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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당의 한심한 모습에 실망해서 야당과의 연정을 검토하기에 이르렀고, 야당은 당연히 대통령의 당적이탈을 주문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도, 문희상은 뻔뻔스럽게도 박근혜에게 총리를 제안하는 대담함을 보이고 있다.

뭐 당이 안되어서 궁여지책으로 연정이라도 하자는 판인데 박근혜씨에게 총리를 제안하는 것이 아주 못할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계백이 황산벌에 나갈 때는 가족을 베고 나가는 것이 맞고, 당 대표가 그런 제안을 할 때는 먼저 할복을 하고 유서의 형태로 충언을 남기는 것이 맞다.

대통령이 연정을 말씀하셨다면 우리당에 대한 신뢰를 거두었다는 말이다. 당적은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탈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정도면 문희상체제가 최단시간에 당을 말아먹기로는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업적이다.

연정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필자가 연정을 환영하는 뜻은 무능한 우리당 지도부에 환멸을 느끼는 입장에서, 연정으로 하여 문희상파 실용주의체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 속으로 고소해서이지, 국민이 우리당에 모아준 힘을 우리당이 야당에게 내줘버리게 좋아서는 아니다.

그 의석이, 그 힘이, 제 1당이라는 그 위치가 어떻게 만들어준 의석이고 어떻게 모아준 힘인데 그걸 야당에게 덥썩 내줘버려? 누구 허락 맡고? 적어도 여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챙피한 것은 알아야 하는거 아닌가? 국민이 모아준 힘을 야당에 내줄 때는 그 힘을 모아준 사람에게 최소한의 동의절차는 거쳐야 한다.

필자는 이왕지사 연정을 하겠다면 당을 가릴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민노당과 연정을 한다면 차기 대선에서 민노당이 협력한다는 전제가 붙고, 민주당과 연정을 한다면 민주당의 자동소멸이라는 전제가 붙고, 한나라당과 연정을 한다면 한나라당내 연정반대파가 탈당해서 한나라당이 두 동강이 난다는 전제로 해서 당을 가릴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것도 필자가 우리당을 지지하기는 하지만 우리당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생각이다. 필자가 우리당 당원이라면? 일단은 매우 창피할 것이다. 문희상은 여당의 대표라는 자가 본인이 총리를 하겠다고 욕심을 내도 부족할 판인데 야당에 총리를 주겠다는 말을 어찌 그리도 쉽게 하는가?

야당에 연정을 제안하는 심정은 막다른 골목에 몰린 가난한 가장이 자기 자식을 고아원에 맡기는 심정과 비슷할 것이다. 그거 비통한 것이다. 그렇다면 문희상은 눈물을 흘리는 연기라도 하고 발언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당 대표직 사퇴서 정도는 써놓고 할 말이 아닌가?

연정 좋다. 그런데 말이다. 연정이 현실화 된다면 지지자들이 우리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이참에 네티즌세력도 당을 하나 만들어서 대통령과 연정을 하자고 건의해 볼까? 대통령께서 네티즌당이라고 배척할 리는 없으니 말이다.

대통령의 연정안은 경의선을 연결하고 북한에 전기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동의를 구하기 위한 수순으로 본다. 즉 당장 뭔가 정치판을 흔들자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수단일 것이다. 그래서 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연정이 현실화 된다면, 그래서 민노당 혹은 민주당, 혹은 한나라당이 쪼개져서 생길 어떤 당과 연정을 하게 된다면, 다수의 우리당 의원들은 차라리 민주당에 있을걸, 차라리 민노당에 갈걸, 차라리 쪼개진 반나라당에 갈걸 하고 속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만의 하나 한나라당이 연정안을 받는다면 100프로 한나라당이 쪼개져 반나라당이 된다고 봐야한다.)

연정이 현실화 된다면 유시민 등은 후회할 지 모른다. 그냥 개혁당이나 하고 있으면서 우리당과 연정을 했으면 위상이 더 올라갔을 것 아닌가 말이다. 필자의 표현에 무리가 있지만 굳이 이런 표현을 쓰는 이유는 연정이 현실화 될 경우 여당이 받을 타격도 있다는 점을 문희상이 과연 알기나 하는가를 묻고 싶어서다.

대통령이 통일이라는 큰 구상을 앞두고 역사적 결단을 내림은 좋으나 야당이 대통령의 당적이탈까지 주문하는 상황에서, 당 대표는 적어도 사흘 정도는 곡을 하고 와서 청와대 앞에 돗자리 깔아놓고 배를 째는 시늉이라도 한 다음 사퇴서를 겸해서 야당에 총리직을 제안하는 것이 모양새가 맞다.

아무리 좋은 제안이라도 정략적인 모습으로 비춰지면 아니한만 못한 것이다. 진정성을 드러내려면 좋은 절차를 밟고 그럴듯한 모양새를 갖추어야 한다. 지금은 너무 이상하고 어색하다. 절차가 틀렸다.

문희상씨 얼굴 두꺼운 것은 알지만 너무 뻔뻔스럽지 않은가? 참 당신은 비위가 좋아서 오래오래 살겠수.

결론적으로 필자가 연정을 찬성하는 부분은 경의선을 연결하고 전력을 북한에 송전하는 상황에서 남북통일이라는 비전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기 위한 수순으로 그 취지를 미루어 짐작하여 찬성하는 것이고, 그런거 없이 문희상이 그냥 정부를 야당에 팔아먹을 심산으로 연정안을 내놓는다면 으음.. 할 말이 없소이다.

연정이 되든 안되든 연정의 불씨는 계속 갈 것이다. 지역주의의 폐해가 온존하는 한, 그리고 통일의 대업이 완수되지 않는 한. 어쨌든 지역구도는 깨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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