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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스스로 권력을 내려 놓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민새들은 배신을 자행했고, 딴나라들은 탄핵을 저질렀고, 검새는 방종을 저질렀고, 헌재는 경국대전 귀신을 부활시켰고 조중동은 깡패로 방자하였다.
그리고 MBC 너 까지도.

여기서 발견된 법칙은? 어떤 놈이든 칼자루를 쥐어주면 반드시 휘두르고 만다는 사실. 여기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고 좌파도 우파도 없다는 사실. 그들의 흉포한 본성을 야수처럼 드러내고 만다는 사실.

딴나라의 탄핵, 헌재의 오만, 판새와 검새의 방종, 재벌들의 횡포, 조중동의 깡패짓.. 그 모든 것이 기실 독재 때는 꿈도 꾸지 못하던 일들이다. 그래서 그 때 그 시절에는 나라가 조용(?)했다.

대통령의 큰 권력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겸손해지니, 기득권의 작은 권력들은 정반대로 행동하여 한결같이 뻔뻔스런 폭력을 자행한 것이다. 그리고 국민은 짜증을 낸다. 그 짜증은 고스란히 참여정부에 부담으로 돌아온다.

선의(善意)로 권력을 양보한 대통령만 피해를 본다.

왜 이런 식인가? 왜 한사코 판을 깨려고만 드는가? 대통령이 한걸음 양보하면 야당도 한걸음 양보하고, 검새도 겸손해지고, 조중동도 몸을 사리고, MBC도 겸양의 미덕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사자가 물러간 정글에 늑대와 승냥이와 시라소니들이 몰려들어 마구잡이 개싸움판을 벌인 것이다. 대통령은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았는데 당신네들은 왜 미친듯이 대통령이 양보한 그 권력을 독차지하려고 아귀다툼을 벌이는가?

MBC의 난동.. 권력맛을 본 자의 추태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민노당의 부화뇌동 역시 마찬가지다. 미친듯이 날뛰었다. 기득권 세력의 난동과 본질에서 같다. 대통령이 우리 국민을 위해 양보한 것을 국민의 손에 전달되기 전에, 중간에서 비열한 가로채기를 시도한 것이다.  

시민단체도 예외가 아니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지 않는 겸양을 보이면 그들도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지 않는 정도의 신사도를 보여야 할 것 아닌가? 상대가 약하게 나오면 두배로 강하게 나가는 거, 염치없는 짓이 아닌가?

이건 정말이지 슬픈 것이다.

대통령이 큰 권력을 내려놓았다. 그 권력은 국민을 위해 내려놓은 권력이므로 당연히 국민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기득권들은 중간에서 비열한 가로채기를 시도하고 있고, 그 더러운 대열에 MBC와 오마이뉴스, 프레시안들이 가세한 것이다. 이건 추태다.

노무현은 탄핵을 당했다. 황우석은 반칙을 당했다. 당신들은 국민을 탄핵한 것이다. 당신들은 국민의 가슴에 백태클을 건 것이다. 단지 상대가 겸손해졌다는 이유만으로. 단지 상대가 약하게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왜 황우석인가?

인간 황우석..! 황우석은 신이 아니다. 황우석은 결코 우상이 아니다. 황우석을 숭배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없다. 이건 애국도 아니고 국익도 아니다. 실로 말하면 그것은 ‘타산’이다.

이 땅의 민초들이 황우석을 떠받드는 것은 충분히 계산된 행동이다. 그들이 황우석을 떠받들수록 민초들 자기네의 위상이 강화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권력을 양보했다. 누구를 위하여? 이 나라 민초들을 위하여다. 국민들은 황우석을 내세워, 대통령이 양보한 권력을 인수하려는 것이다. 황우석을 억압하는 것은 이나라 민초들을 억압하는 행동이다.

황우석 뿐만이 아니다. 스포츠 스타도 있고 바둑스타도 있고 연예인 스타도 있다. 대중의 우상이 있다. 민초들은 대중의 우상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권력과 기득권에 대한 견제를 시도하는 것이다.

대중의 우상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민중의 우상이 권력과 기득권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적어도 그 상징성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문제가 있으면 지적해야 하지만, 국민의 마음에 상처주지 않는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배려해야 한다.

그것이 성숙한 자의 방법이다.

더 많은 대중의 우상이 나와야 한다. 과학에는 황우석, 바둑에는 이창호, 스포츠에는 박지성, 영화감독에는 김기덕.. 그리고 음악에도, 예술에도, TV에도, 코미디언에도, 문학에도, 한류스타에도 나와야 한다.

기득권들은 결혼관계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야합하고, 편먹고, 배맞추고, 뒷구멍으로 붙어먹지만, 시민단체도 조직의 힘을 과시하지만, 이들 대중의 우상은 다만 개인으로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가치가 있다.

이들이 밤 하늘의 별처럼 쏟아질 때 이 나라 민초들도 가슴을 펴고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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