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수구세력과 개혁세력의 차이점은 수구는 언제나 ‘단기전’만 하려 하고 개혁은 ‘장기전’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이라 하겠다.


이번 핵타결도 그렇지만 반드시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고.. 그 때문에 단기적으로 인기없는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수구는 절대로 못하는 일이고.. 이런 일을 결단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핵문제.. 많은 사람들이 ‘되겠나’ 했지만 결국은 ‘되었다’.

언제나 비관만 하는 조중동과 딴나라들.. 이래도 할 말이 있나?


87년 민주화 때도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되겠나’ 했지만 결국은 ‘되었다’. 민주화가 상당부분 진전된 지금은 우습게 들리겠지만.. 그때는 정말이지 ‘민주화’라는 것이 과연 될것인가 아득하기만 했다.


60년에도 되지 않았고, 65년에도 되지 않았고, 70년에도 되지 않았고, 75년에도 되지 않았던, 민주화가 80년에도 안되었고 85년에도 역시 안되었는데 뜬금없이 87년에는 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보자. 60년에도, 65년에도, 70년에도, 75년에도, 80년에도, 85년에도 안되었으니 이제는 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열 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고 했다. 아홉 번 찍어서 안되었으니 열 번 찍어도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조중동과 딴나라의 비관론이라면, 비록 아홉 번 찍은 효과가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속으로는 이미 타격이 커서 10번째는 넘어갈 것이라는 희망이 우리의 낙관론이 되겠다.


통일도 마찬가지다. 지난 50년간 통일은 되지 않았다. 지금껏 통일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도 통일은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수구다운 발상법이라면 지금껏 통일되지 않았으므로 이제는 통일이 될것이라는 생각이 개혁다운 안목이겠다.


지역주의도 마찬가지다. 지금껏 깨지지 않았기에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반대로 지금껏 깨지지 않았기에 이제는 깨질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겠다. 대통령의 연정제안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한나라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실금이 갔다.


역사를 돌이켜 보건대 50년 건국이후 대한민국은 조금씩 전진해 왔다. 적어도 문제를 한가지 씩은 해결해 온 것이다.


80년에 우리는 좌절했지만 그래도 희망의 씨앗은 뿌렸다. 87년에 우리는 다 잡은 고기를 놓쳤지만 그래도 민주화를 위한 토대는 닦았다.


87년과 92년에 우리가 바꾸지 못한 것은 그들이 한 가지를 양보하는 척 했기 때문이다. 87년에 그들은 직선제로 한걸음 물러났고, 92년에 그들은 군인정권의 퇴장으로 한걸음 더 물러났다.


그리고 이제 2007년이다. 그들은 무엇을 더 내놓을 것인가? 노무현의 의제선점을 보라! 2007년에 그들이 하나를 양보하면서 ‘이것먹고 떨어져’ 하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 놓는 효과가 확실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다 내놨기 때문에.. 87년에 노태우가 한 속임수를, 92년에 김영삼이 쓴 속임수를 2007년에는 딴나라당이 결코 쓸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왜? 노무현 대통령이 미리 침 발라 놓았기에.


87년 노태우도, 92년 김영삼도 뭔가 하나는 내놓는 척 위장하는 방법으로 집권했는데 2007년 한나라당 니네는 뭘 내놓을래?


97년과 2002년 이회창이 실패한 이유는 건수가 바닥나서 그들에게 더 이상 내놓을 것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내놓아야 하는 것을 내놓지 못한다면 그들은 결코 집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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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타결 소식.. 뜻이 있으면 길은 있다는 것, 시간은 걸리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면 반드시 반대급부가 주어진다는 것, 우리가 가는 길이 옳다는 확신.. 진정성이 있으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믿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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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농사는 씨 뿌리는 농사다. 지금 씨앗뿌려 언제 수확할지 아득하기만 하다. 국민은 기다리기 지루해서 대통령을 믿지 않는다. 노무현 인기 내려간다.


그러나 부지런한 농사꾼은 심어둔 종자의 종류가 워낙 많아서 심심하지 않다는 것이 또한 미덕이 된다.


핵타결에 뿌린 씨앗의 열매는 오늘 수확하고, 경제에 뿌린 씨앗의 열매는 내일 수확하고, 김정일 답방에 뿌린 씨앗의 열매는 모레 수확하고, 고이즈미 혼내주고 민족 자주에 뿌린 씨앗의 열매는 글피에 수확하고, 연정제안으로 지역주의 해결에 뿌린 씨앗은 2007년 대선 때 수확한다. 큰 고비는 넘었다. 이제는 매일 수확모드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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