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의 다섯가지 모듈(점>선>각>입체>밀도)을 격투기에 적용하여 힘의 전달과 게임의 운영에 관하여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 10월 1일 구조론연구소 식료찬연 모임에서 발표한 내용과 같습니다.
모든 격투기에서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은 바로 보법 입니다. 단순히 몸을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면으로부터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입니다. 지면의 에너지를 발목, 허리, 어깨, 손목을 통하여 타격에 이르는 에너지의 이동 과정으로 보아야 합니다.
1. Stance
Stance 는 거리를 결정합니다. 기본적으로 격투기는 키가 크고, 팔이 길면 유리합니다. Stance가 Distance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초창기 복싱은 두 사람이 가까이 선 상태에서 끊임없이 치고받는 싸움이었습니다. 덩치가 크고, 팔이 길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게다가 오른손잡이인지, 왼손 잡이 인지에 따라서 펀치가 날아오는 궤적이 다릅니다. 보법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2. Distance
1920년대 잭 뎀프시는 상대의 Stance에서 나오는 긴 거리를 순식간에 뚫어버리는 기술로 복싱계를 재패했습니다. 이후 마이크 타이슨도 위빙을 통하여 순식간의 거리를 좁혀 호쾌한 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타이슨은 단지 펀치가 세서 이긴게 아니라, 거리를 거리 감각이 좋았기 때문)
(바라 님께서 Stance와 Distance는 같은 어원이라고 하네요.)
3. Space
잭 뎀프시는 더이상 복싱에서의 상대가 없자 잠시 헐리웃에서 배우생활을 하게 됩니다. 몇 년 만에 링으로 돌아왔을 때, 진 터너라는 복서와 대결하게 됩니다. 마침 그당시 이전보다 링의 크기가 넓어지게 되고, 진 터너는 최초의 아웃복싱을 펼치며 잭 뎀프시에게 승리합니다.
회전하며 공간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합니다.
4. Timing
격투기는 10 대 맞아도 데미지가 없을 수도 있고, 단 한 방에 다운 될 수도 있습니다. Timing 공격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이용하여 더 큰 데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일명 카운터 펀치.
5. Mind
그러나 기술을 넘어서 인과관계는 게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게임 이전에 있습니다. 싸우지 않아도 결과를 알 수 있는 것.
효도르의 게임은 대부분 게임 이전에 이미 결정이 난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마음의 단계가 있고, 여기에서 미학이 있습니다.
(요건 참... 설명하기가 거시기 함. 그러나 경험자 입장에서 분명히 존재하는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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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는 늦게 내는 사람이 이기는데
진짜 고수가 있다면 실시간으로 늦게 낼 수 있을 것이오.
보통 사람이라면 상대가 내는 것을 눈으로 보고 뇌가 그것을 인식한 다음
계산해서 이기는 것을 내는데 아무리 빨라도 0.3초가 걸릴 것이오.
늦게 내는 것을 들킨다는 말.
그러나 고수라면 들키지 않고 0.1초에 해치울 수 있을 것이오.
보통 무사 - 상대와 칼끝을 부딪히다가 유리해진 시점에 상대의 헛점을 발견하고
결정적으로 거리를 좁히며 뛰어들어 타격한다.
미야모도 무사시 - 칼끝을 부딪히지 않고 바로 들어온다. 상대는 뒷걸음질 치다가 주저앉는다.
미야모두 무사시의 검법은 다른 사람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이라
그는 제자를 키우지 못했다고 함.
미야모도 무사시는 이를 두고 '선수를 잡는다'고 표현했음.
선수(先手)란 병법의 으뜸으로써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원칙이다. 상대에게 끌려다니는 후수(後手)가 되어서는 이길 수 없다. 어떻게 해서든 적을 자유롭게 끌고 다녀야 한다. 적도 선수를 잡으려고 노력하지만 상대의 태도를 알고 있는 자 만이 선수를 잡을 수 있다.
세가지 선수잡기가 있다. 첫째는 자신이 먼저 적에게 달려드는 ‘싸움을 거는 선수’이다. 둘째는 적이 싸움을 걸어오기를 ‘기다리는 선수’이다. 세째는 둘이 동시에 싸움을 거는 '맞서는 선수'이다. 어떤 싸움의 시작에도 이 세가지 선수 외에는 없다. 선수를 잡는 법 여하에 따라서 조속한 승리를 얻을 수가 있으므로 '선수'야 말로 ‘병법의 첫째가는 길’이라 할 것이다.
병법에 있어서는 무슨 일이나 선수를 잡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차림자세는 상대의 선수를 기다린다는 점에서 후수가 될 수 있다. 승부의 기본자세는 상대의 자세를 동요시켜 적이 예상 못한 수단을 내밀거나, 혹은 적을 낭패하게 만들어 화나게 하거나, 혹은 적이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이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승부의 차림자세는 상대의 행동을 앉아서 기다리는 후수(後手)의 심리를 싫어한다.
적이 기술을 걸어 왔을 경우, 무모한 공격은 흘려보내고 그렇지 않으면 미리 억눌러 적이 덤벼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이 하는 것을 보고 억제하려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후수이다. 먼저 이쪽에서는 병법의 도에 맡기고, 기예를 펼치면서, 적이 덤벼오는 것을 그 시초에 억눌러, 적이 하고자 하는 것을 쓸모없게 하여 적을 자유로이 끌고다니는 자가 진정한 달인의 병법자다.
선수잡기란 서부영화에서 속사대결 같은 것이 아닐까 하오.
보통 하수들은 딴전을 피우다가 느닷없이 총을 뽑는데 그 순간 고수는 이미 총을 꺼내고 있다는 거.
그 순간 상대방에게 마음이 읽히는 거.
그리고 이러한 선수잡는 능력은 눈싸움만 해도 대략 판단됨.
눈싸움에는 상대의 생각이 반영되고 생각하면 이미 지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