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03&newsid=20110712104329421&p=yonhap
시카고대 연구진 발표.. 모든 동물에 四肢로 자랄 수 있는 유전자 존재 증명
(서울=연합뉴스) 최초의 네발 동물이 땅 위에서 걸어 다니기 훨씬 전부터 물고기의 몸에는 팔다리와 손ㆍ발가락을 만들 수 있는 유전자가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1일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진은 물고기의 DNA에서 떼어 낸 특정 유전자 스위치를 생쥐 태아에 이식하자 이 스위치가 생쥐의 팔다리 영역에서 유전자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런 실험 결과는 4억년동안 따로따로 진화해 온 동물 종들 모두에 사지로 자라날 수 있는 유전자가 보존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생쥐의 손ㆍ발가락 유전자 발현을 일으키는 유전자 스위치가 물고기에 존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생쥐의 유전자를 발현시킬 수 있다"고 밝히고 "이는 팔다리의 선행기관이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지난 2004년 북극권 캐나다에서 발견된 수륙 전환기 동물 틱탈리크의 화석에서 훨씬 뒤에 등장한 육지동물의 사지와 비슷한 골격구조를 가진 지느러미가 발견된 데서 비롯됐다.
틱탈리크와 동시대 어류의 지느러미에서 발견된 이런 유사성, 특히 손목과 손 같은 구조를 보고 흥분한 과학자들은 물고기와 네발 동물의 상동성(相同性; 다른 종의 생물체 사이에서 형태나 기능은 같지 않아도 발생학적으로 같은 기원을 가진 관계) 연구에 들어갔다.
이들은 사람의 사지 발달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스위치 영역 CsB와 생쥐, 닭, 개구리, 제브라피쉬와 홍어의 상동 영역을 비교했다.
사람을 포함한 이 모든 동물의 마지막 공동 조상은 물고기-네발 동물 전환기 동물인 사지형 어류보다 앞선 시기의 것이기 때문에 이런 비교를 통해 육상동물이 등장하기 전 동물의 생물학적 특징을 추측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연구진은 비교 결과 물고기와 네발 동물이 같은 특정 유전자 구간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고 이에 따라 각 종 간에 이런 유전자 구간을 교환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생쥐의 CsB는 제브라피쉬의 발달 중인 지느러미 가장자리에서 유전자를 발현시킬 수 있었고 홍어와 제브라피쉬의 CsB는 생쥐의 팔다리에서 손목과 손발가락 부위의 유전자 발현을 일으킬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실험 결과는 네발 동물에게서 팔다리라는 새로운 기관이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사지의 발달을 조절하는 유전자 스위치가 진화의 나무에서 아주 깊은 뿌리를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youngnim@yna.co.kr
아는 척 하기 잘 하는 생물학자가 보면 '대중의 흥미를 의식한 연구진의 립서비스 가지고 기자가 소설 쓴거다'고 말하겠지만, 중요한건 구조론은 30년 전에 이걸 예측했다는 거. 상식적으로 진화는 밸런스의 문제 때문에 엔트로피의 법칙과 안 맞음. 없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보다 있는 기능을 잃어버리는 게 더 쉬움.
구조론의 진화해명.. 최초 단세포 단계의 생물은 순전히 물리학적 원리에 의한 단순 화학반응으로 탄생.. 그러나 자체모순에 의해 다세포로 진화 못함.. 두 생물체의 우연한 물리적 충돌에 의해 유전자 합성.. 모순상황 발생.. 모듈원리에 따라 하나의 기능은 최대 3125가지 포지션을 가지므로 모순을 해소하기 위한 자기 복제로 기능이 추가됨.
모듈원리에 따른 자기복제로 많은 기능을 가지게 되지만 대부분 자체충돌과 모순에 의해 사용되지 않음.. 잠복된 기능을 차단하는 장치가 풀리는 형태로 진화가 일어남. 단번에 기능이 풀려버리면 환경에 적응 못해서 사망.. 여러 외부의 환경적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잠금장치가 풀려야 유효한 진화가 일어남.
생명체의 생장이 환경을 바꾸고, 다시 그 환경에 맞는 기능이 발현되는 형태로 단계적으로 진화가 일어남. 환경과 유전자가 주거니 받거니 하며 계단을 밟고 올라감.
