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4113 vote 0 2005.09.30 (10:01:18)

한 동안 서프에 글을 안 쓰다 보니 감각이 없어졌다. 이기명 선생이 뜬금없이 ‘노사모여 단결하라’는 말을 했을 때 제꺽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어제 멋 모르고 노사모에 가입했다가 벼라별 욕을 다 먹고 있는 중이다. 바로 노사모를 탈퇴하고 말았다.

세상이 그렇다. 노무현을 사랑하므로 노무현을 사랑해서 안 된다. 어쩔 것인가? 그것이 세태이고 그것이 인생인 것을.

필자가 노사모를 안 하는 이유는 하나다. 노사모 안의 소사모들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노무현 비방에 앞장서는 닝기리 소영길을 지지하는 자들 말이다.

그 판에 노혜경은 뭐하러 나섰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노혜경이 떨어져도 나야 상관없다. 이 글 역시 노혜경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다.

필자의 관심은 다만 우리가 크게 판을 벌리면 조중동이 발끈해 버전으로 발끈할 것이 뻔한즉 그 뒤가 궁금할 뿐이다.

노혜경의 출마는 그동안 감정의 골이 깊어졌던 서프와 노하우와 오마이뉴스 등 범개혁진영의 재결속을 꾀하는 의미가 있다. 그래도 조중동이 가만 있겠는가?

우리당이 집권여당인 지금 개혁진영의 의도적인 분산은 필요하다. 우리가 뭉쳐 있으면 집중타를 맞을 뿐이다. 서프와 노하우로 갈라진 것이 나쁘지 않다.

그러나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우리는 다시 뭉쳐야 한다. 문제는 타이밍! 노사모 선거는 그 타이밍을 재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노혜경이 되면 개혁진영은 바로 뭉칠 것이고, 안 되면 닝기리 세력의 득세를 의미하므로 내년 지자체 때 까지 유보다. 필연 흐름이 그렇게 간다.

하여간 필자가 오판했다. 사태를 안이하게 보고 낙관한 것이다. 잠시 노사모를 둘러본 바로 말하면..

필자의 어제 글을 가지고 당나라 군사가 신라를 구하러 쳐들어왔다는 식의 지역주의 조장이 난무하고 있다. 지역주의 조장글이 가장 추천점수가 높다.

언제부터 노사모가 지역주의 집단이 되어버렸단 말인가? 거기에 신라 군사가 왜 나오고 당나라 군사가 왜 나오나? 노무현이 지역주의 하라고 시키더냐?

‘꽁생원’이니 ‘애들’이니 이런 표현이 거슬렸던가 보다. 지들에게 한 말이 아닌데 왜 스스로 꽁생원을 자처하고 애들을 자처하는지? 그거 커밍아웃 하고 싶었나?

하여간 말 가지고 시비하는 건 노무현 대통령에 시비하는 조중동이 아닌가? 노사모가 조중동이냐 발끈해냐? 째째하게 말 꼬리나 잡고 말이다.

필자의 글이 노혜경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공연히 분란만 일으킨 결과가 될 것이다. 조중동은 이게 웬떡이냐 하고 달려들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끓는 기름에 불쏘시개를 던지고 싶다. 구질구질한 닝기리들은 박살을 내버리고 싶다. 어휴..!

젠장 지금 분위기라면 노무현 대통령이 노사모 대표에 출마해도 낙선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언제부터 노사모 했지?” <- 이런 식으로 나오면 솔직히 할 말 없다. 하여간 닝기리 소사모들은 노사모가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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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개혁진영을 결속시켜 조중동과 큰 싸움판을 벌이지 못한다면 노혜경이 되든 누가 되든 별 의미없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노사모 해체를 주장하던 그 흐름이 이어져서 지금 노사모 순혈주의, 노사모의 찜질방 계모임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본다.

논객은 노사모 하면 안된다거니 대통령 참모는 노사모 대표하면 안된다거니 이런 시덥잖은 주장은 카오클라이가 최홍만에게 키 큰 사람은 K-1하면 공정하지 않다는 말과 같다.

그렇다. 공정하지 않다. 카오클라이와 최홍만의 대결은 절대로 공정하지가 않다. 헤비급과 플라이급으로 체급이 다르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최홍만 쫓아내 버리면 k-1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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