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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1941 vote 0 2006.03.17 (00: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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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들이 히딩크 리더십에 이어 김인식 리더십을 학습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박노자 등은 ‘축구가 밥먹여주랴. 이건 집단광기다’ 하고 힐난했지만 축구가 밥먹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모든 성공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성공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그 패턴을 읽는 능력을 우리는 ‘직관력’이라 부른다. 그것이 우연히 떠오른 영감이 아니라 패턴을 꿰뚫어보는 지적 능력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직관력도 훈련하면 발달한다. 어느 분야든 그 분야의 정상에 오른 대가나 명인, 고수, 달인은 직관이 발달해 있다. 직관은 길에서 금덩이를 줍는 식의 행운이 아니라 성공의 패턴을 분석하는 연습에 의해 훈련되는 것이다.

정상에 오르기 전에는 스승에게 배우지만 정상에 오른 다음에는 스승이 없다. 스스로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구에게 배우랴? 음악가는 정상의 미술가에게 배우고 미술가는 정상의 음악가에게 배운다.

어떻게 배우는가? 직관으로 배운다. 성공의 패턴을 읽는 방법으로 배운다. 경험칙으로 알게 되는 것이 있다. 그렇게 스포츠의 성공, 예술가의 성공은 기업가의 성공에 영감을 준다.  

전체적으로 붐업이 된다. 월드컵의 성공이 한류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한류의 성공이 기업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맥놀이가 널리널리 퍼져 나가서 사회의 총체적인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

박종환의 벌떼축구가 인기를 끌 때는 경제도 박종환 식으로 한다. 박종환의 청소년 4강이 영감을 준 것이다. 히딩크가 성공할 때는 히딩크에게 배우고 김인식이 성공할 때는 김인식에게 배우는 것이 맞다.

중요한건 5천만 한국인이 함께 경기를 지켜보면서 코드를 맞춰봤다는 거다. 자연히 손발이 맞게 되어 있다. ‘척’하면 ‘착’으로 된다.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되는집안 효과’가 나타난다.

스포츠의 성공에 이은 한류의 성공으로, 기업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의 성공으로 발전한다. 이젠 정치만 성공하면 된다. 스포츠에서 ‘바꾸니까 되더라’는 경험은 정치에서도 ‘바꾸면 된다’로 발전한다.

코엘료로 안되면 본 프레레, 본 프레레로 안되면 아드보카트로 바꾸니 되더라는 경험은 정치도 바꿔보자는 열기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이번 그렇다면 지자체에서도 확 바꿔봐야 한다.

최소한 영감을 준다.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자극제가 된다. 자신감을 주고 용기를 준다. 사회의 긴장도는 높아지고 공동체는 깨어나게 된다. 그 무형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해도 적은 액수가 아니다.
 

한국 되는집안효과 시작되다

그래봤자 야구는 미국이 한수 위라고 말하는 바보도 있다. 그런 인간들과는 상종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스포츠는 왜 하는가? 약팀이 강팀을 꺾을 수 있기에 시합을 하는 것이다.

약팀이 강팀을 꺾을 때 스포츠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며, 약팀이 강팀을 꺾으라고 관중은 응원을 하는 것이다. 물론 반칙의 승리, 우연의 승리도 제지되어야 한다. 그 또한 성공방정식의 발표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성공사례가 확인되고 성공모델이 발표되고, 영감이 전파되면 맥놀이가 커져서 울림과 떨림이 전해진다. 이렇게 우리는 승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인류문명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추월한다.

그리고 정상에는 스승이 없다. 후발주자는 밑에서 올라오며 얻은 가속도의 에너지를 플러스 알파로 가지고 있지만 선발주자는 그 플러스 알파가 없어서 뒤처지게 된다. 그러므로 정상에서는 자기 스스로 스승이 되어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 가능한가? 성공의 패턴을 읽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되는집안 효과로 가능하다. 그렇다면 김인식 리더십으로 붐업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승리방정식 - 무엇을 배울 것인가?

윤동균의 빠따야구, 스파르타식 야구.. 논할 가치도 없다. 아마도 아닌 프로들을 폭력으로 통제한다는건 넌센스다. 젊은 선수들 사기를 위축시켜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나 하위권 팀을 중위권으로 끌어올리는데는 약간의 성과를 내기도 한다.  

이광환의 자율야구, 신바람야구.. 철학은 좋으나 본질을 모르고 덤빈 경우다. 첫째 금전의 유인동기가 없었다는 점, 둘째 선수 자원의 확보에 실패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그 결과 경쟁을 유도하지 못했다는 점이 실패의 원인이다.  

젊은 선수들 기 살려주는 자율야구, 신바람야구가 성공하려면 첫째 천문학적인 돈을 살포하여 연봉의 힘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덕아웃에서 선후배간의 위계질서를 연봉질서로 바꾸어주어야 한다.

구질서와 신질서의 싸움이다. 이건 위태로운 거다. 구질서는 무너졌는데 신질서가 정착하지 못하면 팀이 붕괴된다. 구질서는 위계질서이고 신질서는 연봉질서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돈 없이는 불가능하다.

엘지는 돈을 풀지 않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뉴욕 양키즈 방식을 시도한 것이다. 당연히 실패할 수 밖에. 반대로 돈이 있다면 해볼만한 시도이긴 하다. 엘지가 하면 안 되고 삼성이 하면 된다.