구조론 진화의 의미.. 박쥐의 날개와, 파리의 날개와, 날다람쥐의 날개와, 새의 날개는 발생기전이 완전히 다르지만 공중환경을 읽었다는 점에서 같음.. 생명체는 애초부터 물속환경 및 공중환경을 읽었고, 그에 대한 대응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었음.
카멜레온이 주변 색깔을 읽듯이 외부 환경을 읽고 이를 내면화 함. 모듈원리에 따른 구조의 자동복제원리에 의해 외부에서 어떤 환경작용이 있을 때 반드시 그 환경을 복제하여 거기에 대한 대항수단을 갖춤. 예컨대 시각이란 외부에서 빛으로 찌를 때 뇌 안에서 똑같은 것을 만들어 뇌를 찌르는 것임.
"아는 척하기 잘하는 생물학자"가 또 댓글을 달아봅니다.
"아는 척하기 잘하는 생물학자"가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는데, 먼저 김동렬님이 왜 진화에 그렇게 많은 글을 쓰시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생물 진화라는 현상이 김동렬님 구조론의 '응용' 사례로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는가요?
그렇다면 그 진화라는 현상을 좀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김동렬님의 구조론만 있으면, 지금까지의 "(김동렬님 기준에서의) 비과학의 과학자들"과는 달리, 구조론만으로도 생물 진화 현상의 핵심들을 명쾌하게 집어낼 수 있다고 자신하시기 때문에, 이런 무리한 글들이 나오게 되는 것일까요?
설령 김동렬님의 구조론이 그야말로 완벽한 모델링이라고 치더라도, 재료의 특성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레시피로 무슨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싶습니다.
좀 생각을 해봤는데, 김동렬님 구조론의 유용한(?) 적용 대상으로서 생물 진화를 생각하신다면, 정말 조금이나마 진화에 대해 공부해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럴 의사만 있으시다면 부담스럽지 않을만한 text를 알아봐드릴 용의는 있습니다 (솔직히 제 전공 분야는 아니어서 저도 진화 전공의 선생들에게 여쭙고 도움을 구해야겠기에 시간은 좀 필요합니다. 혹 수입 경로가 어려워서 책을 빌려 제본해야할 경우도 있으니까요). 진화론 text들은 대부분 개념과 사례 위주의 서술이라서 읽는데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일부 numerical taxanomy나 population genetics 쪽을 피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쪽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도 거의 무방하고요. 전문 용어들은 인터넷에 워낙 좋은 medical dictionary들이 많으니까, 그것들만 참고해도 개념 잡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입니다.
text가 피곤하다면 약간의 시간을 내어 청강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수업은 주로 세미나 위주니까 아무래도 그렇고, 학부 수업의 청강만 해도 김동렬님께 크게 도움될 것으로 봅니다. 대략 보통 일주일에 3시간씩 2~3개월 정도? 생각하시면 충분. 선생을 미리 찾아가 사정을 얘기하고 청강을 부탁하면, 대부분 경우 기꺼이 허락할 것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형편은 진화학 쪽으로는 젊은 교수들을 찾아가는 것이 도움될 것입니다.
제가 학위 과정에 있을 때도 진화행동학 전공의 신임교수가 와서 개설한 대학원 세미나에 이미 은퇴한 교수가 와서 함께 청강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선생 원래 전공이 진화학이나 분류학이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학문적 호기심 충족이었을 뿐이지요.
김동렬님 글에 인용한 기사와 같이, 아무리 신뢰할래야 신뢰할 여지가 없는 국내 과학 기사 쪼가리들을 붙잡고 있느니, 차라리 전공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비과학의 허튼" 소리들은 뭔지 그것들을 직접 들어보시는 것이, 그 소위 전공자들의 "초등학생보다도 못한 바보 같은" 생각들은 뭔지 김동렬님의 눈으로 직접 보시고 생각해보시는 것이, 김동렬님의 구조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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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렬님의 이 글에 대해서는 되도록 간단히만 언급하겠습니다. (아는 척 많이 안하도록 나름대로 정말 노력 중입니다.)
