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4121 vote 0 2005.04.28 (09:16:43)

영천장 네티즌 벙개.. 멋지다. 네티즌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역동적인 모습이다. 선거전의 형태를 바꾼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번 선거로 이기든 지든.. 한가지 분명한 것은 박근혜는 끝났다는 거다. DJ가 작은 보선 앞두고 호남에 내려가서 표달라고 한 적 있었나?

전국적인 인물과 지역인물은 그 격이 다르다. 박근혜는 전국적 인물로 떠올랐다가 도로 지역인물로 퇴행하고 있다.

이명박, 손학규도 마찬가지다. 둘 다 지역맹주에 불과하다. 이거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큰 승부에서는 반드시 표가 난다. 지역인물은 아무래도 전체적인 TO가 안맞고.. 조직에 불균형이 생기고.. 한쪽에 빈구멍이 보인다.

승부사는 항상 두 개의 카드를 가져야 하는데.. 지역인물은 그게 불가능이다. 큰 승부를 위해서는 외연확대가 불가피한데 지역인물은 그 게임에서 지고들어간다. 예컨대 김두관이 유시민보다 불리했던 것도 그 이치다.(정치공학을 몰라서가 아니라 원래 불리한 포지션이었음.)

박근혜, 죽어도 대구 쪽으로는 쳐다보지도 말아야 했다. 고향에 와서 표달라고 보챈다는건.. 최악이다.

타짜는 일단 저쪽의 판돈을 모두 끌어낸 다음 승부를 펼치기 마련이다. 우리당은 져도 저쪽의 바닥을 드러나게 했다는 점에서 대성공이다.

선거는 한가닥 미지의 가능성을 남겨두는 자가 먹게되어 있다. 박근혜, 이명박은 이 정도면 볼거 다 보여준거다. 호기심이 없어졌다.

박근혜, 뭔가 하나는 남겨두었어야 하는데.. 대구쪽은 쳐다 보지도 않으므로써 설사 영천을 우리당에 뺏겨도.. ‘박근혜가 왔으면 달라졌을걸’.. 하는 환상 하나는 남겨두어야 하는데.. 신비감이 사라진 것이다.

박근혜 같이 쉬운 상대를 지금 끌어내리는 것이.. 전략적 미스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여긴다면.. 단순한 책략가에 불과하다.

승리는 시대정신으로 얻어지는 것이지.. 잔꾀로 얻어지지 않는다. 강한 적을 얻어야 우리도 강해진다. 나로서는 한나라당의 지리멸렬한 모습이 정말 화가 난다.

어차피 없어질 한나라당은 빨리 없어지고 멋지고 강한 적이 생겨나야 한다. 적이 약하니 우리도 약해지고 있는 것이 지금 형편이다.

정두언, 원희룡 등이 이런저런 헛소리를 하고 있지만 다 틀려먹었다. 김용갑, 정형근 때문에 한나라당이 망한다고 믿는다면 대착각이다.

한나라당이 망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

진실로 말하면 한나라당은 망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대성공을 한 것이다. 지자체를 다 먹고 있지 않은가? 120석이 적은 의석인가?

다들 여야가 바뀌기 잘하는 미국식 대통령제의 신기루를 쫓고 있다. 실제로 책임총리제의 우리나라가 가는 방향은 전혀 다른데도 말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343 이건희 무엇을 잘못했나? 김동렬 2005-05-07 15373
1342 얼빠진 한겨레 김동렬 2005-05-07 14122
1341 유시민 강금실이 정답 김동렬 2005-05-03 15475
1340 강금실이 나올 때 까지 김동렬 2005-05-01 13854
1339 교훈을 얻을 줄 아는 자가 승리자다. 김동렬 2005-05-01 14546
1338 손석희와 조영남, 이순신과 원균 김동렬 2005-04-28 13958
1337 광신도에서 노빠, 유빠 그 다음은? 김동렬 2005-04-28 13557
» 이참에 박근혜 끌어내리자 김동렬 2005-04-28 14121
1335 영천, 희망을 버리지 말자 김동렬 2005-04-23 14429
1334 강준만이 귀여운 이유 김동렬 2005-04-23 14283
1333 강준만은 도를 닦아야 한다 김동렬 2005-04-21 14973
1332 영천에서 홍석현까지 김동렬 2005-04-21 13637
1331 경찰수사권 왜 말이 많어. 김동렬 2005-04-21 14438
1330 문희상은 뭐하는 인간인가? 김동렬 2005-04-21 15807
1329 일본, 무엇이 문제인가? 김동렬 2005-04-20 13361
1328 영천에도 희망이 있나? 김동렬 2005-04-18 15816
1327 김두수님 글을 읽고 김동렬 2005-04-18 12950
1326 조선일보가 조용해 졌다? 김동렬 2005-04-18 14752
1325 강준만의 오랜만에 바른 말 김동렬 2005-04-18 14703
1324 민병두와 조기숙, 환상의 2인조 김동렬 2005-04-12 14253