될만한 선수는 모조리 스카웃해서 덕아웃에 앉혀놓는 방법으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 경우 용병을 무제한으로 투입해야 하는데.. 2명으로 제한이 있는 현재의 구조로는 어렵다.

김영독, 김성근의 관리야구 컴퓨터야구.. 이광환의 자율이 진보라면 김영덕의 관리는 보수다. 진보와 보수가 대결하면 초반에는 보수가 이기지만 결국은 진보가 이긴다. 결국 한국에도 양키즈가 나와서 장기집권 한다.

아마추어는 관리야구가 먹힌다. 배구나 여자 핸드볼 등 일부종목에서 이 방법이 통하기도 했다. 이 방법이 성공하려면 선수들의 연령층이 같아야 하고 심지어는 종교도 같아야 한다.

일부 올림픽 종목에서 이 방법으로 금메달을 땄는데 그 경우는 선수들의 연령이 비슷해서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굳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예컨대 20대 미만의 젊은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는 쇼트트랙이라면 가능하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20살짜리 신인과 아버지뻘인 40살 선수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여기서 관리야구는 치명적이다. 반드시 몇몇 선수에 대한 편애 시비를 낳고 팀의 중간 허리가 무너져서 몰락한다.

왜 관리야구는 안되는가? 감독이 코치와 고참의 역할을 하면 중간허리가 부실해지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성과를 내지만 결국 고참이 밥값을 해줘야 하는 큰 경기에 약해서 만년 2위만 하게 된다.

김응룡, 김인식의 이심전심야구.. 이광환이 자율야구를 선언하자 김응룡감독이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 ‘뭐야? 자율야구라면 우리가 원조인데.’ 김응룡의 비결은 고참과 코치진 등 팀의 중간 허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질서의 유지가 가능한가이다. 고참이 신인을 억누르면 신인들 기가 죽어서 팀내 의사소통이 안된다. 이 문제 때문에 히딩크가 선후배들 간에 활발한 콜을 주문하고 고참과 신인이 같이 밥을 먹게 한 것이다.

김응룡 감독은 교묘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평소에는 자유를 주다가 잘 안될 때 마다 한번씩 의자를 걷어차거나 방망이를 부러뜨리는 거다. 이때 고참 선수들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열심히 해서 고참의 특권인 자유를 얻을 것인가 아니면 말을 안들어서 감독을 개입하게 할 것인가? 감독이 개입하면 피곤해진다. 자유가 없어진다. 이때 고참들이 스스로 역할을 찾아서 하게 된다.

자유와 부자유의 경계는 참으로 모호하다. 팀에서 오래된 고참들만이 그 자유와 부자유의 경계지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야 긴장풀어. 괜히 겁주는 거야. 있다가 감독 퇴근하면 우리끼리 한번 뭉치자구.’ 이렇게 팀 안에서 질서가 성립한다.  

히딩크는 심리전의 대가다. 그는 교묘한 방법으로 각자 알아서 열심히 하도록 유도했다. 김응룡은 자유라는 당근과 ‘의자 부수기’의 채찍으로 심리전을 구사하여 팀 안에서 이심전심이 작동하게 만들었다.
 

최고의 방법은 무엇인가?

무엇인가? 자율야구는 일정한 조건 하에서 성공할 수 있다. 당근과 채찍이 있어야 한다. 이광환은 그 조건을 걸지 못했다. 연봉이라는 당근과 경쟁이라는 채찍인데 그 당근과 채찍이 없어서 망했다.

김응룡은 자유라는 당근과 공갈이라는 채찍을 썼다. 선수들은 자유를 뺏기기 싫어서 열심히 했다. 그 자유의 공간을 찾아내는 데는 고참들의 역할이 있다. 이 방법으로 김응룡은 팀의 중간허리를 키웠다.

김인식은 김응룡 밑에서 그 방법을 터득했다. 그는 의자를 부수지 않고도 동기부여를 하고 고참들의 역할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김응룡과 김인식이 성공할 때는 항상 고참이 뭔가를 해주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본식 관리야구는 아마에서나 통한다. 관리야구가 되려면 선수들의 나이대가 같아야 한다. 종교가 같거나 외부에 공동의 적을 두거나 하는 방법으로 원초적인 동질성을 만들어야 한다.

프로에서 이 방법은 일시적인 성과가 있을 뿐이다. 특히 큰 경기에서 관리야구는 실패한다. 관리는 개입을 말하고 개입은 큰 경기에서 힘을 써줘야 하는 고참의 역할을 뺏기 때문이다.

고참들이 신인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유를 주는 것인데 그 자유를 주지 않기 때문에 관리야구에서 고참은 할 일이 없다. 중간 허리가 약해진다. 잘 나가다가 일거에 무너진다.  

그렇다면? 정답은 자율야구다. 그러나 당근과 채찍이 없는 자율은 이광환의 몽상에 불과하다. 당근은 연봉이고 채찍은 경쟁이다. 현재 한국의 프로야구는 당근도 빈약하고 채찍도 없어서 안 된다.

그렇다면? 김응룡과 김인식에게 배워야 한다. 고참들을 중간 허리로 활용하기다. 자유를 주되 그 자유에 조건을 거는 거다. 잘하면 자유를 얻고 못하면 그 자유는 반납된다. 그 미묘한 자유의 공간을 찾아내기는 눈치가 9단인 고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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