기사 자체에 대해서는 아래 쪽에 다시 언급하도록 하고 (결론적으로 연합뉴스 기사는 오해 가능성 충분합니다),
무엇보다도 우선, (전에도 잠깐 얘기했던 바이지만) 김동렬님의 마이너스 진화, 플러스 진화, 이런 개념의 의미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먼저 제 나름대로 비유를 해보죠.
바위를 깨서 불상을 만든다고 했을 때, 최종적으로 형체를 갖추게 된 그 불상도 어디까지나 돌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석조불상의 원재료였던 바위가 불상을 내재(잠복)하고 있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물론 미켈란젤로가 아폴론상을 두고 자기는 그것을 끄집어냈을 뿐이라는 립서비스를 남겼던 예는 있습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그 아폴론상의 대리석 원재료를 다른 의미로 바꾼 것은 그것을 조각한 석공의 손이 아니겠어요?
컴퓨터는 원래는 말 그대로 computer 계산기일 뿐입니다. 주판과도 다를 바가 없고, 사람이 입력한 수치대로 작동하는 기계일 뿐이지요. 그러나 오늘날의 컴퓨터의 의미는 컴퓨터 언어 베이스의 인터넷으로 연결된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집안에 돌아 다니는 전자계산기에 인터넷 혁명이, 선거 혁명이, 오렌지 혁명이 잠복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바이러스에서부터 우리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체는 DNA 혹은 RNA 혹은 유사 nucleotides로 구성된 genome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조건이었을 원시 지구에서 최초의 복제하는 생명체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시작하였을지는 지금의 형편에서도 거의 접근하기 힘든 문제이지만, 어느 순간 DNA 류의 nucleotide chain이 안정되는 조건이 주어진 그 때부터 바로 그 nucleotide genome의 형태로 몇십억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으로 진화하여 오늘날 지구의 생물상이 구축되었다는 결과는 알고 있습니다. 동식물 등 지구상 모든 생물들의 공통 조상이 되었을 그 간단한 nucleotide 조각들에 공룡도 잠복해있었고 우리 인간도 잠복해있었고 김동렬님이나 지금 제가 하는 타이핑도 잠복해있었다고 얘기할까요?
바이러스를 제외하고, 지구상 생물 총중량(biomass)의 99% 이상을 차지하고있는 단세포 박테리아(세균)에서부터 우리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들은 세포라는 기본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 많은 세포들 중에는 고압에서 100도가 넘는 온도에서 견디는 것도 있고, 극저온의 온도에서 복제하는 세포도 있고, 몇만년동안이나 물기없는 곳에서 동면하는 능력에서부터 수은으로 가득한 웅덩이에서도 퇴적층을 형성하는 것들까지 극과 극의 다양한 생명 현상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 뇌세포의 전기 신호는 초기 전화기의 송수신 속도보다도 빠르며, 고래 심장이 뿜어내는 힘보다 강한 파워의 중장비도 드뭅니다. 그런데 이 모든 능력들은 모두 다 최초의 간단한 원시 세포의 여러 복제 버전들일뿐입니다. 최초의 그 몇 줄 안되는 간단한 nucleotide chain의 다양한 복제 결과들일뿐입니다.
생물 진화의 모든 단계들마다 그 하위 단계에서는 그 각 단계의 특징들을 대부분 공유하고 있습니다 (진화적으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복제하는 nucleotide genome의 특징, 세포로서의 특징들 외에도, (아무래도 우리 인간을 기준으로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얘기하자면) 효모 이상 모든 동식물들은 세포핵 구조를 가지는 진핵생물의 특징을 공유하고 있고, mitochondria라는 ATP 에너지원 생성기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중 동물계 쪽의 진화 과정에서는 식물이나 다른 쪽 계통들과는 달리 신경계라는 기관을 장비하고서 보다 능동적으로 환경에 적응해가는 개체들이라는 계통적 특징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수많은 동물들 중에서도 6억년 전의 화석에서부터 보이는 불가사리, 성게 이상의 동물들에서는 우리 인간에까지 공통되는 등쪽 신경계 발달과 장 구조를 갖게 되었고, 그후에는 척색, 척추 구조를 공유하는 분류군도 출현하였습니다. 마침내 3-4억년 전에는 육상에 진출한 사지 발달 동물들도 나왔고, 차례로 수정란을 몸안에서 성장시키고 젖 먹여 기르는 부류들에 이어, 무리를 지어 다니는 유인원류들과 그리고 마침내 우리 인간의 진화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궁극적으로 모두 다 한줄기로 이어진 계통이다보니, 각 계통 단계들마다 오늘날까지도 수없이 많은 특징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간단히 evolutionary conservation이라고 생물학 전공용어로 굳어진 단어로 표현합니다.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맥주나 빵을 발효하는 효모의 genome에서도 우리 인간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적 설계들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시스템을 찾을 수 있고, 우리 인간 세포의 사멸과 인간 수명 결정에 관련될 시스템들과 마찬가지로 유사한 유전적 프로그램에 의해 효모 세포도 성장하고 번식하고 사멸합니다.
