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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338 vote 0 2006.01.16 (23:41:05)

말했지만.. 필자가 ‘서프가 이겼다’고 표현할 때 이 말을 두고 ‘황빠가 이겼다’는 선언으로 들었다면 오독입니다. 서프에 황빠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제가 말하는 승리한 서프에는 다수의 황까도 포함됩니다. 단 서프의 의사결정구조를 존중한다는 전제 하에.

서프의 의사결정 구조를 존중하지 않는 황까는.. 알바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마찬가지로 서프의 의사결정 구조를 존중하지 않는 황빠는.. 황빠라 해도 인정할 수 없습니다.

황까냐 황빠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서프가 지향하는 가치가 중요합니다. MBC가 다 옳고 황우석이 다 틀렸다고 해도 서프는 계속 나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실은 밝혀져 봐야 아는 것이고.. 황박사가 조작을 사주했을 확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며, 노성일이 거짓말을 하는지 황우석이 거짓말을 하는지.. 필자가 두 사람 얼굴 관상을 보고 판단할 수도 없는 일이고.

“노성일은 생긴 것이 쥐를 닮았으니 거짓말쟁이가 분명하겠고 황우석은 눈빛이 황소처럼 순박하니 진실을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 .. 제 입장에서 이런 식으로 글을 쓸 수는 없지요.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하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금방 드러나겠지만.. 그것이 나의 소관은 아닙니다. 내 의견은 MBC 말이 다 맞다 해도.. MBC가 그런 식으로 상황을 몰아가는 것은 안 된다는 말입니다.

팩트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입니다. 칼융님이 ‘승리선언이 성급하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황까냐 황빠냐’에 대한 이야기일 터. 내 입장에서는 앞으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서프가 이겼다는 거고, 이미 서프가 주도권을 잡았다는 말입니다.

알아야 합니다. 주도권이라는 것은 사실이지 팩트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갑니다. 진정성으로 가는 거지요..

팩트로 말하면.. 우리가 점쟁이도 아닌 터에 어떻게 알겠습니까? 제가 관심법을 구사하는 것이 아닌 터에.. 제 이야기는 언론이 하는 말이 액면에서 맞다고 치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서프가 옳은 것은 진정성에서 옳고 가치에서 옳은 거지.. 서프가 정보력이 뛰어나서 혹은 머리가 좋아서 혹은 아는 것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필진과 눈팅의 입장 차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필진은 판돈이 걸려 있는 상황이라 일이 잘못되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입장이고.. 눈팅은 걸어놓은 판돈이 없죠. 필진은 장기전을 하고 눈팅은 단기전을 하는 형편입니다. 눈팅과 필진은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맞습니다.

제 개인 입장에서는 솔직히 황빠도 황까도 다 피곤한 거고, 정치 이야기로 돌아가는 게 낫지요. 매일 반전이 일어나서 이거.. 살겠습니까? 죽을 맛입니다.

하여간 저의 결론은 설사 황까들 주장이 다 맞고 황빠들 주장이 다 틀린 걸로 나온다 해도 서프는 이겼고 오마이는 졌다는 말입니다.

서프는 대한민국을 대표했고 오마이뉴스는 특정 이익집단을 대표하는 듯이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앞으로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오마이와 MBC는 여론을 주도할 힘을 잃을 것입니다.

황빠냐 황까냐에 붙잡힐 필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대가 우리를 요청하느냐, 비로소 우리가 시대의 부름에 응답할 때가 되었느냐입니다.

춘추시대에는 귀족들 중심으로 전쟁을 했습니다. 무기가 청동이었는데 청동은 귀했기 때문에 평민들은 무장할 수 없었고 따라서 참전할 수 없었지요.(그래서 그 유명한 월왕의 구천검도 청동입니다. 구천검은 중국 박물관에 실물이 있죠.)

전국시대에는 춘추시대와 달리 평민들 중심으로 전쟁을 했습니다. 무기가 철기로 바뀌어서 평민들도 무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철기는 진작에 있었지만 야금기술의 낙후로 춘추시대에는 농기구로나 사용되었음.)

이건 시대가 바뀐 거에요. 지금이 춘추시대라면 우리는 찌그러져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이 전국시대라면 역사의 부름에 응답해야 합니다. 이게 중요한 거지요.

철기냐 청동기냐가 근본에서 결정해 버립니다. 이게 중요한 거지요. 공자 할애비가 와도 안 되는건 안되는 거에요. 결국 공자와 그 무리들은 진시황의 등장을 막지 못했던 것입니다.

작금의 황란이 상징하는 것은.. 전술이 변해서.. 청동기에서 철기로 무기체계가 완전히 바뀌어서.. 이제는 대중일반이, 그리고 네티즌이 힘을 쓸 때가 되었다는.. 역사의 위대한 진일보를 나타내는 그런 조짐으로 해석되는 거죠.

조중동이 발호한 것은 그 시대가 정보의 통제가 가능한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이때 국민들은 조중동이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몰라서가 아니에요.)

어차피 조중동이 문제삼으면 결국 세상이 그쪽으로 가니까.. 알지만 다 알지만..설사 조중동 말이 거짓말이라도 조중동이 집요하게 씹어대면 결국 그것이 진실이나 마찬가지로 되어버리니까..

세상이 어차피 그렇게 되어갈 수 밖에 없으니까.. 체념하고.. 조중동 말에 맞추어서 행동했던 것입니다. 국민은 알면서 속아준 거에요.

독재 때도 마찬가지.. 독재정권의 개소리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몰라서 속아준 것이 아닙니다. 국민이 바보 아닙니다.

오마이나 한겨레들은.. 독재정권 때 국민이 전두환에게 속은 것은 우매한 대중이 바보이기 때문에 속았다고 여전히 믿고 있는 겁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다 압니다. 알지만 세상이 어차피 그렇게 갈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힘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속아준다고 생각한 거죠. 그게 잘못된 거고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진 거.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변해서.. 여기에 브레이크가 걸린 거죠. 결국은 인터넷이 대중화된 21세기라는 사회가.. 지식인 집단과 언론이 똘똘뭉쳤을 때 어느 선까지 정보의 통제가 가능한 사회인가 하는 점에 문제의 해답이 있습니다.

오마이나 한겨레의 오판은.. 그 사람들이 권력의 속성 그리고 언론의 속성을 잘 알기에.. 언론이 입을 맞추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러나 아직도 세상이 변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금이 옛날 같을 줄 알고 말입니다.

하여간 저의 결론은.. 황빠냐 황까냐와 무관하게 언론이 다 입을 맞추어도 정보의 통제가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나 버렸으므로.. 앞으로 일이 어떻게 진행되더라도.. 정보의 통제불가능성이 확인된 지금..

대중노선을 지킨 서프 승리, 시민기자제 팽개친 오마이 패배.. 이 공식은 변함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역사가 결정하는 거고 제가 확인하고 싶은 것은 그 역사의 좌표가 2006년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느냐입니다.


PS.. 황까든 황빠든 이 상황에서 서프를 방문한 사람은 서프의 이니셔티브, 서프의 의사결정구조를 인정한 셈으로 쳐야겠지요.

승리한건 서프의 의사결정구조이며 서프의 의사결정 방식을 존중하는 모든 사람들이 승리자가 되겠고 그 사람들은 물론 서프의 눈팅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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