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우리는 더 높은 가치를 바라보는 그룹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전혀 새로운 모랄을 추구하는 집단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사변적인 이론이 아닌 용기와 행동으로 말하는 그룹이어야 한다.

우리는 또 기존의 패러다임을 해체하고 대안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그룹이 되어야 한다. 기존의 좌우 정파에 끼어들어 편먹고 개평뜯는 집단이 아니라 그들과는 차원이 다른, 전혀 새로운 독립세력을 표방해야 한다.

그들의 이념도 나름대로 존중은 하지만 적어도 이념이나 강령에 얽매여 우리의 행동에 제약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존의 제 정파는 우리에게 전략적 제휴의 대상일 뿐 우리는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아야 한다.

좌파나 우파라는 도식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좌우를 떠나 각 분야의 최고수들이 집결한 곳이라는 인상을 주어야 한다. 이념이나 강령, 원리원칙 따위들 보다는 아이디어를 즉각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결단력과 행동력이 중요하다.

부단히 변화하는 역사의 흐름을 타기 위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력한 집행력이 필요한 것이다.(꼬장꼬장하게 원리원칙 따진다며 서로의 발목을 잡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퍼져버리는 낡은 진보의 모습에 신물이 나지 않는단 말인가?)

1) 가치우선주의(기존의 널리 주장되는 이념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고유한 가치를 내부 동력원으로 하는 자체엔진을 장착하고 있어야 한다.)  

2) 자기중심주의(우리 스스로가 중심에 서야 한다. 제 정파에 종속될 이유는 전혀 없다. 우리는 궁물련과 달리 노짱을 팔거나 개혁을 팔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노짱이 일구어놓은 터전을 빌려 거기에 전혀 다른 우리의 집을 지을 뿐 노짱의 정치에 종속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개혁을 위한 소모품의 전사가 아니라 우리의 독립적인 의지를 관철하기 위하여 개혁이라는 변화된 환경을 필요로 할 뿐이어야 한다.)

3) 스타일우선주의(이념의 차이 보다는 스타일의 차이로 승부를 내야 한다. 이념은 이해되기 어렵지만 스타일은 대중의 눈에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 그 이전에 자유롭고, 생기발랄하고, 역동적이며,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강력한 행동력을 가지고,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며 거침없이 말하는 즉, 제대로 진도 나가주는 집단, 한 마디로 ‘깨는 집단’이어야 한다.)

4) 소수정예주의(우리는 숫자로 밀어붙이는 조중동의 여론조사 놀음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깨어 있는 상위 5프로의 소수정예를 지향해야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100프로에서 그 1프로인 눈과 귀의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 초딩은 가라. 딴나라도 가고 조중동도 가고 찌질이도 가라.)

5) 찐따무시주의(우리는 구태여 딴나라나 조중동에 각을 세우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즐겨 딴나라나 조중동을 상대해 주는 것은 전술구사의 묘미일 뿐 그것이 곧 우리가 표방하는 가치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하에 수준이하의 아랫동네 소식에는 관심이 없어야 한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나 인간 덜 된 찐따그룹은 일정한 숫자로 존재하는 법이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그들을 인간 만들어주기 위해 우리의 아까운 시간을 허비한다면 부질없는 짓이다.)

인간의 가치를 드높이기다

오마이뉴스식 신변잡기주의로 가면 안 된다. 동네 아저씨 아줌마의 지리멸렬주의로 가서 안 된다. 목청 큰 아저씨들 포장마차에 모여 술 먹고 분기탱천해서 안하무인으로 고함이나 내지르는 식으로 가서 안 된다. 아줌마들 찜질방에 모여 시어미 흉이나 보고 수다나 떠는 식으로 가서 안된다.

우리는 마이너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를 지향해야 한다. 서푼짜리 먹고사니즘에 현혹되지 말고 인간중심주의로 가야 한다. 우리의 임무는 문명의 주인된 바 인간의 가치를 드높이는 것이지 대중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최고, 최강의 고수집단을 표방해야 한다. 우리는 알만한 사람들이, 일머리를 훤히 꿰뚫어 알고, 우선순위를 다 판단해 놓고, 사전에 접근경로를 파악해 놓고, 나침반과 설계도를 확보해 놓고 처음부터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가는 것이지 안개 가득한 길 가운데에서 하나 둘 모여들어 이제부터 불안하게 앞길을 모색해 본다든가 혹은 수선스런 시장바닥에 떼로 몰려들어 개나 소나 중구난방으로 마구 떠들며 이제부터 가야할 방향을 논의해 봄세 하는 수준이어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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