그러나 관련 인간 유전 시스템의 유사한 원형 기능을 분석하기 위한 용도로 효모를 키우고, C.elegance (선충)를 들여다보고, 초파리, zebra fish, Xenopus (양서류), 닭, 생쥐 등을 관련 인간 질환 등의 생물학적 원리를 탐구하기 위한 모델 시스템들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지, 물고기 지느러미 안에 인간의 손, 발이 잠복해있다라고 소리칠 얼치기 생물학자는 없습니다 (비유적인 표현에서가 아니라면).
그것은 마치 조각가를 불러놓고 이 바위를 깨서 만들 수 있는 모든 조각품은 이 바위 안에 모두 잠복해있다라고 강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의미합니다. 마치 이문세 CD를 평론하면서 축음기의 발명가 에디슨 얘기까지 들먹여야 하는 것만큼이나 허무합니다.
인간을 비롯한 육상 척추동물의 사지가 물고기의 지느러미 골격 구조와 닮았다는 것은 화석 기록으로 증명되기 훨씬 전부터도 자명한 사실이었습니다. 갯벌에 깡충깡충 뛰어 다니는 망둥이만 보더라도 금방 알아챌 수 있죠.
육상 척추동물과 경골어류 골격구조의 비교해부학 결과는, 이미 육상 척추동물의 시조를 어류로 보는 이론의 한 증거로 정말 오래된 얘기입니다. 화석 기록들은 이 비교해부학 결과 사이의 missing links를 하나하나 채우고 있죠.
그런데 과학이란 것은 그렇게 자명해보이는 사실들을 여러 측면에서 끊임없이 재확인해보고, 그 과정 중에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여 축적해나갑니다. 인용한 기사에 관련된 연구는 그 재확인 연구(유전학적 측면에서의 증명)의 일환일 뿐입니다. "30년 전에 이걸 예측했다"라고 얘기하기 좀 난감한 부분이죠.
사족같지만, 김동렬님 얘기하시는 그 "마이너스 진화"의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이러스의 진화입니다.
많은 바이러스는 그 자체의 복제 시스템이 불완전하며, 숙주의 그것에 많은 부분 혹은 전부를 의존하여 자신을 복제합니다. 그 결과는 바이러스의 genome을 극단적으로 간단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최대 효율로 자신을 복제해야 진화적으로 생존 가능한 바이러스의 진화 전략과 정확히 부합하고 있죠.
