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4379 vote 0 2005.08.11 (18:40:48)

DJ를 도마에 올리지 말라. DJ는 잘못이 없다. DJ의 주변 인물들에게는 물론 상당한 잘못이 있다. 그 점은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12인 회의에 참석하는 인물 중에 책임있는 발언을 하는 인간이 한 명도 없다.

서프나 데일리서프 일각에서 DJ를 비판하는 시각들.. 물론 비판받아야 할 부분은 비판받아야 하겠지만.. 근본적인 역사의식의 빈곤.. 그리고 역사란 부단한 승부의 연속이라는.. 본질을 간과함은 아쉬운 부분이다.

무엇인가? 언제라도 부분은 전체와 통하는 법, 개별적인 사실을 각각 따로 떼놓고 개별적으로 낱낱이 판단하는 시각은 안 된다. 전체로 보아야 한다.

DJ는 크게 승부하여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은 사람이며, 그 과정에서 부분의 조각조각들을 하나로 크게 얽어야 했고, 그러한 ‘얽음의 과정’에서 따라온 지역문제와 측근비리의 조각들은 ‘역사의 승부’ 차원에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무엇인가? 전쟁판이면 고사리 손도 아쉬운 판에, 도둑놈 손이라도 빌려야 한다. 그런건 그 전쟁이 과연 가치있는 전쟁인가로 본질이 판단되는 것이며 다른 부분들은 거기에 연동되어 판단되는 법이다.

DJ 역시 역사의 큰 흐름을 타신 분이다. 이때 선장이 해야할 일은? 우선순위 1번의 일은? 그건 개인의 일이 아니고 하늘의 일이라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 역사의 큰 승부를 보지 못하고, DJ의 사적인 인격성이 오늘날의 DJ를 만들었다고 보는 사람들이 역사를 개인사의 관점에서 보는 비뚤어진 시선을 가진 자들이, 찌질스런 딴지를 붙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물론 DJ가 5번 죽음의 고비를 거치면서 약화되었을 수도 있고, 또 젊었을 때의 패기를 잃고 대통령 임기 중에는 많은 일을 아랫사람에게 넘기면서 잘못한 점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란 무엇인지를 안다면 그것이 문제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역사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DJ의 많은 결정들을 부분을 얽어서 전체에 연동시키는 즉 역사의 큰 승부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오직 개인을 숭배하려는 인간들이 그 개인의 소소한 허점을 발견하고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이다.

DJ를 비판하는 자들, 노무현 대통령을 씹는 자들의 공통점은 역사의식이 결여되어 있고, 개인을 숭배하려는 자들이며, 역사의 문제를 개인의 인격 문제로 전도시키고.. 그 논리의 끝에는 결국 자기 성격하고 안맞다는 것이다.

그들이 내세우는 논리의 끝은.. ‘나는 화끈한 인간인데 DJ는 음흉하다.(박정희광신도설)’, ‘나는 결백한데 DJ는 그렇지 않다(장기표설). ’나는 권위적인데 노무현은 떼쓰는 울보다.(전여옥설).. 하는 식으로 결국 개인의 성격문제로 가져가며 자기와 다른 성격의 사람들을 경멸하는 형태로 논리를 귀결시키며.. 위대한 인물의 위대한 성격이 존재하고 그러한 위대한 성격을 가진 사람을 자신은 숭배하는데 혹은 숭배할 의사가 있는데, 한때 숭배하기도 했는데 알고보니 속았다 이런 식.

개인을 숭배하지 말라. 역사 앞에서 겸허하라. 역사 앞에서 하나의 큰 승부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얽어서 일괄타결로 가져가야 했는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더 큰 가치를 위해서 작은 가치를 희생하는’ 결단이 있어야 했는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8145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8112
5395 박근혜 사학에 뼈를 묻나? 김동렬 2005-12-20 14391
5394 "인간이 대세다" 김동렬 2005-12-21 12226
5393 얻을 것과 잃을 것에 대한 검토 김동렬 2005-12-22 13900
5392 어느 우상 파괴자의 죽음 김동렬 2005-12-23 13834
5391 오마이뉴스와 데일리 서프라이즈의 변질 김동렬 2005-12-23 14011
5390 토종 학문의 죽음 김동렬 2005-12-24 17003
5389 왜 한국인은 강한가? 김동렬 2005-12-25 13926
5388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김동렬 2005-12-27 13164
5387 음모론 유감에 유감 김동렬 2005-12-27 14785
5386 학문의 역사 김동렬 2005-12-27 10211
5385 허준영은 버텨라 김동렬 2005-12-28 16326
5384 수렁에 빠진 MBC 김동렬 2006-01-02 13600
5383 황박-미즈메디사건의 중간평가 김동렬 2006-01-04 16973
5382 유시민 그리고 강준만 김동렬 2006-01-04 12799
5381 노무현이 미워서 유시민을 때린다 김동렬 2006-01-09 13586
5380 네이처가 탐낼 정명희의 처녀생식 논문 김동렬 2006-01-11 13834
5379 황박은 죽어도 황란은 계속된다. 김동렬 2006-01-11 15183
5378 왕의 남자 그리고 태풍 김동렬 2006-01-11 10959
5377 기술자는 살리고 장사꾼은 쳐내는게 정답 김동렬 2006-01-12 14375
5376 미친 오마이뉴스 김동렬 2006-01-13 15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