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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450 vote 0 2006.01.18 (18:07:46)

난국을 헤쳐 나가는 방법

이런 일이 일어나면.. 일단 골치 아프다. CPU에 과부하가 걸리도록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예견되는 서프의 분란을 어떻게 최소화 할 것인가이다.

첫째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쪼개지는 문제. 둘째는 필진과 눈팅으로 쪼개지는 문제. 셋째는 편집장과 운영진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있다.  

황박도 잘못이 있고 MBC도 잘못이 있다. 둘 다 잘했다거나 둘 다 잘못했다거나 하는 양시양비론은 의미없다. 그건 하나마나 한 소리고.

정보의 질에 대한 가치판단을 해야한다. 황박이나 MBC가 문제가 아니고 서프가 문제다. 서프의 본질가치와 핵심역량을 살려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기자들은 그냥 파헤치면 된다. 조낸 파헤치는 거다. 그러나 칼럼은 정보의 질을 판단하는 거다. 이건 값을 매기는 거다. 같은 물건도 대목에는 비싸고 대목이 지나면 싸다. 그러므로 타이밍을 재고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

난국이다. 난국을 헤쳐가는 방법은 중앙의 대마싸움에 매몰되지 말고 귀퉁이에서 새로운 전단을 열어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황빠든 황까든.. 누가 이기더라도 종국에는 우리 모두의 승리가 되게 하는 것이다.

필자는 ‘서프가 이겼다’고 선언하고 있다. 인터넷 특유의 쌍방향성이 잘 반영된 서프의 의사결정 구조가 오마이나 프레시안 보다 낫다는 거다.

이 이야기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싸움에 붙잡혀 기운 빼지 말고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이를 우리의 전투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거다. 작금의 황란은 내년의 본게임을 대비한 연습게임에 불과하다.
 

집단의 의사결정 구조가 문제

결론은 의사결정 구조다. 필자는 그 시대의 역사 흐름에 맞는.. 그리고 그 나라 사람 다수의 이익을 반영하는 최적화된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를 찾아낸 정당이 집권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당이 민노당이나 한나라당 보다 낫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최적화에 가까운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역사의 흐름에 맞다는 것이다.

여기서 두 가지.. 첫째는 최적화된 의사결정 구조여야 한다는 점. 둘 째 그것이 역사의 흐름과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겠다.

우리당이 역사의 흐름에 맞다. =》 젊은이와 벤처인, 자영업자 등 우리 시대의 가장 역동적인 10프로가 지지하는 정당이다.

우리당이 다수의 이익을 반영한다. =》지역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있으며 국민경선 등의 방법으로 당내 의사소통이 활발하다.

과연 그런가? 천만에..!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차기 우리당 지도부가 내놔야 한다. 이건 내가 정동영이나 김근태에게 물어보고 싶은 거고.
 

최적화된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는?

동탁을 토벌하던 16로 제후가 압도적인 병력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호로관에서 패퇴한 이유는 리더가 없었기 때문이다. 공격 때는 제왕적 총재 소리를 듣더라도 리더에게 권한을 몰아줘야 한다.

일본이 조총이라는 신무기와 훈련된 병사를 가지고도 조선을 정복하지 못한 이유는 조선의 임금 한 사람만 잡으면 된다고 믿었다가 의병들에게 후방 보급선을 공격당했기 때문이다.

공격과 수비가 다르다. 공격 때는 리더에게 힘을 몰아줘야 하고 방어 때는 외연을 확대하여 적절하게 병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는 모순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몰아주면 독주하고 분산하면 각개격파된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는 것은? 빠르고 정확한 정보의 교류다. 곧 피드백이다.

그렇다면 최적화된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는? 제왕적 체제가 아니고, 목소리 큰 넘이 이기는 시장바닥 구조가 아니면서도, 상의하달과 하의상달이 원활하며, 쌍방향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전문가 집단의 혜안이 반영되는 형태다.

이러한 구조는 시스템의 측면에서 쉬운 것이 아니고 매우 어렵다. 그 달성하기 어려운 모델을 필자는 서프라이즈로 시범 보이고 싶어 하는 것이다.
 

역사의 흐름을 타는 방법은?

청동기시대의 전술과 철기시대의 전술은 다르다. 청동기시대는 훈련된 장교의 비중이 크고 철기시대는 무조건 숫자가 많으면 이긴다.

(여기서 청동기, 철기는 교과서의 청동기, 철기와 다르다. 야금기술의 반영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춘추시대와 희랍시대는 철기가 있었지만 청동제 무기로 싸웠다. 손기정옹의 투구도 청동이다.)  

육전은 장교들의 역할이 크고 해전은 제독 한 사람의 역할이 크다.(마라톤 평원의 전투는 청동제 무기로 무장을 갖출 수 있었던 상층계급의 승리고 살라미스 해전의 승리는 노꾼으로 참전한 하층민의 승리였다.)  

2차대전 때다. 일본군은 하사관이 강했고 독일군은 장교가 강했고 미군은 장군이 강했다는 말이 있다. 박격포를 주무기로 하는 일본군은 하사관이 강하고, 전차를 주무기로 하는 독일군은 장교가 강하고, 원폭을 주무기로 하는 미국은 장군이 강하다. 무기체계에 따라 역량이 달라지는 것이다.

하사관이 낫냐, 장교가 낫냐, 장군이 낫냐 하는 논의는.. 지식인의 황까가 옳으냐 대중일반의 황빠가 옳으냐 하는 논의와 마찬가지로 사실이지 얼빠진 소리가 된다. 본질은 사람이 아니라 무기다.

인간은 다 똑같다. 독일놈이나 일본놈이나 미국놈이나 큰 차이 없다. 승부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에서 난다.