반대로 인간과 같이 거대한 개체 몸집에 장기간 생존하며 여러 환경적 조건에 노출되어야 하는 생물체들은 대부분 genome을 크게 부풀리는 방식으로 진화해있습니다 (이걸 "플러스 진화"라고 불러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일례로 동물들 중에서 극단적으로 간단한 genome 구조를 갖고있는 초파리에서는 homeotic gene set이 1 copy에 불과하지만 인간 genome에서는 13 copies나 있습니다. 동물들 중에서는 물뭍 생활을 번갈아해야 하는 폐어나 양서류의 genome이 가장 복잡한 편입니다. 또한 신경계를 갖춘 동물들과는 달리 개체가 능동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선택할 수 없는 조건에서 진화한 식물들은 대부분 polyploid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genome size를 부풀리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여러 다양한 생물들은 진화 과정 중에서 그들의 복제 성공을 유지시켜준 각각의 다양한 진화 전략들에 따라 전체 genome이 극단적으로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며, 바이러스의 극단적인 예와 같이 자립적 복제 기능마저도 대부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요컨대, 진화 과정 중에 그 "마이너스", "플러스"의 개념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간단히만 다음과 같은 임의의 상황을 가정해보자면, 예를 들어 어떤 유전자의 regulatory region의 inhibitory sequence가 deletion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어떤 transcription activator가 붙지 못하는데 그 deletion으로 해당 유전자의 변이적 expression이 재개되었습니다. 이 경우에 그 inhibitory sequence의 deletion에 의한 "마이너스 진화"라고 얘기해야 할까요, 아니면 새로운 transcription activator에 의한 변이적 gene expression의 "플러스 진화"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반대로 그 regulatory region에 새로운 inhibitory sequence가 추가되었습니다 (insertion이나 기타 변이로). 그래서 원래의 transcription activator가 더 이상 붙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새로 추가된 inhibitory sequence의 "플러스 진화"일까요, 아니면 기존의 gene expression이 제한된 "마이너스 진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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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사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았지만, 어쨌거나 관련 연구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논문 검색으로는 잡히지 않아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아래와 같은 기사들이 뜨더군요.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1/07/110711151453.htm
http://blogs.discovermagazine.com/notrocketscience/2011/07/11/fish-fins-and-mouse-feet-controlled-by-the-same-ancient-genetic-switch/
연합뉴스 기사는 위 두 링크 중에서 윗쪽 기사를 번역한 기사로 보입니다. 아래쪽 링크는 연구 내용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적어놓았습니다.
그런데 관심있으시면 한번 비교해보시면 알텐데, 미묘한(?) 표현의 차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중적인 관심도를 자극하기 위한 기사 작성이란 관점은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그래도 원문 기사의 기자는 생물학 전공자로 보입니다 (사용한 용어나 표현들로 보아). 그러나 연합뉴스 기자는 그냥 번역에 급급한 얼치기입니다.
(참고로 결국 논문은 못 찾았습니다. 분명히 기사에서는 PNAS online에 등재되었다고 했는데, PNAS early edition을 아무리 뒤져도 해당 날짜는 물론 아무데서도 논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기사에 나온 대로라면 연구 내용의 가치도 충분하고 올라오지 못할 이유가 없는데, 아마도 PNAS에서 행정처리나 authorship 등의 문제가 있나봅니다. 어쨌든 논문(title: Appendage expression driven by the Hoxd global control region is an ancient gnathostome feature)은 저도 확인하지 못했고, 현재로서는 링크도 찾아드릴 수 없습니다.)
연합뉴스 기사에서는 용감하게도 "최초의 네발 동물이 땅 위에서 걸어 다니기 훨씬 전부터 물고기의 몸에는 팔다리와 손,발가락을 만들 수 있는 유전자가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번역하였습니다.
"4억년동안 따로따로 진화해 온 동물 종들 모두에 사지로 자라날 수 있는 유전자가 보존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쓰고 있죠.
원문 기사에서는 그렇게 무모하게 "(손,발의) 유전자가 존재한다", "(사지의) 유전자가 보존되어 있다"라는 말과 일치시킬 수 있는 표현은 찾을 수 없습니다.
최고의 공격적인 표현은 "the recipe for limb development is conserved in species separated by 400 million years of evolution" 정도일 뿐입니다.
"(similar) genetic switches", "(similar) genetic programs"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죠.
아마도 "genetic switches"라는 말의 의미를 전혀 모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기자가 기사 한편 서둘러 쓰는 것은 좋은데, 그걸 프레스에 넣기 전에 아무 교수에게라도 전화 한 통화만 하면, 아니 생물학과 다니는 조카에게라도 전화 한번 해보면, 그 전화비 비용이 그렇게 부담될까요?
다음 내용은 더 기가 막힙니다.
