혹스럽다. 이 불행한 꼬라지를 앞으로 열흘간이나 더 봐야 하다니.

절을 받으면서 모욕 당하는 느낌을 받는 것은 나뿐이란 말인가? 당신은 그 꼴을 보면서 '인간의 불행'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나?

머리를 30센티 쯤 아래로 끌어내리는 단순동작. 이건 원숭이들의 서열확인 동작인 ‘마운틴’은 연상시키는 동물적인 행태다. 이건 동물원의 모습이지 인간의 모습이 아니다. 우리 인간들끼리 그러지 말자.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은 여당도 야당도 아니고.. 우리당도 딴당도 민노당도 아니고.. 인간을 회복하는 길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숙이지도 않고 군림하지도 않는 것이다. 서열 정하지 말고.. 손에 손잡고 춤 추자는 거다.

 

인간의 비극은 계속된다

하여간 정치판에서는 원래 별 일이 다 일어나므로 별꼴을 다 봐야 한다. 그러므로 만수무강에 지장이 없으려면, 스트레스 안 받고 살려면 탈정치 해야한다.

개혁도, 이념도, 우리당도 연장이다. 도구다. 수단이다. 방법이다. 그것은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선택된 일회용이다. 그 연장을 버려야 한다. 정치라는 연장을 버려야 진짜 정치가 보인다.

정석을 배운 다음에는 정석을 잊어야 하고 뗏목으로 강을 건넌 다음에는 뗏목을 버려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또 진도나가야 한다.

하여간 불난집에 부채질하기가 배운 도둑질이요, 오버질로 밥먹고 산다는 조중동판에서는 당분간 시끄러울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들의 직업이고 생업이고 밥벌이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수준에서 놀 필요는 없다는 말.

경거망동이라는 단어가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 하는 행동을 보면 그 인간의 수준이 드러나는 법. 가벼운 순서대로 물에 동동 뜬다. 당분간 조선일보의 망동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여간 조선일보는 최악이다.


그들에게는 언론의 자유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언론의 자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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