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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706 vote 1 2006.01.21 (11:11:34)

어제 글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어 해설편을 추가하기로 한다.

애들은 도무지 철이 없다. 그래서 문제다. 근데 철이라는 것이 뭘까? 철이 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세상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고 그 시스템에 적응한다는 것일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를.. 그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적응해야 한다. 근데 문제는 이걸 누가 알려주지 않는다는데 있다.

사고가 나서 어른들에게 꾸지람 듣고 경찰서에 몇 번 불려가고 하다보면 대략 경험으로 알게 되는 거다. 하여간 어른들은 아는데 애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무엇인가? 이건 예를 들어 하는 이야기므로.. 그 예가 100프로 적절한 비유가 아니라도 ‘예’에 신경쓰지 말고 맥락을 이해하기 바란다.

예컨대 말이다. 어떤 살인자가 정상이 참작되어 5년 정도의 형을 가볍게 살고 출소하여 돈을 태산같이 벌어서 떵떵거리며.. 잘 먹고 잘 산다면 어떨까?

자동차광이라는 탤런트 모씨의 경우를 들 수 있다. 그 인간이 스포츠카로 제법 달렸던 모양인데 어린이를 치었다. 지금도 스포츠카 몰고 질주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다. 근데 그래도 되나?

제발 오해 좀 하지 말자. 그 인간을 두둔하려는 것이 전혀 아니다. 그 넘은 벼락맞아 죽어도 싼 넘이다. 문제는 사회의 시스템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가이다.

청소년들이 보는 정의의 관점으로 보면 이건 있을 수 없는 거다. 죽은 사람만 억울한 것 아닌가? 그 연예인은 완전히 매장되어야 함은 물론 살인의 죄로 엄중히 다스려서 10년 정도 콩밥을 멕이고 부족하니 30년쯤 강제노동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건 극단적인 예다. 비유가 항상 적당히 맞는 것은 아니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내 말의 요지는 사회에서 법은 ‘문제의 해결’ 관점에서 본다는 거다.

애들세상 - 정의의 관점, 원인제공자가 뒤집어 쓴다.
어른세상 - 문제해결의 관점, 진단서 끊는 넘이 이긴다.

어른 사회에서 누가 잘못을 했는지 누가 원인을 제공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병원에 가서 전치 2주라도 먼저 진단서 끊어오는 넘이 이긴다. 이건 상당히 불합리한 것이다.

그렇다. 어른들의 사회는 불합리하다.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왜인가? 어른들은 법을 일종의 사회보험과 같은 사회안전망의 하나로 여기기 때문이다. 법이 정의를 심판하고 선악을 구분하는 정의의 징벌 시스템은 전혀 아니다.

아직도 법이 정의를 구분하고 선악을 분별하는 제도라고 잘못 알았다면 철들 들기 바란다. 법은 사회안전망의 일종으로 일종의 사회보험 비슷한 거다. 그래서 법은 선악을 구분하지 않고 정의를 분별하지 않는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탤런트 모씨가 아직도 스포츠카로 질주하고 다니는 거다. 괘씸하지만 그렇다. 옛날 같은면 돌 맞아 죽었을 넘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법이라는 사회 안전망의 덕을 본 거다.

예컨대.. 배심원제도가 있는 미국이라면 더 재미있다. 어떤 소년이 제 잘못으로 문득 도로에 뛰어들어 자동차에 치였다고 치자. 운전사의 잘못이 전혀 없음이 밝혀졌다고 치자. 그렇다면 누가 잘못했지?

소년이 잘못한 거다. 근데 배심원들은 엉뚱하게 그 자동차가 소속된 회사에 책임을 넘긴다. 그 자동차가 현대자동차 소속 업무차량이라면 현대자동차가 뒤집어 쓰는 거다. 그 이유는?

다친 아이는 치료되어야 하고 치료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돈은 회사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돈이 있으니 돈을 내라는 거다. 이건 정의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불합리하지만 선진국에서는 법을 일종의 사회안전망으로 보기 때문에 이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누가 원인을 제공했는가?
누가 정의의 편인가?
누가 악한가?

이런데 집착하면 어린이다. 어린이들이 이런 류의 논리에 집착하는 이유는 교육과 계몽의 목적 때문이다. 애들은 뭐든지 배우려고 한다. 애들은 정의를 바로세워서 일벌백계 하여 사회의 기강을 잡으려 한다. 이건 웃기는 치기다.

일벌백계? 이건 굉장히 위험한 거다. 독재시대의 논리다. 시민을 가르치려 들어서 안 된다. 법은 일종의 사회보험이고 사회안전망의 일종일 뿐이다.

사회를 안전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누가 나쁜 넘인지 누가 선하고 악한지를 논하지 않고 다만 진단서 끊는 넘이 이기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문제를 해결하고 군중을 진정시키고 사건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거 알면 대략 철들은 거다.  

황까 철부지들은 이런걸 모르기 때문에 지나치게 정의의 관점에 집착해서 원인을 제공한 단 한 사람에게 전부 뒤집어 씌우려고 한다.

그런데 누가 원인을 제공했지?

황빠가 먼저 째려봤잖아.
천만에. 황까들이 먼저 어깨를 쳤다구.
주먹을 먼저 휘두른건 황빠잖아.
무슨 소리. 황까가 먼지 공연히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었자나.

애들 싸움은 이런 식으로 끝이 안 난다.
원인제공자를 찾는다?
그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
그런 따위는 애들의 철딱서니 투정에 불과하다.

법이 사회안전망의 일종이고 사회보험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신중하게 대응한다. 황란에서 알아야 할 사실은 기존의 시스템이 사회안전망으로 그리고 사회보험으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이다.

MBC가 최초 고발한 건은 사회안전망의 시스템이 작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은 전혀 안전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도리어 사회를 위험으로 몰고가고 있다.

그들은 황박이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취재윤리를 어겨도 되고 진짜 범인으로 보이는 김선종에게 솔루션을 제공해도 된다고 여긴다. 이건 애들이 ‘니가 먼저 째려봤자나’ 하고 투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철이 든 어른들은 문제의 해결관점에서 본다. 가능한한 사회를 다치지 않게 연착륙을 시켜야 한다. 오마이뉴스의 방법은 전혀 연착륙이 아니다.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의 철부지 망동이야말로 재앙이다. 지각있는 어른들이 한 마디씩 해서 오마이와 MBC들을 진정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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