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9280 vote 0 2005.08.03 (13:27:43)

인간이 인간을 보고 쇼크를 먹었다면 문제가 있다. 아담과 이브 때부터 인간은 깨벗고 있었다. 그리고 수천년이 지났다.

문명의 본질이 인간의 자유를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면, 지금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와졌는가이다. 인류의 문명화된 정도를 질문하자는 거다.

오늘의 이 사태.. 인간이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고 화를 내는.. 그 자기부정의 극치.. 인간이 스스로 인간을 부정하는 상황.. 이것은 이 문명이 건강하지 않은, 즉 불건전한 문명이라는 증거가 된다. 그렇다면 치유해야 한다.

존 레넌이 마약을 했건 혹은 옷을 벗었건 사람들은 상관 않는다. 오히려 존 레넌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고 환호한다. 앞서가는 자가 그렇게 길을 열어주었기에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로와질 수 있었던 거다. 감사한다.

존 레넌의 용기있는 실천이 한국 청소년의 두발 및 복장 자유화 그리고 야간통행금지 해제 그리고 인터넷의 자유로움을 앞당기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8살 먹은 소년 존 레넌이 지금 당신의 이웃집에 살고 있다면.. 당신은 존 레넌을 고발하고 말 것이다. 비열하게도 말이다. 그 혜택은 누리면서도 말이다. 야간 통행금지가 있던 그 억압의 시절이 그대에겐 좋았는가?

'존 레넌은 멀리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안전하다.'는 생각. 멀리 있는 존 레넌에게는 환호를 보내면서 가까이 있는 존 레넌은 고발하고 마는 당신의 이중성이 나는 싫다. 왜 솔직하지 못하는가? 왜 순수하지 못하는가?

이 문명 앞에서 당신은 도무지 누구란 말인가? 당신의 존재는 도무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참견하지 말기. 간섭하지 말기. 개입하지 말기. 자유롭게 놓아두기.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544 성숙한 시민사회로 가기 위하여 김동렬 2006-02-03 12756
1543 정동영은 행운아인가? 김동렬 2006-02-02 13464
1542 백남준의 유혹 1 김동렬 2006-02-01 13259
1541 두관이 형 거기서 머해? 김동렬 2006-02-01 15985
1540 예술은 유혹이다 김동렬 2006-01-31 14116
1539 스크린 쿼터 문제에 대하여 김동렬 2006-01-27 14904
1538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 김동렬 2006-01-26 11782
1537 학문의 역사 - 쫓겨다니는 문명, 매혹당하는 문명 김동렬 2006-01-25 19720
1536 왕의 남자 대 글래디에이터 김동렬 2006-01-25 13238
1535 황란 제 2라운드 김동렬 2006-01-25 12182
1534 정동영과 김근태의 양극화 해법 김동렬 2006-01-24 13596
1533 학문의 역사 - 서구의 남성성과 동양의 여성성 김동렬 2006-01-23 16936
1532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김동렬 2006-01-23 13929
1531 조직의 김근태 세력의 정동영 김동렬 2006-01-23 14167
1530 철이 든다는 것에 대하여 김동렬 2006-01-21 14453
1529 고쳐쓴 학문의 역사 2 김동렬 2006-01-21 11110
1528 황까와 황빠의 수수께끼 김동렬 2006-01-20 13493
1527 고쳐 쓴 학문의 역사 1 김동렬 2006-01-19 13361
1526 적(赤)과 흑(黑) 김동렬 2006-01-18 16405
1525 돈 키호테의 윤리 김동렬 2006-01-18 13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