지금은 칼싸움이 아니라 총싸움인데 칼싸움 때나 필요한 사무라이의 정신력을 강조한다든가 따위는 필요없다. 지식인의 윤리란 것도 사무라이가 정신력 강조하는 것과 비슷해서 전술 바뀌면 말짱 황 된다.

하기사 돈 키호테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둘시네아 공주님에 대한 충성심.. 그것이 그 시대 지식인의 윤리였다. 소위 ‘기사도’라고 부르는.

그렇다면 결론은?

● 최적화된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기
● 역사의 흐름을 타기

우리가 이 두가지를 해야 한다.
 

최적화된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란?

- 공격 때는 리더에게 힘을 몰아주어야 한다.
- 방어 때는 외연을 확대하여 폭넓게 진지를 분산시켜야 한다.
- 각 분야의 전문가 집단(테크니션)의 혜안을 빌려야 한다.
- 피드백에 의한 단계적인 오류시정이 가능해야 한다.

이상의 조건들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여기서부터 오늘 필자가 말하려는 알맹이다.

‘닫힌계’가 확보되어야 한다. 의사결정의 광장이 되는 바운더리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러한 가치들은 막연하게 입으로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동그라미’를 형성할 때 얻어지는 것이다.

동그라미란? 공동체를 의미한다. 예컨대 ‘가족 공동체’이라면 어머니나 아버지가 리더가 되고, 친척이 외연이 되며, 삼촌이 전문지식을 가져오고, 자녀들이 의견을 말하여 쌍방향 의사소통이 되는 것이다.

만약 가족이 없다면? 리더를 정할 수 없다. 외연을 끌어오고자 해도 끈이 없다.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구하려 해도 누가 전문가인지 알 수 없다. 쌍방향 의사소통을 하려 해도 딴나라 알바가 몰려와서 적인지 아군인지 피아구분이 안 된다.

그러므로 끝없이 동그라미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물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기계에는 없고 생물에게 있는 것은? 세포다.

생물이 기계와 차별화 되는 내용은 세포라는 동그라미, 기관과 조직이라는 동그라미가 있기 때문이다.  

예의 ‘리더, 외연, 테크니션, 피드백’의 판단이 가능한 바운더리를 구획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도와 시 그리고 군과 면 그리고 리와 동으로 구획을 나눠주지 않으면 예의 구조를 성립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은? 공동체다. 공동체라는 동그라미를 통하여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첫째 동기부여, 둘째 공동체의 공동선에 관한 비전의 제시, 셋째 이 시대 그리고 우리 세대에 맞는 역할모델이다.
 

좌파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좌파들이 가끔 맞는 말도 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적용이 안 되는 이유는 우리나라, 우리민족, 우리세대.. 이런 동그라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동기부여가 안 된다. 비전의 제시가 안 된다. 역할모델을 찾을 수 없다.

좌파들이 주장하는 윤리.. 이런 따위는 돈 키호테의 ‘기사도’ 비슷한 것이다. 그것은 인류 전체를 위한 것이며 대중일반과는 현실적으로 상관이 없다. 말은 되는데 현실적으로는 공허할 뿐이다.

역사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핵심적인 역사의 변화는? 공급자 시장에서 수요자 시장으로의 변화다. 이에 대한 대한민국의 대응은? 박정희식 개발독재모델에서 노무현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다.

수구냐 개혁이냐를 가름하는 것은? 박정희 세대의 동그라미에 속할 것이냐 노무현 세대의 동그라미에 속할 것이냐다. 이건 확실히 세대차의 문제다.

박정희식 개발독재 모델은 1960년대라는 시대의 민도와 시장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1960년대는 그 방법이 먹힐 수 있었다. 그때는 공급자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IMF 이후 시장환경이 변했다. 이제는 박정희의 수법이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역사의 필연에 의해 노무현 패러다임이 요청되는 것이며.. 그것은 칼싸움에서 총싸움으로 전쟁의 형태가 변한 것과 같다.

칼싸움 때는 무사도가 필요하고 기사도가 필요했다. 총싸움 때는? 그딴거 필요없다. 기관총으로 드르륵 갈기면 끝나는 게임인데, 진중권 돈 키호테가 둘시네아 공주 내사랑을 외쳐본들 어쩌리? 세상이 변한 거다.

결론적으로? 전쟁의 형태가 바뀌었다. 춘추시대에는 항우의 막강 전투력이 먹혔지만 전국시대에는 유방의 100만 대군이 승리하는 법이다. 이제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테크니션들이 먹는 게임으로 환경이 변했다.

2006년 이 시대에 과연 누가 대중을 통제할 수 있는가? 누가 대중의 권력의지, 대중일반의 잠재한 상승욕망에 불을 붙일 수 있는가?

그것이 무엇인가? 서프라이즈의 핵심역량이다. 오마이는 할 수 없고 서프라이즈만 할 수 있다. 대중노선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 서프라이즈의 본질가치다.  

윤리는 지식계급에 필요한 것이고 휴머니즘은 대중일반에 필요한 것이다. 좌파들의 윤리가 먹히는 시대는 80년대다. 21세기는 서프라이즈의 휴머니즘이 먹히는 시대이다. 세상이 바뀌었다.


※ 황란.. 지겹다.
이것 저것 다 챙기다가는 내 명에 못 죽을 거 같다. 꼴리는 대로 쓰기로 했다. 속 편하게 살자는 거다. 이건 그냥 내 이야기를 하는 거다. 나의 이야기 보따리에서 나의 전매특허 레파토리를 풀어내는 거다. 당신들이 뭐라하든.. 신경 안쓴다. 이건 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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