"연구진은 "생쥐의 손,발가락 유전자 발현을 일으키는 유전자 스위치가 물고기에 존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생쥐의 유전자를 발현시킬 수 있다"고 밝히고 "이는 팔다리의 선행기관이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는 연합뉴스 번역의 원문은,
"The genetic switches that drive the expression of genes in the digits of mice are not only present in fish, but the fish sequence can actually activate the expression in mice," said Igor Schneider, PhD, postdoctoral researcher in the Department of Organismal Biology and Anatomy at the University of Chicago and lead author on the paper. "This tells us how the antecedents of the limb go back in time at every level, from fossils to genes."...입니다.
이 원문 기사에서 연구자가 얘기하고 있는 내용들을 보충해서 설명하면,
사지 발생(limb develpment)에 관여하는 regulatory sequences (CsB)의 상동체들을 물고기 genome 안에서 sequence 비교로 찾아 확인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유전학적 실험(reporter gene assay)을 통해 생쥐 genome 안에서도 그 어류 CsB 상동체들이 기능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유사한 유전적 조절 과정의 진화적 보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 그래서 따라서 화석 기록 등으로 이미 알려졌던 내용(지느러미에서 사지로의 진화)을 유전학적으로도 증명할 수 있었다...입니다.
연합뉴스의 번역이 어떻게 엉터리고, 뭐가 중요한 포인트인지 전혀 분간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보이시나요?
(gene expression과 requlatory sequence(enhancer 등)와의 관계, 각각의 진화적 보존의 의미 등의 설명은 여기서 생략합니다. 사실 Wikipedia 같은 곳에만 가도 어느 정도는 다 볼 수 있으므로.)
사실 연구자는 종종 사석에서, 가령 초파리를 대상으로 연구하는 사람의 경우 모모 초파리 유전자는 사람의 모모 유전자와 똑같다...라는 등의 표현을 흔히 사용합니다. 특히 그 모모 유전자가 고장난 초파리에 사람의 모모 유전자를 주입해서 그 초파리 변이 형질을 되살릴 수 있을 때, 그런 표현을 즐겨 쓰죠 (그런 예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심지어는 초파리와 인간은 70% 이상 비슷하다...라고까지 얘기합니다.
하지만 이건 소위 "현장의 표현"입니다. 얘기하는 사람도 그게 말 그대로 같은 유전자, 혹은 말 그대로의 생물학적 동일성이라는 뜻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그 얘기를 듣는 전공자도 그게 "현장의 표현"이란 것을 압니다. 논문에서 표현할 때는 비로서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같다"가 similar 혹은 homologous 라는 전공적 표현으로 바뀝니다.
그런데 이번 연합뉴스의 기사는 이런 대중적 표현에 대한 오해를 지나쳐서, 아예 저 연구의 중요한 방점(지느러미로부터 사지의 진화에 대하여 기존의 비교해부학적, 화석적 증거들 외에 유전학적 증거를 새로 추가했다는 의미로서의 연구)이 어디에 찍혀있는지조차 분간하지 못하고, 더욱 엉뚱한 오해를 부추겼다는데 명백한 문제가 있습니다.
어쨌거나 그 때문에 김동렬님의 "30년 전" 운운이 나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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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저는 구조론 모델링이 현재 시점에서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무의미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른 부분들은 몰라도 정치,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김동렬님의 글을 읽어보면, 머리 끄덕여지는 것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정치,사회적 문제들에 익숙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바로 그 때문에 서프라이즈부터 김동렬님 글들을 쫓아 아직도 여기 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진화학 분야에 대한 구조론의 적용은, 적어도 아직은, 설익었다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위에서도 표현한 바와 같이 아무리 레시피가 훌륭하더라도 재료의 특성을 감안하지않고는 음식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하물며 그것을 장사를 위한 요리로까지 생각한다면요. 조미료 듬뿍 신공으로 동네 가게 하나는 어떻게 꾸려갈 망정.
비록 여전히 제겐 구조론의 개념들이 모호하고 형이상학적인 관념론에 그치고 있지만, 제가 이해하고 있는 수준의 짐작대로라면 제 생각에도 김동렬님의 구조론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볼 부분은 "변화"를 주 대상으로 다루는 학문 분야들, 가령 진화학 같은 분야가 먼저 보입니다.
그런데 김동렬님이 사고하시는 진화학은 신뢰할 수 없는 신문 기사나 대중적 해설이라는 양념이 쳐진 그것들에만 그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